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문제 전문용역업체라는 CJ씨큐리티는 최근 유성기업 직장폐쇄 현장에 투입되었다. 이곳에서 이탈한 용역직원을 미디어충청이 만났다. 청년은 수줍게 자신을 만 19세라고 밝혔다.
▲ 공장에서 도망 나온 용역경비들은 지회의 거점 농성장에 와서 불안하다며 모자와 조끼를 빌려입고 나갔다. |
어떻게 해서 유성기업에 오게 됐냐고 묻자, 돈 많이 주는 알바를 검색해서 왔고, 모집공고는 이제 사라졌다고 이야기 해줬다. 하지만 기자가 알바사이트를 모두 다 검색해보니 한곳에 아직 유성기업의 용역경비를 모집하는 글이 남겨져 있었다.
이들은 3주전에 아르바이트 정보 사이트에 신청을 했다고 했다. 3주전이면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이 경찰병력에 의해 공장 밖으로 쫓겨났던 시기다. 실제로 기자가 확인한 용역모집 공고 등록일도 5월 25일 새벽 2시이다. 이 날은 경찰병력 투입 바로 다음날이다.
▲ 20일 현재 한 알바사이트에는 아직도 유성기업에서 일할 용역을 모집하는 공고문이 등록되어 있다. 공고 등록일은 경찰병력이 투입된 다음 날 새벽이며, 근무지역은 둔포면 운용리 279-47, 유성기업의 주소이다. |
“전화했던 업체에서 엄청 급하다고 계속 연락이 왔어요. 그러더니 차비 줄 테니 택시타고 오라고 해서 왔고 8만원이 나왔어요. 그 돈을 모두 내줬죠.”
2시간 일하고 4시간 쉬고, 1시간 일하고 2시간 쉬고 돌아가면서 3교대 근무
잠자는 시간 따로 없고, 쉬는 시간만 있어, 일 생기면 비상 출동
“항상 피곤에 쩔어있죠”
도망친 용역경비들은 유성기업공장안에 상주하고 있는 자가 적어도 250명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잠자는 시간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3교대로 운영되고 있어, 항상 피곤하다고 전했다.
“용역경비들은 정문에 서있고, 대기조들은 컨테이너박스에 숨어 있어요. 조합원들이 많이 오면 비상대기 하다가 나가게 되죠. 거기는 에이스만 모여 있는 것 같아요.”
“공장 정문을 지키는 조는 두 시간 일하고 네 시간 쉬고 교대, 이렇게 총 8시간 일해요. 외곽 철조망을 지키는 조는 한 시간 일하고 두 시간 쉬고, 저녁 8시부터는 2시간 일하고 4시간 쉬고 이렇게 3개조로, 잠자는 시간이 따로 없고 쉬는 시간을 쪼개서 잠을 자기 때문에 항상 피곤에 쩔어있죠.”
“아침, 점심, 저녁, 야식을 먹고 술은 먹지 못했죠. 왜냐하면 4시간씩 밖에 못자니깐 잠잘 시간도 모자라니깐요. 하지만 직위가 높은 사람들은 따로 먹는 것 같았어요.”
또, 식당 2층에서 다 같이 잠을 자고 있으며, 쉬다가 밖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쉬고 있는 사람도 불러서 출동한다고 전했다. 이어 무언가 보이면 찍고, 무전기로 말해라는 근무지침을 받았다고 했다.
▲ 지난 17일 공장정문 옆에 위치한 천막에서 처음으로 장봉이 보였다. |
▲ 지난 17일, 용역들이 장봉을 정문에서 공장 안쯕으로 옮기고 있다. |
근로계약서는 보지도 못했고..
공장주변 곳곳에는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었고...
이들은, 그곳에서 생활하기가 너무 불편하다고 했다. 또, 근로계약서 같은 것은 보지도 쓰지도 못했고 자유시간은 없다고 전했다.
“20살은 별로 없었고 우리가 막내였어요. 그리고 거기 있는 사람들끼리도 서로 친해보이지는 않았어요. 옆에서 말투를 들어보면 건달일을 하는 사람도 좀 있었던 것 같고, 무서워서 샤워도 혼자 못했어요. 샤워는 조합사무실 2층이나 공장안에서 했어요.”
“근로계약서 같은 건 작성하지 않았고, 필기로 뭔가를 작성한 적도 없고요. 집에 갔다 올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니었어요. 상황이 끝나면 집에 가는 그런 식, 우리가 물어보지도 않았어요. 저희가 있었던 팀은 20일에 빠져나온다고 했어요. 저희 팀 인원들을 다 왜소해요.”
▲ 유성기업지회의 집회가 진행될 때에는 공장정문으로 차량한대가 항상 빠져나와 캠코더로 촬영한다. |
▲ 용역들은 지난 19일 오후에 거점농성장이 바라 보이는 공장 옥상에 망루를 세웠다. |
조합원들이 공장주변에서 집회를 진행할 때 항상 나와서 촬영하는 차량이 있다. 또, 유성기업은 이번 직장폐쇄가 시작되기 전에 감시카메라가 하나도 없는 공장 이었지만, 이제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이들은 공장주변에 감시 장비들이 많이 설치되어 있다고 전했다.
“공장밖에 차량을 세워놓고 그 안에서 감시하면서 무전기로 이야기해요. 감시카메라는 공장 외곽에 불 켜져 있는 곳 마다 다 있고, 삼각형으로 설치되어 있어요.”
▲ 유성기업은 이제 나무 사이, 공장 외벽에 보이지 않던 감시카메라들이 생겨나고 있다. |
또, 같이 일하던 사람들이 이런일만 하는게 아니니깐 좀만 참으라고 했으며, 부산에 어디에서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주변 사람들이 용역만 전문으로 하는게 아니라 다른 비슷한 일을 겨서 한다며, 유치권을 딴다는 말을 했어요. 또, 부산 어디는 당했다 그런 이야기도 했는데, 안에 있던 사람중에 좀 친한사람이 UCC에 나왔다고 하더라구요. 아직 공장안으로는 들어오지 않았어요.”
하루가 아니라 일주일 일했고
진압장비들은 공장안 컨테이너에 있어
조합원들과 대화를 마친 이들이 밖으로 그냥 나가기가 불안하다고 하자, 조합원들이 조끼와 모자를 벗어주었다. 조합원들은 이들을 지회차에 태워 평택터미널에 대려다 주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이들로부터 유성기업지회 한 간부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아까 제대로 다 이야기 하지 못했는데, 하루일한 게 아니라 일주일 일했어요. 오래동안 일했다고 하면 무슨 일이 생길까봐 겁이 났어요. 쇠파이프나 보호 장비 같은 진압장비는 공장 안 컨테이너에 있었어요.”
▲ 20일 오전, 유성기업에서 처음으로 쇠파이프가 등장했다. 파이프의 접합 부위가 보이며 파란색 손토시로 손잡이를 만들어 놓았다. |
▲ 20일 오전, 용역경비들이 처음으로 보호장비를 착용했다. |
이들과 만났던 6월 14일 용역들의 진압방패가 처음 등장했다. 이어, 18일 오후에 장봉이 등장했으며, 20일 오전 몸에 착용하는 보호 장비와 쇠파이프가 등장했다. 공장에서 도망쳐 나왔던 용역들의 말은 사실이 되었고,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과 용역경비와의 충돌은 현재 진행형이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