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이름 석 자 대신 삼성 로고가 아로새겨져”

고 박지연 씨 1주기 추모...삼성, 승합차, 버스동원해 막아



지연씨!
당신이 만든 반도체 칩에 당신의 이름 석 자 대신에 삼성 로고가 아로새겨져
우리 핸드폰 속에, 온갖 전자 자동화기기 속에 촘촘히 자리 잡고 있는 현실을
우리는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고통스런 백혈병 투병과정에서도
근로복지공단에 출석해 당당하게 ‘산재임을 인정받아 마땅하다’고 외치던 당신의 모습을
우리는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 고 박지연 씨 사망 1주기 추모사 중


기자회견 장소 승합차와 버스로 막는 삼성

11시 기자회견을 앞두고, 경찰이 기자회견 주최인 반올림 관계자에게 와서 말했다 “이곳은 집회 금지 구역이다. 구호를 외치거나 하면 집시법 위반으로 연행 하겠다”

반올림 활동가와 피해자 가족들은 삼성본관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이들을 맞이한 건 본관 앞 바리케이드와 기자회견을 방해하려 촘촘히 붙어 있던 승합차 1대와 버스 2대 였다. 피해자 가족들은 삼성의 과도한 반응에 “우리는 오늘 고 박지연 씨를 추모하러 왔다. 하지만 항의 하고 규탄하게 만드는 삼성의 행위를 규탄 하게 만든다”며 분노했다.

또, 80일이 넘도록 차가운 영안실에 안치돼있는 고 김주현 씨의 아버지 김명복씨는 “진심으로 사과해도 모자른데 이런 행위를 하고 있다. 이게 민주주의 국가인가”라며 분개했다. “삼성은 아들을 죽이고 아비를 폭행하고, 경찰을 시켜 누이를 잡아가게 했다”며 “회유와 협박을 일삼고 있다”며 절규했다.

기자회견 중간에는 서초경찰서 관계자가 “집시법 위반을 하고 있으니, 자진 해산하라”는 경고 방송을 해 참가자들의 항의를 받았다.



제2, 3 의 박지현 씨가 나오지 않게 싸우는 것 뿐

고 박지연 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한지 1년이 됐다. 자신의 백혈병은 업무로 인해 나타난 산재임을 삼성과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끊임없이 싸웠다. 그리고 그의 노력은 숨죽여있던 수 많은 전자산업 직업병 피해노동자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삼성은 끝내 고 박지연 씨의 백혈병을 산재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2011년 지금, 또 다른 제 2의 박지현 씨는 오늘도 백혈병과 싸우고 있다.

31일,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은 서초동 삼성 본관 앞에서 고 박지현 씨 사망 1주기 추모기자회견을 했다.

반올림 활동가 이종란 노무사의 눈물어린 추모사를 시작으로 고 황민웅 씨의 아내 정애정 씨의 삼성과 정부 규탄 발언, 고 김주현 씨의 아버지의 발언이 이어 졌다. 기자회견은 고 박지연 씨 추모 헌화로 마무리 됐다.


전자산업 직업병으로 남편을 떠나보내야 했던 정애정 씨는 “젊은 나이에 이들이 왜 죽어 가는가”라며 “최첨단 제품을 만든는 반도체라인은 청정하지만, 그건 반도체에게 청정한 것이지 사람에게는 유독한 벤젠등의 물질로 가득차있다.”며 전자산업 직업병으로 노동자들이 병들고 죽어 가고 있음을 호소했다.

정 씨는 “작년 박지연 씨를 항암치료가 끝나고 긴머리의 이쁘장한 모습을 봤었다. 이제 병에서 벗어난 모습 같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백혈병으로 이 세상을 떠났다”며 고 박지현 씨를 회상했다. 또, “삼성이 얼마나 약자들을 부려먹고 진실을 숨기고 있는지 밝혀 내겠다 죽음앞에 맹세 했었다. 그리고 이게 피해자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다. 제2, 3의 피해자가 이제는 더 이상 없어야한다”며 죽음의 실체를 분명히 밝히겠다고 했다.

고 김주현 씨의 아버지 김명복 씨는 “주현이가 피우지 못한채 쓰러진 이유를 알아야 겠다”며 절규했다. “삼성은 몇 푼의 돈으로 해결하려고 회유와 협박을 하고 있다”분노하며, 삼성이 피해자 가족에게 성실한 태도를 취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고 박지연 씨는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서 일을 했다. 화학약품과 X선을 이용한 반도체 검사업무를 담당했던 박 씨는 2007년 9월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진단 받고, 끝내 2010년 3월31일 운명했다.

한편 반올림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삼성 본관 곳곳에서 삼성의 책임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했다. 또, 반올림은 반도체등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질병과 작업환경을 제보 받고 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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