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전도 위험...충격 클까봐 말 못했다”

재일 한국인 교수 주장...진보신당 “순차적 원전 폐쇄, 2040년 탈핵”

24일 ‘일본의 원전사고와 국내 원자력 정책의 현황과 문제’를 주제로 국회 귀빈식당에서 간담회가 열렸다. 진보개혁입법연대 주최로 열린 이날 간담회에는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이 참석해 장정욱 마쓰야마대학 경제학부 교수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장정욱 교수는 “토론회에 가면 한국 원전은 안전하냐고 많이 물어보는데, (사실대로 얘기하면) 충격이 클 것 같아서 처음엔 한국 상황은 잘 모른다고 했고, 그 다음엔 일본이 일단 진정되면 말씀드리겠다고 했고, 세 번째에는 ‘86년 체르노빌 사고가 났을 때 당시 일본 전문가들이 러시아와 일본은 원전형이 달라서 안전하다’라는, 지금의 한국 정부와 같은 말을 했었다고 답했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실제로 그는 지난 17일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 과연 안전한가?’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했으나 한국 원전의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일본 원전 전공이라 한국은 잘 모르겠다”며 일본 상황에 대해서만 언급했었다.

“한국원전, 위험도는 일본과 유사...내진강도는 1/4 수준”

하지만 이날 장 교수는 한국 정부가 ‘한국 원전은 일본과 달라 안전하다’고 주장하며 든 근거들을 하나씩 반박했다. 장 교수는 “한국에서는 가압수형 경수로(PWR)인 한국형이 일본 원전과 다른 네 가지 근거로 외부전원을 가져올 수 있고, 비상발전기가 있고, AC교류전원을 이용하고 있으며, 전기발생기가 있어 자연순환 할 수 있다는 것을 들고 있는데 외부전원과 비상발전기는 일본에도 있고(비상발전기는 한국이 하나 더 많을 뿐이다), 또 한국 정부가 굳이 ‘AC교류전원’이라는 어려운 말을 사용하는데 그건 배터리라는 말로 그것 역시 일본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럼 남는 건 단지 증기발생기로, 한국 원전은 전원이 침수 돼 비상발전기가 멈춰도 냉각장치가 돈다는 건데, 발전기도 침수가 안 된다는 보장이 없다”며 “발전기가 침수되면 일본과 마찬가지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장 교수는 또 한국 정부가 ‘원전의 가장 큰 약점’인 배관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증기 발생기 안에는 지진에 취약한 몇 천 개의 가는 세관이 있는데 배관이 흔들려 끊어지면 제4의 마지막 보루라는 것도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지진에 대한 대비가 일본보다 훨씬 취약한 한국의 경우 그 파괴 정도는 비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그는 “일본에서는 진도를 얘기할 때 상하, 가로세로, 좌우 흔들림을 종합적으로 표현한 단위(Gal, 중력가속도 단위, 1gal=0.01㎨)를 사용하는데, 이 기준으로 일본과 한국을 비교해 보면 일본 내진강도의 힘은 1,000Gal인 반면 국내는 250Gal로, 일본의 1/4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번에 발생한 지진의 경우 9.0규모였고 원전지역의 진도는 6이었는데, 6기 중에서 가장 높은 에너지가 503Gal”이라며 2007년7월에 발생한 지진은 6.8규모로 카시와자키∙카리와 원전지역의 진도는 6이었다. 이 원전 7기 중 최대에너지는 990Gal였다. 카시와자키∙카리와 원전의 피해를 보면 “최대 내진에너지 1,000Gal인 일본원전의 경우에도 지진의 흔들림에 펌프 몇 개가 고장 나고 화재가 나고 지반이 내려앉고 대책본부 건물이 비틀려 출입이 불가능하게 되어 연락할 데가 없을 정도였는데, 일본의 1/4 수준인 한국은 이런 지진이 일어나면원전시설에 큰 손상이 일어 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배관의 마모도 문제다. 장 교수는 “배관에 물이 빠른 속도로 통과해서 두께가 자연히 깎여버린다”며 “그런 것 때문에 두께가 엷어 진 배관은 특히 지진에 약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4년 8월, 한국과 동일하게 PWR방식을 사용하는 후쿠이(福井)현 간사이전력 미하마 원자력발전소 2차냉각계통에서는 배관파열 사고로 작업자 11명 중 5명은 죽고 6명이 중상을 입었다. 장 교수는 “배관 두께가 얼마나 마모되었는지는 비파괴검사로 상세히 검사를 하거나 잘라서 안을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데, 한국에서도 점검을 안 한 데가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탈핵밖에 방법 없다”...진보신당, 장기전망 제시

한편 진보신당은 이날 정책토론회를 열고 “2030년까지 핵발전소 3/4폐쇄, 2040년에는 완전한 ‘탈핵’”을 주장했다.

진보신당은 24일 오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한국의 원전증설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를 열고 “단기적으로는 원자력 르네상스 포기 선언, 신규발전소 건설 중단과 수명 연장 포기, 한국의 핵 안전성 철저 점검, 원자력 문화재단의 해체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핵 없는 한국 사회를 만들기 위한 장기 전망을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진보신당은 △2040년 완전한 탈핵을 목표로 신규 원전 건설 중단 △적정 운전 기간이 다 한 핵발전소의 폐쇄 △노후 발전소의 순차적 폐쇄 등을 통해 2030년까지는 현재 가동 중인 핵발전소의 3/4를 폐쇄하고, 최종적으로는 2040년에 핵발전소 전체를 폐쇄하자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진보신당은 수요관리를 통해 전력소비를 억제하는 것을 핵심으로 통합적인 수요관리 추진체계가 수립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역 재생에너지 비중을 대폭 늘리는 대안적인 에너지원의 적절한 혼합 방식을 강구함과 동시에 산업 영역을 전면적으로 재편하여 탈핵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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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 원자력발전 , 원전사고 , 장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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