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 희망버스, 김진숙을 만나다

김진숙, “99번 쓰러져도 처음의 마음을 가지고 견뎌내겠다”

[2신] 희망버스, 김진숙을 만나다
김진숙, “99번 쓰러져도 처음의 마음을 가지고 견뎌내겠다”



1시 50분경, 정문 안 단결의 광장에 모인 희망버스 참여자들과 한진중공업 조합원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며 짧은 소감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진중공업이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진입을 막기 위해 컨테이너가 광장 앞에 설치되었지만, 참가자들에게 이 컨테이너는 집회 연단으로 꾸며져 많은 이들이 이곳에 올라 발언을 했다.

이 자리에서 백기완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은 “우리의 목소리와 연대가 뭉둥이가 되어 돈만 밝히는 도둑고양이를 내쫓아야 한다”며 참여자들을 독려했다.

[출처: 합동취재팀]

함께 자리에 오른 문정현 신부는 “김진숙 노동투사는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 싸움의 최전선에 서있다. 이 투쟁의 승리에 따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해방이 결정될 것”이라며 “절대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노동자는 정부를 잃어버렸다”며 “대통령, 장관 모두가 재벌편이기에 우리의 투쟁은 노동해방과 동시에 경제민주화를 만드는 투쟁이어야 한다”며 이 투쟁의 의미를 피력했다.

이날 희망버스에는 20년 전, 한진중공업 노동자이자 열사인 박창수 열사의 아버지도 함께해 참여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고 박창수 열사의 아버지는 “창수가 20년 전 여기서 죽었다. 그래서 이곳에 다시오니 눈물이 난다”며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죽지 않고 투쟁한다면 희망의 불씨가 계속 타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진중공업에서 목숨을 잃은 창수와 주익이를 아끼고, 그 아픔을 가슴에 안고 투쟁하자”며 참여자들과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을 독려했다.

한진중공업, “노조와 대화 하지 않을 것”

한편,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한진중공업에 도착하기 전에 민노당 이정희, 권영길 의원과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 민주당 정동영, 이종걸 의원은 한진중공업 사장과 만나 긴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의원단은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김진숙 지도의원을 만날 수 있게 공장진입을 허용해 줄 것 △한진중공업 노조 대표단과 교섭을 실시할 것 등에 대해 제안했다. 그러나 한진중공업 측은 의원단의 제안을 완강히 거절해 1시간 가량의 면담은 아무 성과 없이 끝났다.

민노당 이정희 의원은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대처하면 좋을 것 같은데 많이 아쉽다”고 짧게 소감을 밝혔다.

평화바람, “24시간 끊인 육수 국밥 먹으며 밤새자”

[출처: 합동취재팀]

이날 희망버스는 서울을 비롯해 수원, 전주, 광주, 평택, 순천 등 전국 각지에서 약 7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참가했다.

이들의 아침식사를 준비했다는 군산 평화바람 활동가 딸기는 “희망버스를 준비하면서 200인분이면 충분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하고 준비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정문 앞에 모여 내일 아침은 많이 부족할 것 같다”고 밝히며 “그렇지만 투쟁하는 사람들과 밥을 나누는게 가장 큰 연대다. 내일 아침 24시간 끓인 육수로 만든 국밥을 나누며 맛있게 먹자”고 말해 참가자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날 자리에는 1895일 투쟁을 가열차게 진행했던 기륭전자 노동자와 재능교육 노동자들이 함께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투쟁에 힘을 보탰다.

기륭전자 김소연 분회장은 “이 투쟁은 비정규직, 정규직 구분할 수 없는 투쟁이다”며 “회사가 멀쩡한데 노동자를 해고하는 이 세상을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세상으로 바꾸자”고 말했다.

연대의 힘으로 끝까지 투쟁할 것

약 50분간 단결의 광장에서 약식집회를 마치고 참가자들은 노조사무실 아래쪽으로 이동해 짧은 보고대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진중공업 노동조합 채길룡 지부장은 “희망버스가 이곳에 온다는 소식을 들으니 잠이 오지 않았다”며 “불법정리해고에 맞서 외롭게 투쟁을 하다 보니 조합원들의 일부 이탈도 있었지만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이어 “우리 노조는 3명의 열사가 피로 만든 것이다. 이 열망을 절대 져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많은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한 한진중공업 조합원은 “어제, 오늘 용역들이 들이닥쳐 많이 의기소침해 있었다. 그리고 오늘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이곳까지 들어오지 못할 것 같아, 오후 내내 답답한 마음이었다”며 “그러나 이렇게 공장 안에서 참가자들을 만나니 너무 고맙고 또 힘이 난다”고 이날 소감을 밝혔다.

김진숙을 만나다, 희망을 전하다

[출처: 합동취재팀]

2시 30분 경, 희망버스 참가자들과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짧은 보고대회를 마치고, 바로 김진숙 지도의원이 158일째 농성을 진행중인 85호 크레인으로 이동했다.

참가자들은 이동하면서 “우유빛깔 김진숙”, “김진숙 동지, 사랑하고 응원합니다”, “사람이 우선이다. 정리해고 박살내자” 등의 응원과 구호를 외쳤다. 이에 85호 크레인의 김진숙 지도의원도 불을 밝히며 화답해 참가자들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보였다.

배우 김여진은 “어제 용역이 침탈했다는 소식을 듣고 내내 마음이 무거웠고, 불안했다”면서 “그런데 이곳에서 얼굴보니 마음이 편하다. 오늘 만남으로 나도 힘이 됐지만, 김진숙 지도의원도 힘이 됐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158일 동안 85호 크레인을 홀로 지키고 있는 김진숙 동지는 “회사의 퇴사 압력과 가족의 성화를 참아가며, 희망을 찾아서 기를 쓰고 있는 우리 조합원들이다”며 “김주익, 곽재규 열사가 지켜낸 우리조합원들과 땀 냄새 풍겨오며 살아온 소박한 일상을 지켜주고 싶어 크레인으로 올라왔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 85호 크레인을 생각한다면, 우리 조합원을 생각해 달라. 정리해고로 무너지고 용역깡패에 짓밟혀진, 언론과 정치권에게 버려진 우리조합원을 지켜달라”며 “여기 모여주신 모든 분들에게 큰절을 올리고 싶은 만큼 고맙다. 앞으로 천오백일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버텨 승리하도록 하겠다. 99번 쓰러져도 처음의 마음을 가지고 견뎌내겠다”고 참가자들에게 소감을 전했다

4시 현재 참가자들은 85호 크레인 아래에서 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1신] 희망버스 "마침내 85크레인 아래 도착하다"
공장과 사회가 만나 새로운 가능성을 열다


  85호 크레인 위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김진숙 지도위원 [출처: 합동취재팀]

희망버스가, 김여진과 날라리 외부세력이 마침내 무장된 사병들의 폭력을 넘어, 민주노조운동의 무기력과 체념을 넘어 85크레인에 집결했다.

85크레인에 제일 먼저 오른 사람은 김진숙 조합원과 트윗으로 매일 매일 안부를 묻고 서로 의지하고 서로 격려하면서 희망의 버스를 제안하고 조직했던 김여진 배우였다.

  김진숙 지도위원이 있는 크레인 위를 보고 있는 배우 김여진 씨 [출처: 합동취재팀]

반드시 김진숙 언니를 만나겠다는 김여진 배우는 자신의 약속을 지켰고 희망버스에 함께 했던 모든 사람들의 협력이 만들어 낸 놀라운 가능성이었다. 김여진 배우는 85크레인에 올라 "언니 괜찮아요" 제일 먼저 안부를 물었다. 김진숙 조합원은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한진중공업 정문 앞은 컨테이너와 무장한 용역들이 두려움을 생산하고 있었지만 맨몸의 노동자들은 오후 5시, 7시, 9시, 11시 연속적인 집회를 통해 우애와 연대의 마음들을 이어갔다.

무장된 용역들에 맞서는 노동자들의 무기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고 노래를 부르고 함께 합창하며 한 몸이 되는 것이었다. 자신의 마음을 담은 발언들은 서로에 대한 격려가 됐고 그 기운으로 희망버스를 기다렸다.

  한진중공업을 향해 행진하고 있는 희망버스 참가자들 [출처: 합동취재팀]

[출처: 합동취재팀]

[출처: 합동취재팀]

밤 12시, 서울, 수원, 광주, 평택, 전주, 순천 등 전국 각지에서 출발한 희망버스가 부산 영도대교를 건너 봉래사거리에 멈춰섰고, 1000여명의 참가자들은 한진중공업까지 행진을 시작했다. 새벽 1시 마침내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이 한진중공업 정문 앞에 도착했다. 그들은 용역들과 경찰의 허를 찌르는 기습 작전에 돌입했다. 85크레인 주위의 담벼락에 사다리가 설치되고 머뭇거림도 없이 사다리를 넘어 공장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용역들과 경찰들은 소화기를 뿌리고 폭력을 자행했지만 김진숙을 지키겠다는, 한진중공업 조합원들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의지를 꺽지는 못했다. 희망버스 노동자들은 용역들과 경찰들의 폭력을 충분히 방어해내면서 공장 진입해 성공했다.

  소화기를 뿌리는 용역 [출처: 합동취재팀]

[출처: 합동취재팀]

"우리가 해냈구나, 우리도 할 수 있구나"는 자신감이, 우애와 연대가 모두를 휘감고 있었다.

용역들에 의해 공장이 유린당해도 민주노총은, 금속노조는 지침 하나 없었다. 희망버스에 탄 노동자들은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지침이 없어도 김진숙 조합원에게,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에 희망을 가져다 줬다.

희망버스는 용역과 구사대, 경찰 공권력을 가로 막고 있던 공장 울타리를 넘어 섰다. 공장과 사회가 만났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만났다. 해고자와 보장노동자들이 만났다. 여성과 남성이 만났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만났다. 그 따뜻한 몸과 몸의 연대, 서로 다른 위치, 차이 속에서 만들어낸 협력은 85크레인을 마침내 죽음이 아니라 절망이 아니라 희망의 크레인으로 만들고 있었다. (부산=미디어충청, 울산노동뉴스, 참세상, 참소리 합동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