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강제채취, 헌법재판소 심판대로

“용산참사철거민, 쌍용차노동자 DNA채취 위헌”...헌법소원 제기

인권단체들이 무차별적인 DNA를 채취를 가능하도록 규정한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DNA법)’은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인권단체연석회의, 진보네트워크센터 등 6개 인권시민사회단체는 16일 오전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쌍용자동차 노동자와 용산 철거민에 대한 DNA 채취와 관련 검찰이 DNA 감식 시료를 채취한 것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인격권, 행복추구권 등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며 “이는 위헌이고 시료 채취 행위를 취소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DNA는 민감한 개인정보로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매우 높고, 정보의 무단 유출 위험성, 위조 및 조작의 위험성과 오·남용의 가능성이 높으므로 채취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도 매우 엄격하게 그 대상을 한정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이 법은 필요 최소한의 범위를 넘어서 사실상 강요나 다를 바 없는 방식으로 개인의 DNA 정보를 채취하도록 허용하고 있어 우리 헌법에서 보장하는 과잉금지원칙과 기본권의 본질내용 침해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처음에 DNA법은 성범죄자의 재범을 방지하겠다는 명분으로 제안됐으나 제정 과정에서 그 채취 대상범죄를 열한 개로 확대했고 그 가운데 강력범죄라 보기 어려운 주거침입, 퇴거불응도 포함되었다”며 “형이 확정되지 않은 형사피의자와 미성년자까지 채취 대상으로 규정했기 때문에 무죄추정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은 “경찰이 성폭력 범죄자의 재범을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DNA법을 도입하고는 정당한 투쟁을 전개한 철거민과 노동자에게까지 DNA 채취를 강요하고 있다”며 “이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헌법소원 대리인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류재성 변호사는 “범죄요인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고 약자에 대한 차별과 낙인이 심화되는 가운데 DNA법은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 법에 대해 헌재는 반드시 위헌 판단을 내리고 국회는 위헌판결 전에 해당 법을 즉시 폐기하거나 합리적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DNA법은 제정초기부터 인권침해 논란이 일어왔으며 지난 4월, 검찰이 2009년 쌍용자동차 파업에 참여했던 노동자와 용산 철거민 등 강력범죄자가 아닌 이들의 DNA를 무분별하게 채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