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정규직노조 해고자모임 구성, 공동투쟁 결의

"해고자들이 뭉쳐야 현장이 열린다"...해고자 공동투쟁 결의

현대차비정규직지회 해고 조합원들은 26일 오전 10시 지회 교육관에서 회의를 열어 해고자모임을 만들기로 하고 연락체계 정비와 각 사업부에서 소집권자(조장)를 선출하기로 했다.

또 매일 출근투쟁과 오전 10시 해고자모임 점검회의를 사수하기로 결의하고 점검회의를 통해 해고자모임의 명칭, 해고자들의 독자적인 역할과 투쟁계획들을 논의해가기로 했다.


3개월 정직자들이 다음주까지 전원 현장복귀함에 따라 공장 밖 해고자들의 독자적인 역할이 주요하게 대두됐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A 해고 조합원은 "정직자들이 함께 투쟁하다가 현장으로 다 들어가고 외로운 것도 있고 빈 자리가 큰 것 같다"며 "이제는 해고자들이 모여서 서로 기대고 서로 믿고 의지하면서 회의와 토론을 통해 뭔가 할 일을 찾아보자는 취지로 오늘 모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고자모임은 강제성을 띠지 않는다. 해고자들의 자율적인 모임이 돼야 한다. 해고자들은 가장 열심히 투쟁하다 해고됐고 자기 역할을 해야 한다"며 "비대위의 지침과 일정을 기본적으로 소화하면서 해고자의 독자적인 계획과 일정을 잡아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회 B 해고 조합원은 "해고자모임의 필요성에 동의한다. 하지만 비대위와 해고자 전체모임을 통해 같이 논의하고 결정해서 같이 움직였으면 좋겠다"며 "지금 현장의 망이 필요하고 사업부 회의체계가 돌아가야 한다. 같이 만들어가야 한다. 현장과 분리된 투쟁과 사업을 만들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에 A 해고 조합원은 "해고자들이 현장과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조합원들, 활동가들과 소통하고 있다"며 "25일 점거파업 동안 많은 조합원들이 움직였다. 지금은 안이나 밖이나 안 움직이기 때문에 문제다. 해고자들이 움직이고 이것을 유인물을 통해 알려내고 현장조합원들에게 보여지는 것이 있으면 안에 있는 정직자들도 조합원들에게 뭔가를 하자고 제안할 수 있다. '해고자들 뭐햐냐'는 문제제기에 뭔가를 보여줌으로써 같이 움직일 수 있는 조건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C 해고 조합원은 "현장과 분리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인정해야 한다"며 "비대위에 현장 동지들이 들어와야 한다. 지금 비대위는 해복투 역할 밖에 못한다. 계획을 같이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해고자들은 현장 동지들이 현장사업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과 함께 밖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만들어가야 한다. 어떤 방향으로 갈지는 모임을 통해 만들어가면 된다. 우선적으로 해고자모임을 만들고 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D 조합원은 "비대위가 해고자 중심이었다면 이제 정직자들이 현장에 들어갔기 때문에 최대한 현장 동지들이 비대위로 충원돼야 하고 비대위가 현장에서 회의하고 어떻게 현장을 세울 것인지 논의하고 활동해야 한다"며 "해고자들은 비대위가 현장을 조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비대위는 현장을 추스리고 해고자들은 이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해고 조합원들은 해고자모임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현장 재조직화를 위한 지원 역할과 해고자들의 독자적인 실천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을 공유했다.

이어 자율적인 해고자모임을 가져가야 한다는 견해와 강제성을 띠어야 한다는 견해가 제출되고 토론됐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A 조합원은 "해고자모임이 자율적이지 않으면 뭔가를 하려고 할 때 못할 수 있다"며 "전체 해고자모임 하자고 하면 하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할 수도 있다. 하겠다는 해고자들이 모여서 일을 추진해야 한다. 전공장 50여명의 해고자들 강제성을 띠고 모이자고 하면 반발할 수 있다. 오늘 모인 동지들이 먼저 움직이고 나머지 동지들도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B 해고 조합원은 "해고자모임을 가져가야 한다고 하면 강제성을 띠어야 한다"며 "매일 실천투쟁하고 투쟁일지 작성하는 것 자체가 강제성이라고 생각한다. 투쟁 자체가 강제성이다. 출투 끝나면 모여서 일정 점검하고 집행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E 해고 조합원도 "해고자 연락처 작성해서 공유해야 한다. 우리 투쟁은 쪽수이고 얼굴 보는 것이 중요한 우리 투쟁일 수 있다"며 "강제성이 중요하다. 나오는 사람, 안 나오는 사람 들쑥날쭉하면 우리 스스로 위축된다. 매일 보던 동지 안나오면 궁금하고 걱정도 든다. 해고자 공동투쟁을 위해서는 규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해고 조합원들은 토론을 통해 자율적인 해고자모임을 구성하기로 결의했다. 또 해고자 공동투쟁의 규율을 위해 매일 출투와 아침 10시 해고자 점검회의를 사수하고 이 회의를 통해 모든 문제를 함께 토론하고 결정해서 집행하기로 결의를 모았다.

아울러 해고자모임의 체계를 안정화하기 위해 각 사업부별 조장(소집권자)을 선출하기로 하고 조장모임을 통해 사업의 집행과 연락망을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조급해 하지 말고 담대하게 현장을 조직하자"



현대차비정규직지회 비대위는 정직자들이 현장으로 복귀하고 구속됐던 핵심 간부들이 석방됨에 따라 2차 투쟁을 위한 새로운 전환점 위에 서 있다.

지회 비대위는 25일 오후 5시30분 현대차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비정규직철폐, 정규직화 쟁취를 위한 전조합원 결의대회'를 열어 "노동자의 권리는 공장 안에 있다"며 "조급해하지 말고 담대하게 현장을 조직할 것"을 결의했다.

이날 조합원결의대회는 지회 조합원들과 서영호양봉수열사회, 울산해고자협의회,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등 130여명이 참여했다.

이웅화 비대위원장은 "1박2일 유성기업에 연대투쟁 다녀왔다. 연대동지들이 공장에 가득찼다"며 "앞으로 우리도 지역연대투쟁을 만들어가면서 불법파견 정규직화 2차 투쟁을 향해서 나아가자"고 호소했다.

이어 "오늘 효성 공장점거파업 10주년 결의대회에 갔다 왔다. 지역의 많은 동지들이 왔다. 왜 연대를 해야하는지, 우리도 가능성이 있다고 느꼈다"며 "노동자의 권리는 공장 안에 있다. 겨울 지나고 이제 투쟁하기 정말 좋은 계절이 왔다. 철저하게 준비해서 관리자들 확 쓸어버리고 공장으로 돌아가자"고 힘줘 말했다.

윤석원 금속노조 대의원은 "유성기업은 엔진에 들어가는 피스톤링을 만드는 회사다. 1987년 전조합원들이 당당하게 투쟁해서 민주노조를 만들었다. 평균 연령이 50세다. 백발 성성한 노동자들이 스스로 공장을 지키고 있었다. 단 한 명도 나가지 않았다. 민주노조를 사수하고 있는 동지들의 모습에 감동받았다"며 "나이 드신 노동자들이 먼저 솔선수범하고 투쟁의 선두에 섰다. 이명박 정부와 현대차 자본이 공권력을 동원해 침탈했지만 결코 기가 꺾이지 않았다. 다시 모여서 투쟁을 결의하고 있다. 우리도 유성기업 동지들을 따라 배우면서 2차 투쟁을 조직하자"고 호소했다.

울산해고자협의회 이말숙 의장은 "집회 올 때마다 왜 이리 안 풀리는지 안타깝고 더 많은 현장조합원들이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온다. 더이상 해고되지 않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현장을 함께 만들자"며 "현장을 못 뒤집을 것 뭐가 있는가? 마음 먹기 달렸다. 힘 잃지 말고 누가 뭐래도 내가 지지 않으면 된다. 현대차와 한 판 맞짱 떠야 되지 않겠는가? 다시 힘내서 현대차자본을 향해 함께 투쟁해가자"고 말했다.

시트1부 김응효 대표는 "처음 공장점거하면서 옆에 있는 동지들 격려해줬다. 지금 상황은 서로 욕만 하고 있는 것 같다"며 "나 또한 동지를 욕한 적 있고 반성하고 있다. 누가 우리 싸움 대신해주지 않는다. 다시 서서히 눈에 힘이 들어가고 있다. 이제 이명박 정부와 자본에게 분노의 화살을 돌리자. 서로 욕하지 말고 서로 보듬고 웃으면서 투쟁해가자"고 제안했다.

이날 결의대회는 현대차 관리자들을 향해 힘찬 함성을 지르면서 마무리됐다. (기사제휴=울산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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