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유성기업 노조 ‘집회 원천 금지’ 왜?

“경찰이 회사 물량 반출 보장” 의혹...집회 금지하면 해결될까

충남경찰청이 23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22일) 유성기업 아산공장 앞에서 노동자와 경찰이 야간 충돌 한 것과 관련해 “앞으로 유성기업 앞에서 노조 조합원들이 여는 집회는 원천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충남경찰청 관계자는 <미디어충청>과의 인터뷰에서 미신고 된 집회뿐만 아니라 “신고된 집회에 대해서도 불법이 예상되기 때문에 금지 통보 할 예정이다”고 밝혀 향후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이 평화적인 집회를 하더라도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집회 원천 금지’에 대해 이 관계자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을 들어 “노조원이 불법 및 과격 집회를 하면 이후 집회를 금지할 수 있으며,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에 대해서는 답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집시법 8조에 의하면 관할경찰관 서장은 ‘집회 또는 시위가 집단적인 폭행’ 등으로 문제가 될 경우 ‘남은 기간의 해당 집회 또는 시위에 대해 신고서를 접수한 때부터 48시간이 지난 경우에도 금지 통고를 할 수’ 있다.

“정부가 나서 국민의 기본권 침해하면 안 돼”
노조-경찰 야간 충돌, “평화집회 이동막고, 집회전 경찰이 조합원 폭행해 발생”
집회 신고 막으면 회사 물량 반출 보장한다는 것?


경찰의 이 같은 조치에 반발이 만만치 않다. 집회 및 시위의 자유는 헌법상 국민의 기본권임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막는다는 것이다. 노동계 한 관계자는 “경찰청장의 인식이 전환되어야 한다”며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대한민국에서 정부가 나서 노동자 및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구시대적인 발상은 이해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야간 충돌 발단의 원인이 경찰병력 때문에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다. 노조측 변호사는 경찰이 먼저 유성기업지회의 평화로운 집회를 가로 막았기 때문에 집시법의 의한 집회 금지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어제(22일) 오후 5시경, CJ시큐리티 용역업체 직원과 대치하던 지회 조합원들은 자발적으로 정문에서 150미터 가량 떨어진 굴다리 아래로 모였다. 경찰이 18개 중대 2천여 명의 병력을 동원해 해산하지 않으면 ‘사법 처리’하겠다고 경고방송 하고, 포클레인까지 동원해 공중에서 채증하는 등 노동자들에게만 해산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당시 지회 조합원들은 경찰의 해산 명령에 따라 저녁7시 예정된 촛불 집회를 위해 굴다리 아래로 모였다. 하지만 “아침 7시부터 용역업체 직원들의 폭행당해 동료 22명이 중상을 입었고, 해고자도 아닌데 벌써 한 달 넘게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회사와 용역경비 편만 든다”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조합원들이 굴다리 아래로 이동하자마자 경찰병력이 회사 정문을 막아 용역업체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정문 앞으로 나와 대열을 갖췄고, 조합원들은 또 분노했다.

이 과정에서 유성기업지회가 반대편 신고된 집회 장소로 이동한다고 하자 경찰이 막아 노조가 항의했다. 노조측 변호사는 “사전 신고된 집회를 막은 것은 공권력이다. 충돌 원인은 경찰이 제공했다”고 꼬집었다.

  경찰이 집회신고된 장소로 이동하는 것을 막자 조합원들은 "용역이 22명을 때렸는데 왜 우리를 막냐"며 울분을 터트렸다.

유성기업지회도 “경찰은 집회신고 된 장소까지 가는 길을 막았다. 경찰 지시에 항의하면서도 지회와 조합원들은 걸어서 이동하려고 했지만, 그 와중에 굴다리 아래 노조에서 집회신고 한 자리에 촛불집회를 하기 위해 다시 돌아와 모였다”며 “경찰은 집회 참석자들이 많아 자리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조합원들을 향해 돌을 던지고, 방패로 상해를 입히는 등 집회 참석자들을 자극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집회 시작 전, 건설노조 소속 조합원 K씨가 경찰에 의해 부상당하자 조합원과 연대온 노동자는 극도로 흥분했다.

  집회 시작 전, 경찰의 폭행으로 부상당한 노동자



  살수차에 최루액을 섞어 뿌리는 경찰.

경찰이 노동자들의 집회를 금지하면서 회사의 물량 반출을 적극 보장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
됐다. 22일 아침 노사 충돌은 회사가 물량을 반출을 위해 ‘무리한 시도’를 하면서 촉발됐다. 노조측 변호사는 “경찰의 집회 금지 통보는 결과적으로 회사의 물량 반출을 보장하게 되며, 결국 유성기업 사태를 더 꼬이게 할 뿐이다”고 꼬집었다.

관련해 충남경찰청 관계자는 “물량반출 문제는 모르는 일”이라며 “이번 조치는 불법 집회를 막기 위한 것이며 사측과는 관계없다. 물량 반출은 노사간의 문제다”고 말했다.

  충남경찰청이 '집회 원천 금지' 방침을 발표한 날 오후 아산공장 정문 앞 풍경이다. 경찰병력이 유성공장 주변에 배치되어 있고, 정문으로 물량 차들이 오간다. 용역업체 직원들은 정문 밖으로 나와 물량 차들을 들이보내며, 감시하고 있다. 22일 유성기업 노사 충돌은 회사의 물량 반출 시도로 부터 촉발되었다.


"용역경비 집단 폭행 누가 이해할 수 있단 말인가"

유성기업지회는 경찰의 조치에 대해 성명서를 내고 “이번 사태는 용역경비들이 오전 7시경, 사측이 조합원들의 공장 출근을 막기 위해 설치해 놓은 컨테이너 박스를 들어 올리면서 조합원들을 위협, 가격하면서 시작됐다”며 “그 과정에서 용역경비들은 헬멧과 방패, 쇠파이프, 벽돌, 소화기, 물대포를 쏘아대며 지회 조합원들에게 폭력을 자행했다”고 되짚었다.

또, 노조와 경찰과의 야간 충돌에 대해 “경찰에게 폭력행위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들은 폭력을 먼저 휘둘렀다”며 “이 과정에서 흥분한 조합원과 경찰간의 공방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지회는 마지막으로 “출근하려는 조합원에 대해 완전무장한 용역경비들을 내세워 폭력을 휘두르는 사측을 누가 이해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반문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모든 책임을 노조에 돌리고 있다. 경찰이 진정으로 법을 수호하고, 질서를 바로 잡겠다고 한다면 마땅히 현행범으로 체포되어야 할 용역경비들부터 처벌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민주노총 충남본부도 성명서를 내고 "경찰은 무분별한 행동을 자제하는 한편, 조합원들의 집회 등 합법적 권리를 보장하고, 용역경비들의 불법행위를 감독 처벌하는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그것만이 지금의 유성기업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해 나가는데 일조할 수 있는 경찰의 역할이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충남경찰청은 기자회견을 통해 “외부세력과 합세한 유성기업 노조원들이 불법으로 공장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부상을 당했다며 “노조집행부 및 폭력행위 가담자에 대해서는 수사본부를 편성, 엄정하게 형사처벌하고, 불법행위로 인해 발생한 재산피해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엄포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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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견찰

    유성기업편들고 정당한 집회를 방해하고 용역들의 폭력에는 눈감아주면서 지들공격에 방어한 것은 불법이니 집회하지 말라고?
    에라 이 꼬붕 병신같고 비열한 견찰아
    네들은 폭력 비호 방조범이고, 법을 집행해야할 공무원으로서 회피하고 용역깡패들의 폭력을 제지하지않았으니 거 뭐드라, 거 있잔아여ㅛ
    그법을 위반히공 ㅗ히려 노동자들을 폭행앴으니 법을 운운할 자격도 없다.
    네들은 자본의 하수인 노릇만 하는 마름일 따름이다.
    요런것들이 국민들 세금으로 살쪄가면서 법을 말하는 한심하다.
    에라 이 지주의 마름, 자본의 똥개같은 무리들아

  • 김기용

    또 코미디로 구속시키려고?
    물을 수 있다면 물어봐봐. 쿨하게 수사에 적극 협조할테니... 청장이 돈을 받았쳐먹었나? 국민이 깡패에게 먼저 다쳤단다. 세상에 있는 욕을 다 쳐먹어도 모지랄놈아!

  • ㅂㅂㅂㅂㅂ

    헌법파괴하는 불법 경찰은 공권력이 아닌 범죄자아닌가.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를 불법적으로 침해한 경찰들을 처벌하지 않는 경철이 무슨 수사권 독립을 외치냐.
    너희들의 불법행위 덮을려고 수사권 독립외치건냐...

  • 답답하다

    언론플레이 하고 계시네 합법적인 집회장소 가려했는데 죽봉, 쇠파이프 들고가냐 이런 쓰레기같은 미디어가 있으니 떼법이 통하지 세상이 국민의 기본권이 쇠파이프냐 아 진짜 화난다

  • gggg

    그럼 경찰이 말하는 합법사장은,,, 쇠파이프 들고 사람 패고 죽봉으로 사람 패고 소화기 쇠통 집어던지고..합법적인거죠. 그런거죠.

  • 천벌

    저저저 자존심상해서 그러는건가?
    문제의 본질은 유성기업 노사문제이니
    사장 부터 기어나와라! 무섭긴 무서울끼다!!!

  • 필사즉생

    밀리면 안된다 유인전투말고는 ...참 유성기업사장
    그만하면 노동자 요구 들어줘라
    북녁엔 저런 집단용역깡패는 없지 나라에서 오히려 노동자를 위해주는데 한국은 거꾸로네 ..
    북녁을 몰라도 너무 모를수밖에 없는 남녁의 현실..아직도 북녁이 노동자가 주인된 사회고 사회주의 나라인것 모르는 사람도 많고... 참 무법천지의 기가막힌 깡패 사회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