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동자 고 김주현 부친, “극단적 생각까지 했다”

경비요원 폭행, 8일 심근경색 수술...삼성의 유족 폭력 도 넘어

지난 3월 1일, 삼성 탕정기숙사에 투신자살한 고 김주현 씨의 유족에 대한 삼성측의 폭력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김주현 씨의 아버지인 김명복 씨는 지난 6일, 서초동 삼성본사 앞에서 삼성측 보안요원들에게 폭행을 당해 병원으로 실려갔다. 사고 당시 그는 의사로부터 타박상, 흉벽, 비ST분절 상승 심근경색의 진단을 받고, 8일 심근경색 수술을 받았다. 8일, 강남 성모병원에서 수술을 마친 그는 약 4일간 중환자실에 입원한 후, 10일 천안 순천향병원 일반실로 이송된 상태다.

그는 삼성 본관 앞에서 보안요원들에게 끌려 나가는 과정에서 목을 졸리고 가슴을 가격당해 심근경색이 발병했다. 특히 그는 평소에 앓고 있던 질병이 없는 상태였으며, 그의 수술을 맡은 집도의는 당시 충격으로 인한 발병도 염두 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 김주현 씨의 누나 김모 씨는 “수술을 집도했던 의사는, 단정할 수는 없지만 당시의 충격이 심근경색을 일으켰을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고 설명했다.

김주현 씨의 이모인 송모 씨 역시 지난 8일, 삼성 본관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다 경찰에 연행됐다. 그가 뿌린 흙으로 경비요원 2명이 상해를 입었다는 이유였다. 송모 씨는 약 3시간가량 경찰조사를 받은 후 귀가했다.

“이미 각오했던 일, 마음 더욱 굳어져...최악의 경우 극단적 행동까지 생각”

서울 성모병원 중환자실에서 만난 김명복 씨는 여전히 몸이 성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굳이 천안으로 병원을 옮기겠다고 결정한 이유는 ‘아들이 너무 생각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꾸 아들 생각이 나서 여기 있기 힘들었습니다. 잠도 안 오고, 다른 사람들도 있는데 혼자 울 수도 없고. 가족들이 천안과 서울을 오고가며 힘든 생활을 하고 있으니 고통이 이중 삼중이었어요. 다시 아들이 있는 천안으로 내려가고 싶습니다. 그게 마음이 편할 것 같아요.”

지난 3월 1일, 삼성 탕정기숙사에서 아들이 투신자살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무너져 내리지만, 이후 어떠한 사과 없이 유족들을 폭력으로 대응하는 삼성을 보며 그는 절망보다는 분노를 느꼈다. 대화와 소통을 통해 삼성의 사과를 받아내고, 문제를 해결하고 싶지만 삼성이라는 거대권력과 이를 비호하는 정권은 그를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몰았다.

“병실에 있으면서 아들이 죽은 후 지나왔던 싸움들, 지나왔던 날들이 똑같은 형태로 되풀이 될 것 같아 불안감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미 각오했던 일들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이 더욱 굳어졌습니다. 법도 적용이 안 되고, 대화도 할 수 없습니다. 저희가 선택해야 하는 것은 결국 무엇입니까.

그런 상황까지 치닫길 바라지는 않지만, 더 이상 대화에 희망이 없어진다면 저는 제 생명을 내 놓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의 어떤 사연도, 어떤 행동도 세상에 알려지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달은 이상, 극단적인 행동 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표정 없이 출근하는 젊은 노동자들, 우리 아들도 저런 표정이었을까”

가난이 대물림되는 사회에서, 가난한 노동자의 자녀는 또 다시 열악한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가 된다. 지난 9일 열린 ‘전자산업 노동자 실태와 개선’ 토론회에서 이종란 노무사는 “가난한 노동자의 자녀로 태어난 이들은 또 다시 돈을 벌기 위해 공장으로 몰려들고, 그들은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정신과 육체를 잃고 있다”며 “고 김주현 씨의 경우도 일류기업인 삼성에 취직했지만 결국 열악한 근로조건으로 자살을 선택했으며, 그들의 부모는 삼성측으로부터 폭행당해 수술을 받았지만 수술비조차 마련할 길이 막막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가난의 대물림이라는 사회적 문제는 청년의 자살로 이어지며, 그들의 부모에게 이 사회적 병폐는 개인적 아픔으로 남고 있다. 김명복 씨 역시 삼성 공장으로 걸어들어가는 젊은 청년들을 보면 안쓰러움과 아픔, 그리고 잃어버린 아들에 대한 부채감에 시달린다.

“아들이 죽은 후, 탕정기숙사를 간 적이 있어요. 노동자 이외에는 아무도 들어갈 수 없게 철조망과 벽으로 막아 놓은 그 곳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노동자들이 출근을 하고 있었어요. 그들은 부모님과 주변에서 초 일류기업이라고 부추겨서, 또 가난해서 관두고 싶어도 관둘 수 없다는 것을 알아요. 그렇다고 일이 너무 고되고 힘들다고 회사에 말 할 수도 없는 사람들이죠.

그 사람들이 출근을 하는데, 아무도 표정이 없어요. 표정을 잃은 채 그냥 걸어가는 거예요. 그걸 보면서, 우리 아들도 매일 아침 저런 표정이었을까. 나로 인해 고압적인 회사의 행동에도 아무 말 없이 저렇게 숨죽여 살았던 걸까, 이런 생각을 하니 마음이 찢어져요.”


하루아침에 자녀 혹은 형제를 잃은 유족들의 고통은 어떤 치료로도 치유되지 않는다. 특히 이들은 사회적 타살이 분명한 아들의 죽음을, 의혹을 밝혀내야 하는 짐까지 짊어지고 있다. 더 나아가 더 이상 아들 딸 같은 젊은 청년들이 노동의 사각지대에서 죽음을 택하는 것 역시 지켜볼 수가 없다. 거의 60일이 다 되가도록 아들의 장례를 치루지 못하고 거대 자본과의 싸움에 나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우리는 앞으로도 싸울 겁니다. 삼성 자본에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잘못된 노조 정책을 풀어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연대가 중요해요. 오는 13일 집회를 시작으로 많은 단체들과 연대를 해 나갈 것이고,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에도 지금까지 보다 더 강력한 요구를 해나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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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 투신자살 , 김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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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주의자

    자본주의 철폐하고 사회주의 건설하자!

  • 쾌차하시길

    그 사람들이 출근을 하는데, 아무도 표정이 없어요. 표정을 잃은 채 그냥 걸어가는 거예요. 그걸 보면서, 우리 아들도 매일 아침 저런 표정이었을까. 나로 인해 고압적인 회사의 행동에도 아무 말 없이 저렇게 숨죽여 살았던 걸까, 이런 생각을 하니 마음이 찢어져요

  • 해고노동자

    헉~가슴이 정말 아픕니다.
    언제 사람이 살 맛나는 세상이 될런지
    하지만 그래도 세상은 울지 않는 어린아이 젖 더주질 않죠, 우리모수 힘을 합쳐 싸웁시다.
    쾌차하시길.....
    그길에 적은 힘이라도 보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