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취재 KBS 촬영감독 방사선 피폭

염색체 이상...“10km 통제할 때 80Km지점에 있었는데 피폭됐다”

일본 현지에서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폭발 취재를 했던 KBS 촬영감독 박모씨가 방사선에 피폭됐다. 이번 후쿠시마 원전폭발 사고로 피폭된 한국인은 박 씨가 처음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엄경철)는 3일 긴급성명을 내고 영상제작국의 박모 촬영감독이 방사선 검사 결과 일본 원전 폭발로 인한 방사선에 피폭됐다고 밝혔다. 박 씨는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이하 센터)에서 실시한 불안정형 염색체 분석법 검사에서 0.148그레이(Gy)의 방사선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정형 염색체 분석법은 피폭환자가 전신 피폭됐다는 가정에서 생물학적 피폭선량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박 씨에게 나타난 전신 선량 0.148Gy는 통상적 혈액검사는 정상이지만 염색체 이상이 보이는 단계에 해당되는 수치다. 센터는 박 씨에 대해 최근 수개월 이내에 소량의 방사선 피폭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밝혔다. 5Gy를 넘으면 대부분 2주안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일본 대지진 참사 다음날인 지난 3월12일 KBS 보도본부 취재인력 30여명과 콘텐츠본부 소속 PD와 카메라 감독 10여명과 함께 현지에 급파됐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1호기 외벽이 붕괴되던 3월 12일부터 15일까지 원전에서 40km이상 떨어진 센다이와 나토리 지역에 머물며 촬영했다.

KBS본부는 안전대책에 대한 KBS 사측의 문제인식 결여가 이 같은 문제를 발생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됐다. 당시 지진 구조 활동을 벌였던 119 구조대원들은 피폭 검사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나 KBS 취재진만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국내 최초의 오명을 쓰게 된 셈”이라며 “박모 조합원에 대한 향후 지원 대책과 앞으로 위험 지역 취재와 관련한 근본적 대책을 사측에 촉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급파됐던 제작진 가운데 일부는 방사선 피폭 검사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사측은 지금이라도 즉각 방사선 피폭 현황을 다시 파악해 전면 재검사하고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적했다.

급파 당시 KBS 내부에서는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사전 안전교육 실시, 위험지역 취재 매뉴얼 배포, 기본 안전장비 지급 등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었다.

이와 관련해 박 씨는 3일 자신의 트위터에 “현지에선 일본 정부가 정해놓은 위험지역 안쪽으로 절대 들어간 적 없었”고 “반경 10Km 통제할 때 80Km지점에 있었는데 피폭됐다”고 전했다.

이어 박 씨는 “제 검사 결과의 피폭 추정치는 아주 약한 수준이다. 다만 이 정밀 조사 자체가 불필요하다고 안전하다고 목 터지게 부르짖던 검사실 의사 선생님 얼굴이 떠오른다”며 “전 운이 좋아 정밀 검사까지 받았지만 이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수많은 사람들은 모르고 그냥 (지나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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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 후쿠시마 , 방사선피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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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연자

    참안되었내요 뭐라고드릴말씀이없내요..우리나라도 안전하지못하다는데ㅠㅠ정말걱정되요!!!!

  • ..


    독일에선 초기에 구조대가 일본에 갔었습니다.
    일본에 도착한지 이틀인지 사흘후에 독일로 오는 것을 보도하더군요. 일본과 한국에서 밝히지 않거나 별로 위험하다고 보지 않는 것 같은데 아주 긴박하고 위험하게 보고 있습니다.

    많은 독일의 회사들이 서울이나 홍콩으로 이전하고 있으면 FAZ의 도쿄 특파원도 서울로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