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비상대책위가 5개 요구안을 확정하고, 대의원대회 간담회를 하는 도중 노조 간부인 공동현장위원회 위원들은 간담회 장소인 노조 사무실 안 대회의실 앞에서 ‘열사의 뜻’을 이어받아 타임오프를 분쇄해야 한다고 요구, 연좌농성을 했다.
▲ 현장위원들이 연좌농성을 하고 있다. |
특히 고인의 유서에도 나와 있듯, 타임오프로 인한 현장 탄압으로 고인이 자결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상대책위 요구안에 타임오프와 관련한 언급이 없자 현장의 분노가 올라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대차지부는 임단협 투쟁이 시작된 만큼, 임단협 속에서 타임오프를 해결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간담회 도중인 오후 11시 20분경 소위원회 위원 25여명은 노조에 항의하기 위해 간담회 참관을 요구했지만 비상대책위가 받지 않아 바닥에 앉아 구호를 외치며 연좌농성을 했다. 현장위원들은 비대위의 5가지가 요구안이 '사태 조기 수습 안'이라며 비판했다.
장연구 공동현장위원회 의장은 “이번 비상대책위의 투쟁 계획과 요구에 ‘타임오프’와 관련된 내용이 빠져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처음 제기된 요구에서 한 발자국도 못 나가고 있다”며 “간담회 참관을 요구했지만 거부해 연좌농성 중이다”고 밝혔다.
비상대책위는 처음 고인의 열사 추대와 동시에 (1)유서에 거론된 관리자 2명 처벌 (2)산업재해에 준하는 보상 (3)고인의 아내 정규직 채용을 요구했다. 이같은 요구에서 9일 밤, 10일 오전 10시30분까지 장시간 토론한 끝에 비대위는 (1)공장장 공개 사과 (2)지원실장 처벌(실명 거론된 관리자 2명 외) (3)노조 활동 보장을 추가했다.
관련해 김기만 현장위원은 “열사가 사망한 본질은 타임오프 때문이다. 타임오프로 인한 현장탄압으로 자결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원인을 파악하거나 없애지 않는 것은 문제이다. 타임오프 분쇄 투쟁을 해야 한다고”고 전했다.
고현승 현장위원도 “비대위의 요구가 관철될 지도 의문이지만 사측의 만행을 보고만 있는 것에 분노가 치민다”며 “열사는 몸은 던져서 타임오프를 막고자 했다. 노조가 임단협에서 타임오프 철폐 투쟁을 한다고 했지만 이후 어떠한 투쟁계획도 없다. 타임오프에 맞선 전국적인 투쟁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동현장위원회는 유인물을 내고 “열사 정신 계승해 민주노조 사수하고, 타임오프 박살내야 한다. 열사는 민주노조 말살의 주범, 노동조합 파탄의 주범, 타임오프를 반드시 분쇄하라고 차가운 시신이 되어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노사 관계 파탄의 주범’인 공장장 퇴진과 아산지원실 폐쇄를 요구했다. 회사 부서인 지원실은 인사, 총무, 환경안전, 협력지원팀 등이 소속되어 있는 곳이다. 공동현장위원회는 “이명박 정권하에 자행된 타임오프를 빌미로 이곳 아산에서는 현재의 공장장과 지원실의 타임오프를 강도 높게 들이밀며 노사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갔다”고 주장했다.
고인과 같이 노안위원 활동을 하고 있는 강00 씨는 <미디어충청>과의 인터뷰에서 “비상대책위원회가 요구안을 만들었지만 타임오프로 노안위원 등 현장에서 실제 탄압받고 있는 활동가들의 요구가 묻힌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공장 안에도 각 조직별로 많은 대자보가 붙었다. 이들은 모두 하나같이 열사정신 계승해서 타임오프를 분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자평등회, 현민투, 민실투, 민투위, 혁신민주노동자회 등이다. 노동자 평등회는 “타임오프 분쇄 투쟁에 나서지 않는다면 또 다른 희생은 발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민투위는 지금 당장 “타임오프 분쇄”를 걸고 “생산 거부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 조합원들은 식당에 붙어있는 현장조직 대자보를 유심히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