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 중에도 노조 간부 자결 ‘왜곡’하는 현대차

고인은 일반 조합원이다?... 회사, ‘타임오프와 관계없는 죽음’

타임오프와 현장탄압에 맞서 자결한 현대차지부(정규직노조) 아산공장위원회 고 박종길 조합원(노조 직책 ‘노동안전보건위원’) ‘비상대책위’와 현대차 회사가 협의하는 가운데 회사가 언론을 통해 고인의 사망은 타임오프와 관계없다고 못 박았다.

일부 언론에 의하면 현대차 회사는 고인의 사망 원인에 대해 "타임오프제와 노조탄압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개인적인 일신상의 이유가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고인이 현재 노조간부가 아니기 때문에 타임오프제로 월급을 받지 못했다는 것도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고인에게 정상 급여를 지급했다고 전했다.

또 회사는 고인이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노동안전위원회 소속 대의원으로 활동했으나, 지난해부터는 노조 간부가 아닌 일반 조합원 신분으로 노동안전보건위원회 활동을 했고, 이에 따라 회사가 4월 1일부로 233명 노조 전임자 전원에게 무급휴직을 발령했을 때도 고인은 포함되지 않았고, 최근까지 고인에게 정상 급여를 지급했다고 덧붙였다.


“회사가 거짓말 한다”
고인의 업무는 노사 약속 사항...노안위원 회의로 ‘무급’


회사의 이같은 주장에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고인의 자결을 왜곡한다고 강하게 반발, “고인의 죽음을 개인 신상 문제로 몰고 가는 것은 사태를 키우는 일이다”고 경고했다.

회사는 고인이 노조 간부가 아닌 일반 조합원 신분으로 노동안전보건위원회 활동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노조에 의하면 노동안전보건위원(약칭 노안위원)은 노조 체계상 비전임 간부이다. 노조 체계상 임명된 노안위원은 총 5명(아산공장위원회)으로, 1년 임기이지만 보통 노조 집행부 임기와 같이 2년 동안 활동한다. 고인의 임기는 2009년 9월부터 2011년 9월까지며, 기간 회사와 함께 다양한 안전 활동을 해왔다.

고인은 노안위원 뿐만 아니라 노동안전보건위원회의 활동인 ‘근골격계 실행위원’을 맡아 활동했다. 이 역시 노사가 함께 만든 ‘실행위원 운영규정’으로 임기 2년이며, 마찬가지로 2009년 9월부터 2011년 9월까지 였다.

노사는 “근골격계질환 예방(사후관리 및 작업환경 개선 등)을 위해 ‘실행위원’의 원활한 활동을 위한 제반사항을 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2004년 7월 21일 ‘실행위원 운영규정’을 제정했다. 이에 따라 실행위원 회의는 월 1회 실시하고, 필요시 인원을 추가할 수 있으며, 근골격계 질환 예방활동을 위한 일상적인 업무수행을 위해 필요한 활동시간을 보장하도록 노사 약속했다.

때문에 고인이 일반 조합원 신분으로 노동안전보건위원회 활동을 했다는 주장에 현대차지부 조합원들은 회사가 ‘거짓말’을 한다고 꼬집었다.

또, “4월 1일부로 233명 노조 전임자 전원에게 무급휴직을 발령했을 때도 고인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회사의 주장도 되짚어 봐야 한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고인은 전임 간부가 아니라 비전임 간부이기 때문에 당연히 현대차가 4월 1일 타임오프제 시행에 따라 233명을 무급 처리한 전임 간부 명단에 들어가지 않는다.

타임오프제에 따라 일부 비전임 간부는 ‘근로시간면제자’에 해당돼 일정 시간을 유급으로 활동한다. 특히 노조법 및 타 법률에서 정하는 업무인 사용자와의 협의/교섭, 고충처리, 산업안전활동, 사내근로복지기금법관련활동 등은 근로시간을 면제 받고 활동한다.

고인은 노안위원이기 때문에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안전과 노동자 건강을 위해 활동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노안위원 회의를 한다는 이유로 무급 처리됐다. <미디어충청>이 확인한 자료에 의하면 고인은 노안위원 회의로 4월 8일, 5월 6일, 6월 2일(4시간) 무급 처리 됐다.


노조 한 관계자는 “고인이 분명히 유서를 통해 타임오프제로 인한 현장탄압 때문에 괴로워했고, 관리자 실명까지 거론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상대책위-회사 협의 중 고인의 죽음을 왜곡하는 입장을 낸 것은 몰상식한 처사이다”고 지적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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