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여성대회 열려...노동, 생활, 인권 등 9대 요구 선언

성폭력, 고용불안, 일·가정양립에 시달리는 여성 노동자...“지속적인 투쟁 선언”

5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는 3.8여성의 날을 낮아 ‘103주년 3.8 여성의 날 여성대회’가 개최됐다.

  사진: 김용욱 기자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등의 주최로 1천여명이 참석해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한국에서의 여성노동자의 실상 폭로와 함께, 강제적이고 시혜적인 정부의 여성정책을 비판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성희롱과 성추행 등의 잇따른 피해사례 증언이 이어졌다. 장기투쟁사업장인 재능교육지부 조합원들을 비롯해, 국민체육진흥공단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성희롱, 성폭력 사건은 이미 공공연한 일이다.


김성금 국민체육공단비정규지부 사무국장은 “성폭력이 너무 만연해 지니, 이제는 성폭력인지 아닌지도 느끼지 못할 지경이 됐다”며 “차라리 투명인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투명인간에게는 성폭력을 가하지 못하지 않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유득규 재능지부 사무처장 역시 농성 과정에서 용역 직원들로부터 성희롱, 성추행을 당한 사례를 털어놓으며 “투쟁 시작부터 재능교육은 용역을 동원해 여성 조합원들에게 성희롱을 가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여성 노동자는 관리자에게 성희롱을 당한 후, 오히려 해고를 당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또한 가해자는 오히려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피해자를 역고소 했다. 기륭분회 여성 조합원 역시, 동작 경찰서 성희롱 사건에 대해 경찰서로부터 역고소 당하기도 했다.

여성 노동자들의 열악하고 위험한 근로환경 역시 문제로 제기됐다. 곽은주 주현테크 지회장은 “2002년 회사에 취직했을 당시, 식당이 없어 먼지나는 작업대 앞에 식판을 받아놓고 식사를 해결했다”며 “또한 임금은 세금을 제하면 70만원에 불과하고, 수당조차 지급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반올림에서 활동하고 있는 공유정옥 씨는 역시 삼성 반도체 노동자들의 심각한 근로조건을 설명했다. 그는 “삼성 LCD, SDI 등 반도체 공정에서 일하는 생산직 노동자들은 돈을 벌기위해 입사한 여성 노동자들이 많다”며 “이들은 장시간 노동, 유해물질 등에 노출되며 생리불순, 유산, 피부병, 암, 백혈병 등으로 죽어나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를 막기위해서는 현장 노동자들이 단결해야 하지만, 노조 불가를 외치는 삼성의 경영 정책 때문에 노동자들은 행동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날 여성대회에서는 각종 정부의 여성 정책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정부의 안이한 저출산 대책과 일방적인 낙태단속 강요 등으로 여성의 삶은 점점 피폐화되고 있으며, 시간제 일자리 확대는 여성비정규직을 늘려 불안정한 고용에 시달리게 한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참가자들은 각종 퍼포먼스를 통해 육아휴직 보장, 낙태 처벌 반대, 시혜적인 저출산정부정책, 일가정 양립 강요 등을 비판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여성을 겨냥한 시간제 일자리는, 여성들의 노동시간마저 단축시켜 제대로된 삶을 영위할 수 없도록 하는 정부의 반노동 정책”이라며 “또한 정부의 국가고용전략 역시 모든 여성 노동자들을 사내하청 노동자로 만들겠다는 정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들은 “오늘 우리 여성들은 점점 확대되는 여성 저임금과 불안정노동에 맞서 지속적인 투쟁을 선언한다”며 “이를 위해 노동, 생활, 인권과 평화의 내용을 담은 9개 요구안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결의안은 △저임금, 불안정 일자리 반대, 노동기본권 및 생활임금 쟁취 △여성 비정규직 일자리 늘리는 국가고용전략 거부 △낙태단속 여성처벌 반대, 여성의 몸과 삶에 대한 결정권 보장 △모두의 평등을 위한 차별금지법 제정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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