김진숙 "민주노총 이름 걸고 부끄럽지 않은 투쟁 하자"

한진중 정리해고 분쇄 민주노총 결의대회 열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26일 오후 3시 부산역에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분쇄 민주노총 결의대회 열고 "한진중공업에서부터 민주노총의 승리의 신호탄이 쏘아 올려질 수 있도록 투쟁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민주노총 정의헌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한 영남권 지역본부 확대간부들, 금속노조 박유기 위원장을 비롯한 영남권 확대간부들, 민노당과 진보신당, 부산지역살리기시민대책위 소속 회원 등 1200여명이 참석했다.

한진중공업지회 채길용 지회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2009년 임단협 투쟁 진행 중 12월, 362명을 구조조정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노조는 투쟁을 전개했다. 2010년 2월26일 정리해고 안하겠다는 합의서를 받아냈다. 앞으로 수주를 하겠다는 합의서도 받았다"며 "하지만 한진 자본은 2010년 임단협 교섭을 하는 중 작년 9월달에 300명을 구조조정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작년 9월부터 부분파업, 시한부 전면파업을 통해 버텨나갔다. 한진 자본은 작년 12월15일 400명을 정리해고하겠다는 통보를 했다. 20일날, 통보 즉시 총파업을 선언했다. 오늘이 총파업 36일째다. 전 조합원들이 85크레인을 사수하고 있고 부산시청 노숙투쟁, 한나라당 당사 앞 노숙투쟁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작년 2월달 한 번 승리했다. 이번 불법적인 정리해고도 승리로 마감해 또 다시 승리하겠다. 반드시 민주노조 사수하겠다. 민주노총이 지지하고 연대, 엄호해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노총 정의헌 수석부위원장은 투쟁사를 통해 "열사들의 투쟁의 정신이 서려 있는 한진중공업에서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승리의 신호탄이 쏘아 올려질 수 있도록 투쟁하자"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투쟁을 멈출 수가 없다. 인간답게 사는 노동자의 미래를 포기할 수 없다"며 "한진중공업 투쟁에서부터 승리의 깃발을 들어올리는 출발을 함께하자. 전주에는 버스기사들이 파업하고 있고 서울에서는 홍익대 늙은 노동자들이 이 추운 겨울을 투쟁으로 이겨나가고 있다. 현대차비정규직노동자들은 위대한 투쟁을 전개했지만 지금 투쟁의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전국의 투쟁 진지를 모으고 민주노총이 단일한 전선으로 묶어세워서 일어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살리기시민대책위 박의선 통일여성회 회원은 "100여명 서명활동, 선전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한진만의 일이 아니라 부산 전체 시민들의 문제이고 이 나라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노동자에게는 양보할 것이 없고 이제는 빼앗겼던 것을 되찾기 위해 투쟁해야 할 시점이다. 잘못된 세상과의 싸움에서 승리해 아이들에게 값진 세상을 물려주자"고 호소했다.

금속노조 박유기 위원장은 "한진중공업 동지들이 정리해고에 맞서서 투쟁하고 있다. 쌍차 투쟁 때는 산 자와 죽은 자로 갈렸다. 한진에서는 총 맞은 자와 총 맞지 않은 자로 불린다고 한다. 290명이 해고 통보를 받았다. 해고는 살인이다"며 "하지만 한진중공업 동지들은 인감도장을 찍어서 서로가 서로를 지키겠다고 결의했다. 회사에서 정리해고되더라도 남은 자들이 매일 50만원씩 공제해서 복직투쟁을 책임지겠다고 결의하고 있다. 800여명의 동지들이 공장을 사수하고 있다. 이 불굴의 투쟁을 끝까지 지켜내자. 금속노조도 이 투쟁 승리하기 위해 모든 힘과 지혜를 모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결의대회를 마친 집회 대오는 한진중공업까지 행진을 시작했다. 오후 5시30분 경 한진중공업에 도착한 노동자들은 85호 크레인 앞에서 마무리 집회를 열었다.


금속노조부산양산지부 문철상 지부장은 "한진 자본은 조합원들을 갈라치기하려고 12일 정리해고 명단을 통보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분열책동에 흔들리지 않고 끈질긴 투쟁을 하고 있다. 투쟁 승리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정리해고 분쇄 투쟁의 승리, 한진중공업에서부터 시작하자"고 말했다.

민주노총 김천욱 경남본부장은 "정리해고 박살내는 투쟁에 함께하겠다"고 결의했고 민주노총울산본부 김주철 본부장은 " 민주노총의 공세적인 투쟁을 통해서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사수하고 한진중공업 투쟁 승리하기 위한 연대의 길에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이정락 대구지역본부장은 "김진숙 지도위원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분쇄 투쟁을 민주노총 80만원 투쟁으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결의대회는 85호 크레인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한진중공업 김진숙 조합원의 투쟁 발언을 듣고 함성으로 마무리됐다.

유례가 없는 한파 속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한진중공업 김진숙 조합원이 걱정된다며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찾아오고 수녀님이 찾아오고 멀리 전라도 땅에서 선생님들도 찾아오고 있다. 이제 85호 크레인은 걱정과 눈물의 상징이 아니라 김진숙 조합원의 투쟁을 통해 승리의 상징, 희망의 상징으로 우뚝 서 있다. (기사제휴=울산노동뉴스)

"민주노총의 이름을 걸고 부끄럽지 않은 투쟁을 하자"

멀리 전국에서 오신 동지들, 한진중공업 조합원 동지들 반갑습니다.

여기 와서야 비로소 늦잠을 자 봅니다. 아침마다 제가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나서야 아침식사하러가는 조합원 동지들 마음도 알겠습니다.

밥이나 물을 받아올리고는 왜 밧줄을 꽁꽁 묶어 놓는지 어제서야 알았습니다. (중략)

주익씨가 마지막 보고 간 얼굴들도 저 힘없는 조합원임을 알겠습니다. 주익씨가 앉고 눕고 했던 이 자리에 와서야 어떤 날 울었고 어떤 날은 절망했는지도 알겠습니다. 129일 동안 되풀이되던 절망 가운데서도 희망을 붙잡기 위해 발버둥쳤는지도 알겠습니다.

상처는 세월이 흘러서 아무는 것이 아니라 상처 위에 새 살이 돋아야 아무는 것도 알겠습니다.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버티는 것 뿐이지만 끝까지 포기할 수 없는 희망이 있습니다. 목도리를 짜준 수녀님을 뵙고 싶고, 촛불 집회 때마다 오는 18살 동연이 얼굴도 보고 싶고, 얼굴도 모르는 한진중공업 초선 대의원도 보고 싶고 정관지회 지회장님에게 막걸리도 대접하고 싶습니다.

85크레인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술만 먹으면 우는 우리 조합원 동지들, 더 이상 아픔 없이 정리해고 없이 웃으면서 일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매일 1시간씩 운동을 합니다. (중략) 계단을 한 칸씩 오르내리는 운동, 제발로 걸어내려가는 법을 잊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잠근 문이지만 제 힘으로 열 수는 없습니다. 제가 걸어내려가는 법을 잊지 않는 것처럼 동지들은 문 여는 법을 잊지 말아 주십시요. 기륭전자 동지들도 와 있지만 이제 이기는 싸움을 해 봅시다.

(중략)

민주노총의 이름을 걸고, 금속노조의 이름을 걸고 부끄럽지 않은 투쟁 해봅시다. 제대로 똑바로 싸워봅시다. 감사합니다.

2011년 1월26일

김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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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도가 내려 올 문을 여는 것은 바로 한진노동자들과 금속노조, 민주노총의 몫이다. 무겁고도 벅찬 문이 될 것 같다. -_-;;

  • 대구

    이정락->이전락 // 대구본부장 아니고요 경북본부장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