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유성투쟁에 가장 필요한 건 금속노조 공동투쟁”

[인터뷰] 유성기업 영동지회 김선혁 부지회장


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 조합원 37명이 현대차 울산공장을 찾았다. 유성기업 조합원들은 9일 오후 5시 현대차 울산공장 4공장문 앞에서 선전전을 벌이고 오후 8시에는 4공장문, 본관정문, 2공장 문에서 선전전을 진행했다.

현대차지부는 10일 열리는 현대차지부 2011년 임단협 출정식에서 유성기업의 발언과 유인물 배포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지부는 유성기업 조합원들에게 투쟁기금을 전달했다.

유성기업 조합원들은 금속민투위, 구 노동자평의회 사무실에서 1박을 하고 10일 오전 7시 출근선전전을 마친 뒤 아산으로 출발했다.

유성기업 영동지회 김선혁 부지회장을 만나 유성기업 투쟁의 의의와 현대차조합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먼저 현대차 울산공장에 선전전 온 취지에 대해 설명해달라

주간연속2교대제는 현대차지부가 2008년도에 합의한 것이다. 부품사인 유성기업에서도 현대차의 합의에 맞춰 2교대 가자고 했다. 2009년에 2011년에 주간연속2교대제를 시행하기로 노사합의 했다.

하지만 현대차가 지배 개입해 직장폐쇄를 했다. 현대차 개입이 있기 때문에 현대차에서 이 문제를 풀어야만 유성기업 문제를 풀 수 있는 여지가 생기고 현대차에서도 주간연속2교대제 투쟁을 시작할 수 있다.

완성차에서 주간연속2교대제를 가져갈 수 있는 투쟁의 기운을 불어넣고 우리 문제를 풀 수 있도록, 그리고 현대차지부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압박을 해달라는 취지도 있다.

선전전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

기대에는 못 미쳤다. 현대차지부에서 신경을 써주긴 했지만 현대차지부 간부들이 나와서 같이 거점 사수할 줄 알았는데 너무 등한시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과 함께 유성 조합원들이 내려왔는데 실망을 가질까봐 걱정했다.

하지만 선전전 진행하면서 현대차 조합원들이 "고생한다. 우리도 알고 있다. 유성투쟁 정당한 것 알고 힘내라"는 한마디가 힘이 됐다.

우리 조합원들이 현대차 조합원들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갈 수 있을 것 같다.

유성 투쟁의 의의에 대해 설명해달라

처음에 시작됐던 것은 야간노동의 병폐를 조금이나마 해결하는 것이 컸다. 하지만 현대차 자본과 유성자본이 결합해서 탄압을 가했고 사회적인 이슈로 발돋움했다.

완성차들이 그동안 강하게 하지 못했던 것들을 이번 기회에 부품사까지 끌어안아서 투쟁전선을 만들어야 한다. 낮에 일하고 밤에 잘 수 있는 싸움, 이제는 한 판 제대로 붙어 봐야 한다.

금속노조의 힘이 이것 밖에 안되느냐? 이 문제로 인해서 유성기업이 졌다고 치자. 앞으로 금속노조, 민주노총의 앞날은 없다. 이미 투쟁할 수 있는 조직에서 졌는데 과연 다른 조직들은 이 문제를 치고 올라올 수 있겠느냐? 대한민국 민주노조는 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함께 투쟁해야 한다.

금속노조의 공동투쟁을 이끌기 위해서라도 유성기업 조합원들의 단결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인 것 같다. 지금 조합원들의 단결력은 어느 정도인가?

직장폐쇄 투쟁 23일째다. 이 과정에서 현장에 복귀한 분들 20% 정도 된다. 나머지 조합원들이 남아 대오를 형성하고 있다. 조합원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처음에 주간연속2교대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 반대를 찍은 분도 있다. 하지만 사쪽이 하는 작태는 너무 하다고 한다. 과연 노조와 조합원들 직장폐쇄 하면서까지 거리로 내몰 사안이었는가라고 묻는다.

주간연속2교대 문제가 아니라 민주노조를 없애겠다는 사쪽의 의도밖에 안된다. 우리는 민주노조 사수할 것이다. 노조 깃발 들고 현장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신념으로 직장폐쇄 투쟁하고 있다. 흔들리는 조합원이 있지만 나 살자고 들어가면 나중에 다 죽는다는 신념으로 투쟁하고 있다.

지금 유성기업 투쟁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유성 조합원들의 조직력으로 버티는 것은 한계점이 있을 것이다.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다. 조합원들에게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전달돼야 한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전국의 투쟁하는 동지들이 유성 동지들 투쟁의 자리로 오고 총파업이 힘들면 지역 순환파업을 통해서라도 유성투쟁에 결합하면서 우리가 정당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서로 엄호 사수하는 것을 만들어 희망을 북돋아야 한다. 그래야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고 민주노조 사수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지금 유성 투쟁에 가장 필요한 것은 금속노조 공동투쟁이다. 6말7초 총파업 최대한 당겨서 조직해야 한다. 형식적인 집회가 아니라 실질적인 실천투쟁을 만들어 공장 진입도 만들어야 한다.

부품사 비상대표자회의 때 몇몇 대표자들은 강하게 투쟁을 제기했지만 전반적으로 부품사 대표자들이 위축된 느낌을 받았다.

금속노조 지침이 떨어지면 지부에서 한 번 거르고 지부에서 지침 떨어지면 지회에서 한 번 거른다. 이러한 실천의 부재는 지도부에서 확고한 신념을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침을 내리면서 "내가 다 책임진다" 이런 것이 없다. 오히려 자기 안위만을 생각하는 것 같다. 영동지회장이 검찰조사 받으면서 검사가 "공장 진입하지 마라. 잔업거부투쟁 지침 떨어져도 파업이 안돼 금속노조 다 못 모이죠"라고 모욕했다. 정부 기관도 우리 조직을 판단하고 있고 금속노조를 휴지조각으로 알고 있다.

일개 검사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 검사가 이 정도 이야기하면 정부는 어떻겠는가? 금속노조가 이래서는 안된다.

현대차지부 조합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가?

현실에 안주하고 싶은 마음은 저도 이해할 수 있다. 그 현실의 안주가 지금의 노동판을 만들었다. 우리는 자본이 만든 덫에 걸려 있다. 그것이 돈이다. 임금에만 매몰되고 있고 그 덫에 걸려 싸우지 못한다.

지도부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나는 하고 싶어도 조합원이 받지 않는다'고 한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들을 조합원들이 다 알고 있는 것인지, 만약에 지도부가 한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라면 그렇지 않다고 지도부에게 요구해야 한다.

현장에 있는 조합원들이 스스로 움직여서 투쟁전선을 만들어야 한다. 당장 나는 피해가겠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처음에 유성기업 조합원들도 그랬다.

하지만 그 판단이 전혀 아니었다. 이번 기회에 절실히 느꼈다. 우리가 강하다고 믿는 것만큼 회사는 그만큼 준비를 했다. 유성 문제를 통해서 전체 노동자들이 깨달을 수 있는 교훈이 되었으면 좋겠다.

유성기업 싸움이 진다고 하면 노동자의 염원인 주간연속2교대는 사라질 것이다. 어떤 요구를 내걸고 교섭하고 투쟁하려면 공권력이라는 두려움 앞에 위축될 것이다.

유성기업 투쟁은 한 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노동운동의 위기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 싸움 장기화될 수 있다. 우리가 버틸 수 있는 것은 동지들의 지지와 성원, 연대 뿐이다.

투쟁기금이나 작은 투쟁물품들도 좋다. 이런 작은 연대를 통해서 투쟁을 준비하고 지속하면서 마지막에는 큰 싸움. 현대차에서 주간연속2교대 완성을 위한 큰 싸움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이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지속적으로 투쟁 동력을 이어갈 수 있으며 마침내 우리 모두가 주간연속2교대제를 쟁취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본은 연대하고 단결하는데 왜 노동자는 단결하고 연대하지 못하는가? 이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을 찾았으면 좋겠다. (기사제휴=울산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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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지도부에 대한 신뢰가 없어 그동안 파업지침 따르지 못한거예요? 나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