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노조 측이 주장하는 생활임금 시급 5,180원은 월급 100만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주 5일간, 아침저녁으로 학교를 쓸고 닦아봤자 이들이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100만원도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청소노동자들은 임금 문제 뿐 아니라 고용불안에도 시달린다. 지난 1월, 새해 벽두부터 전원 해고된 홍익대 청소노동자 해고 사태는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사회 쟁점화 시키기도 했다.
새해 들어 유독 청소노동자들의 임금과 근로조건 등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부당 임금과 노동에 시달리는 청소노동자들은 많다. 최저임금은 고사하고 업체 선정에 따라 일용직으로 전락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지난 3월 3일, 학교 측으로부터 문자로 전원 해고를 통보받은 대구한의대 청소노동자들의 경우가 그렇다.
대구한의대, 문자로 청소노동자 33명 ‘전원해고’ 통보
지난 3월 3일, 대구한의대 청소노동자들은 한 통의 문자를 받았다. ‘청소 용역원의 용역회사 계약 만료에 따라 청소업무를 중지하기 바란다’는 학교 측의 해고 통보 문자였다. 사실상 이들의 해고는 3월 1일부터 예정되어 있었다. 신규 용역 업체 측의 잇따른 입찰 포기로 청소노동자들의 고용이 불안정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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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해고 통보 바로 다음날인 4일, 일용직 아르바이트 10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대체인력 투입으로 노동자들의 해고를 공식적으로 드러낸 학교에 맞서, 노동자들은 같은 날 오전부터 농성에 돌입했다. 3월 7일까지 오전까지 농성을 벌인 이들은, 7일 오후, 학교와의 협상을 통해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게 됐다.
해고 후, 4일간의 짧은 농성 끝에 다시 고용을 얻어낸 것처럼 보이는 이들의 싸움은 사실상 해고 이전에도, 복직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현장으로 돌아갔지만 고용승계는 보장받지 못했으며, 임금 역시 여전히 열악하기 때문이다.
학교 측은 노동자들과 업체 선정 전 까지 일용직 노동자로 이들을 고용하겠다고 약속했다. 1년 계약직 용역 노동자가 하루 계약직으로 살아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업체 선정이 완료 됐을 경우, 학교는 전원 고용승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그래봤자 1년 마다 계약을 갱신하는 청소노동자들은, 계약이 만료되고 또 다시 해고 위협에 시달릴 가능성이 다분하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최저입찰을 유도하는 학교 측에 있었다. 지난 2월 8일, 학교는 2011년 신규 입찰 공고를 통해 노동자 7명 감면과 토요일 근무 폐지를 밝히며 용역금액을 턱없이 낮게 제시했다. 결국 2회 유찰 끝에 겨우 1개 업체가 입찰했으나 아직까지 정식 계약체결을 하지 않은 상태다.
김대식 대구일반노조 사무국장은 “2월 초 투쟁에 돌입했던 이유는 학교가 7명에 대한 인원 감축과 임금 7만 4천원 삭감안을 내걸었기 때문”이라며 “또한 3월 2일까지 업체 선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학교가 해고를 통보하면서 싸움의 양산은 고용승계 부분으로 흘러갔다”고 설명했다.
특히 학교는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조차 보장하지 못하는 입찰가를 제시하기도 했다. 다른 사업장들과 마찬가지로, 학교는 용역 업체를 압박하고 용역업체는 학교 눈치를 보며 또 다시 노동자들을 압박하는 방식이다. 김대식 사무국장은 “학교는 최저낙찰제 방식으로 업체를 경쟁 입찰시키고, 최저임금인 4320원조차 반영해 주지 않는다”며 “학교가 이런 요구를 하면, 용역업체는 거부할 수 없고, 학교는 비용문제를 업체가 책임지도록 유도하면서 결국 노동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도 받기 어려워...“우리는 노예로 살아왔다”
청소노동자의 열악한 임금과 휴게공간, 부당노동, 노조불인정 등은 이미 익히 전해져 있는 이야기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청소노동자들의 연대 움직임이 확산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청소노동자들은 당연히 갖춰져야 하는 휴게공간 조차 당당히 요구하지 못한 채,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으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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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한의대 청소노동자들의 임금은 82만 2천원이다. 2010년 최저임금인 85만 8990원에 미달되는 금액이다. 하지만 학교는 그것조차 삭감하겠다고 나왔다. 박원수 대구한의대 청소용역 노조 지회장은 “학교는 협의 과정에서 2011년 임금으로, 월 79만원을 제시했다”며 “이는 최저임금 대비 7만 5천원이 미달되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노조 측은 최저임금에 해당하는 월 86만원을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결국 학교와 노조는 협의 끝에 월 82만 2천원으로 임금안에 합의하게 됐다.
박원수 지회장은 “지금은 고용승계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월급 같은 경우 최저임금보다 적게 받는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아 최저임금은 받아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며 “휴게공간 같은 경우는, 사실 우리 촌사람들은 휴게공간 나쁘다는 소리는 안한다. 다만 그동안 파지를 수거해 팔아서 우리 복지비용으로 충당했는데, 이를 학교에서 빼앗아 가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나마 노조가 결성된 뒤로는 한결 고용조건이 개선된 상태다. 노조 결성 전에는 체불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며 월차 한 번 써 보지 못했다. 박원수 지회장은 “사람이 일하다 다쳐 못 나오면, 이튿날 다른 사람으로 교체되고, 내가 몸이 아파 못 나오게 될 경우 사람을 사 넣고 결근을 해야 했다”며 “심지어는 부모나 형제가 상을 당했을 때도 우리 돈으로 사람을 사 넣고 빠져야 했다”고 설명했다.
2010년 4월, 노조가 결성된 이후에는 체불임금도 받아냈다. 박원수 지회장은 “2010년 5월, 3년간의 체불임금을 받아냈고, 우리 사전에는 없을 것 같았던 연차 등의 권리도 되찾았다”며 “노조가 생기기 전에 우리는 노예의 삶을 살아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고용승계를 비롯해 노동환경 개선, 학교의 사용자성 인정 투쟁 등 그들이 되찾아야 할 권리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역시 곳곳에서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지난 8일, 고대, 연대, 이대 청소노동자들은 파업에 돌입하며 “우리의 투쟁이 이 사회의 모든 청소노동자들의 희망이 될”이라고 밝혔다. 속속 이어지고 있는 청소노동자들의 고용승계와 단체교섭 등의 투쟁이 전반적인 청소노동자들의 고용조건을 개선할 수 있는 발판으로 작용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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