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 ‘비폭력 공부시위’ 화제

법인화 반대 본부 점거 나흘째...“점거 이유도 고려해 달라”

서울대 법인화에 반대하며 4일째 대학본부를 점거하고 있는 서울대생들의 ‘비폭력 공부시위’가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대 법인화에 반대하는 서울대생들의 대학본부 점거가 4일째 이어지고 있다. 대학본부나 보수언론들은 학생들의 본부 점거를 겨냥해 ‘불법적’이고 ‘폭력적’이라고 비판하고 있으나 실제로 점거는 매우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험기간을 맞은 학생들이 본부를 제2 도서관화 해 공부를 하는 모습은 트위터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 같은 서울대생들의 점거 모습에 ‘비폭력 공부시위’라는 이름을 붙였다.

지윤 서울대 총학생회장도 “현재 100명에서 120명 사이의 학생들이 본관에 남아 있다”며 “시험기간이라 본부에 열람실도 설치해서 학생들이 시험공부를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출처: http://twitter.com/sewoosil]

지윤 총학생회장은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의 기습점거를 두고 “폭력까지 동원하는 반지성적 행태”라고 비판하는 데 대해 “물리적 충돌을 피하려고 했고 물품의 훼손을 최소화하는 등 폭력적이지 않은 방법을 쓰려고 많이 노력해 어떤 점거보다도 학생들이 평화롭게 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며 “학생 1,300명 중에 1,110명이 점거에 찬성해서 의결했다. 왜 점거를 하게 되었는지도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법인화가 등록금 상승시키고 기초학문 무너뜨릴 것”

지윤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이 법인화를 반대하는 이유와 관련해 “본부에서 제기했던 법인화안이 구성원들의 의견수렴 절차 없이 국회에서 날치기로 처리가 됐고, 법인화는 재정을 스스로가 운영하는 주체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가가 재정지원을 약속했다고 해도 전 세계적으로 재정위기가 있는 상황에서 지원을 계속해서 담보할 수 없다”며 지원 중단으로 인한 등록금 상승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또 “본부에서 말하는 자율성이 어떤 자율성인지 살펴보아야 한다”며 “1년에 얼마나 연구를 했는가, 얼마나 논문을 방대하게 많이 썼느냐, 아니면 연구비를 얼마나 수주했는가 같은 것들이 평가기준이 될 때, 해마다 성과를 내기 힘들고 단순히 논문의 양으로써 평가하기 힘든 기초학문이나 기업의 입맛에 맞지 않는 학문들은 사실상 굉장히 도태되기 쉬워진다”고 지적했다.

[출처: http://twitter.com/sewoosil]

학생들은 법인화 계획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헌법재판소까지 가는 방법도 고려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윤 총학생회장은 “어쨌든 지금 상황에서는 총장님께서 결단을 해서 설립준비위원회를 해체하고 해제법안을 상정했으면 좋겠다”며 “학생들이 요구하고 있는 법인화설립준비위원회 해체 또는 그에 준하는 유의미한 답변이 오기 전까지 지속해서 점거를 진행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대학교 측은 “지성의 전당에서 불법점거는 용납할 수 없다. 2일 오전까지 점거를 풀면 대화에 응한다”며 시한을 정했으나 학생들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계속 점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에 대해 남익현 서울대 기획처장은 “강제해산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서울대는 교육기관이라 법의 폐지나 개정은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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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ㅎㅎ

    조국교수...오마이 그렇게 띄우더니...이번에 서울대생들의 점거시위에 대한 조국교수 코멘트...결국 그도 서울대 직원에 지나지 않았다. 이게 소위 엘리트들의 한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