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대신 빨간 풍선을"...청소노동자 파업 결의대회

“학교가 교섭 중 용역업체 사주, 조종했다”

8일 새벽 파업에 돌입한 공공노조 서경지부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청소노동자들이 오후 2시, 연세대학교 본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파업 승리의 결의를 모았다.


청소노동자와 연대단체 800여명이 참가한 이번 결의대회에서는 4개월 동안 파행을 겪어왔던 집단교섭에서의 용역업체와 학교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은 채 노동자들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학교당국이, 실질적으로 교섭에 개입, 조종함으로써 교섭을 파행으로 몰아갔다고 비판했다.

박명석 공공노조 서경지부 지부장은 “실질적인 사용자인 대학당국은 용역업체와 문제를 해결하라고 하지만 사실은 업체 뒤에 숨어 회사를 조정, 사주하고 있었다”며 “최종조정회의에서 역시 용역업체는 자주적으로 어떤 것도 결정할 수 없었으며, 학교당국과 유선으로 통화하며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역업체 선정과정에서 최저입찰가를 제시하며 노동자들의 임금삭감을 유도하는 학교의 행태 역시 비판거리가 됐다. 박명석 지부장은 “우리가 10월 집단교섭에 나선 이유는 11월 말에서 12월초에 진행되는 입찰 과정에서 노동자의 요구를 받아달라는 취지였다”며 “하지만 원청인 학교는 오히려 말도 안 되는 저가입찰을 유도해 업체가 입찰을 포기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고려대의 경우, 최저입찰가를 제시한 후 기존 업체와 1순위 업체가 저가입찰에 동의할 수 없다며 입찰을 포기한 바 있다.


한편 이번 파업 돌입의 가장 큰 이유는, 단체교섭에서 임금요구안을 둘러싼 노사 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체 측은 4320원 이상의 임금은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으며, 노조는 첫 교섭에서부터 시급 5180원 요구를 제시하고 나섰다. 결국 4개월간 12차례의 교섭을 진행하며 노조는 2월 교섭 결렬을 선언했으며 21일 쟁의조정신청을 접수했다.

특히 파업 전날인 7일, 마지막 조정회의가 열렸으나 역시 노사 간의 합의는 도출되지 못했다. 구본서 공공노조 사무처장은 “지난 4개월간의 교섭에서 노조는 최대한 평화적으로 합의를 이끌어내려고 했으나 결국 임금부문에서 아무런 성과도 보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려 부득이하게 오늘 파업에 돌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7일, 12시간에 걸쳐 이어진 마지막 조정회의에서는 업체 측이 시급 4450원을 제시했으며, 노조는 4800원 이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가 제시한 4800원은 월 기본급 100만원이 조금 넘는 수치로, 노조는 이를 마지막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구권서 사무처장은 “업체에서는 제시한 4450원의 임금안조차 정식 교섭안으로 제출하지 않았다”며 “특히 학교마다 떠드는 소리가 달라 협상이 난항을 겪었으며, 조합활동을 비롯한 식비, 명절 귀향비 등의 요구안도 진전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노조는 오늘 하루파업을 시작으로 이번주 내에 또 다시 업체 측에 단체 교섭을 요구할 계획이다. 또한 이번주 교섭에도 요구 조건이 관철되지 않을 시, 다음주부터 대대적인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김영순 연세대 분회장은 “앞으로 우리에게 남은 것은 3개 대학을 상대로 파업 등의 투쟁을 통해 우리의 요구안을 쟁취하는 것”이라며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3개 분회 조합원들과 연대 단체들은 결의된 마음을 갖고 투쟁 승리할 때 까지 함께 해 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3개 대학 청소, 경비 노동자들은 업무가 끝나는 오후 4시경 파업을 해제하고 이후 야간 근무부터는 현장에 복귀해 이후 투쟁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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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 파업 , 최저임금 , 청소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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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르뛰르

    제2회 인권영화제였던것 같네요. 그 당시 탄압이 하도 심해 인권영화제 상영장소가 계속 바뀌었는데, 결국은 홍익대에서 상영되었습니다. 정부에서는 상영중단과 거부할시 진압을 하겠다고 협박했죠. 홍익대는 전경들로 둘러싸였고 상영 둘째날 홍익대 인문대 학생회장이 잡혀갔고, 상영 셋째날 홍익대 총학생회장이 붙잡혀 갔고, 상영 네째날 서준식 대표가 붙잡혀갔습니다. 그 해 인권영화제는 성공리에 마무리된 걸로 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 박인서

    공공노조 사무처장은 구권서입니다. 구본서가 아닙니다...ㅜㅜ

  • 대구

    제2회 인권영화제가 몇년도 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