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꽃’ 김진숙을 살려내자”...사회원로 108명 시국선언

한진중공업 해결 위해 2차 희망버스 동참 호소


“이 사회에서 노동자는 노예가 되어야 한다. 시키는 대로 일하고, 때리는 대로 맞고, 주는 대로 먹는 노예. 그리고 쓰다가 버리면 버려져야 하는 일회용품이 되어야 한다. 안 그러면 권력과 자본은 노동자가 타고 있는 배에 구멍을 뚫어버린다. 그 구멍이 ‘소금꽃’ 김진숙이요, 한진중공업 해고대상자 170명의 노동자요, 쌍용차, 유성기업 노동자들이다. 남은 700명의 한진중공업 노동자도, 다른 곳의 노동자들도 운명은 같다. 가라앉는 배의 선창을 막고 이 풍파 많은 세상에 생존의 깃발을 높이 들고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느냐는, 선창에 뚫어진 구멍을 막으려 달려드는 팔뚝, 발길이 얼마나 이어질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_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을 비롯해 김수행 서울대 명예교수,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등 108명의 사회 원로들이 24일 한자리에 모였다.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크레인 농성이 168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사회 원로들이 김진숙을 살려내고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팔뚝’을 걷어붙인 것이다.

이날 원로들은 광화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정리해고와 비정규직화, 기업의 용역폭력에 대한 비호로 국민들의 삶을 파괴하고 미래를 죽이고 있다”며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드는 대장정의 맨 앞에 서겠다”고 선언했다.

“김진숙을 살려야 노동자 주인 되는 세상 만들 수 있다”

백기완 소장은 김진숙을 살려야 노동자가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내가 부산에 가보니까, 김진숙을 죽이고 있더라. 이명박 정권과 재벌이 야만의 학살을 자행하고 있다”며 “김진숙을 살려야 한다. 우리가 죽더라도 그를 살려야 한다. 그래야 정리해고를 없애고 비정규직도 없애고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백 소장은 이어 “김진숙을 살려내고 이 시대를 살려내는 것은 한반도뿐 아니라 전 세계에 던져진 명제”라고 덧붙였다.

김수행 교수는 한진중공업 투쟁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경제운영원칙을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지금 전 세계 적으로 자본주의는 상당히 쇠퇴하고 있고 엄청난 비리와 부패를 낳은 부자들을 위한 정치, 경제는 우리 모든 국민들의 비난 대상이 되고 있다”며 “한진중공업 사건들을 계기로 민중들이 더 합심해서 이런 이윤 중심의 사회, 경제를 타파하고 이 사회에 있는 모든 공장, 회사, 토지, 모든 건물들을 모든 주민들의 소유로 바꿔,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경제 운영 원칙을 전환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폭력으로 노동자들과 국민들을 공포에 빠뜨리려는 기업과 정부의 행태를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는 원로들은 이날 “국민의 미래와 삶의 가치에 대한 학살과 범죄행위를 막고 희망을 만드는 일의 시작으로 ‘2차 희망버스’ 맨 앞에 자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원로들은 “희망과 정의는 현 정부와 재벌들에게 있지 않으며, 일하는 노동자, 연대의 가치를 나누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있다”며 국민들에게 2차 희망버스에 동참해주기를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원로들뿐 아니라 한진중공업 가족대책위, 유성기업 노동자 등도 함께 자리했다.

  한진중공업 가족대책위

2차 희망버스 185대 넘을 듯...학생들엔 ‘반값참가비’

한편 2차 희망버스는 200대 조직을 결의한 민주노총 버스를 제외하더라도 벌써 자발적인 시민들의 참여로 80여대가 조직돼 애초에 주최 측이 제안했던 185대를 무난하게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뿐 아니라 인권단체, 작가모임, 대안학교, 농민단체, 여성단체, 언론노조, 기독교단체, 전교조 등 다양한 단위가 희망버스 탑승 의사를 밝혀오고 있으며 인권단체의 퀴어축제, 평화바람의 희망밥차, 전교조의 ‘밥심연대’ 등 단위마다 다양한 방식의 연대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희망버스 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한진중공업으로 일상적인 발걸음을 하고 있다. 26일에는 한진중공업 가족대책위와 쌍용자동차 가족대책위의 희망의 열차가 출발한다. 촛불시민모임은 7월 초순 희망의 트럭을 타고 부산을 향하며 7일에는 대학생들과 2차 희망버스 참가단들이 한진중공업 서울 본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 예정이다.

2차 희망버스는 오는 9일 서울을 비롯해 대구, 제천, 순천, 광주, 전주, 원주, 인천, 수원, 창원, 서산, 평택 등 전국 각지에서 출발할 예정이다. 대학생과 어린이, 청소년에게는 ‘반값등록금’ 투쟁에 연대하는 의미로 ‘반값참가비’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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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J

    다 좋은데 제발 파업 현장에 아이들 데리고 가지 마시길...부탁드립니다

  • jjj

    고맙습니다 이땅에 정의와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희망버스가 있다는게 정말자랑스럽습니다 유성기업에도 지금 희망버스를 기다리는 도움의 연대를 목노와기다리고 있습니다 도와주십시요

  • 후류한 아빠가

    이런 아이가 세상을 얼마나 안다고 상황 파악을 얼마나 할 수 있다고 이러한 사진을 찍어서 올려
    엄마 아빠가 아이한테 어릴때 부터 세상에 부정적인 모든 것들을 일찍부터 가르치고 있네

  • 그리움

    지금 교섭중이라고 합니다..막판집중교섭이라 조금이나마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만약 교섭타결이 된다면..그 희망버스를 유성기업으로 방향전환을 기대해봅니다..

  • 공예가

    김진숙이 어찌지내는지 걱정됩니다~

  • 부모

    썩은 사회를 숨길순 없습니다, 바꿔내야 합니다. 아이들까지 저들의 착취 노름에 불행해지지 않기위해서....사회의 약자들이 살아가기 너무 힘이 듭니다. 함께 합시다.

  • 나름아빠

    위의 댓글을 보니 참 서글프다. 세상을 얼마나 긍정적으로 보면 아이에게 보여주려고 할까. 그곳에 데려간다고 아이의 영혼이 망가진다는 그런 부정적이고, 단편적인 생각 자체가 입시경쟁중심의 왜곡된 교육덕분임을 왜 모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