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꽃 찾아 천리 길, 꽃길을 엽니다"

쌍용차 해고자 한진중공업까지 도보행진

“2009년 쌍용자동차 대량의 정리해고로 시작된 살인적인 정리해고의 광풍이 2011년 한 여름 태풍이 되어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살풍경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전국 사방천지 정리해고와 노동탄압에 신음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2011년 대한민국은 정리해고 공화국입니다.

외롭게 투쟁하는 김진숙 님은 전국의 해고노동자의 상징이며, 투쟁의 꽃입니다. 등짝에 허연 소금 꽃이 피고지지만 고단한 삶이 주는 무게는 씻겨 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지키고 우리가 보호해야 합니다. 2차 희망버스는 문제 해결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만드는 귀중한 시도일 수밖에 없습니다. 소중한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내는 밀알이 되겠습니다. 반성과 성찰의 죽비를 먼저 맞겠습니다. 우리가 이겨야 할 이유, 우리가 희망버스를 만들어야 할 이유가 분명합니다.”



1일 오전 8시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정문 앞에서 쌍용차 해고자 10여 명은 ‘소금 꽃 찾아 천리 길’ 도보행진을 시작했다.

소금 꽃은 한진중공업에서 고공농성중인 김진숙 지도위원이 자신의 책 소금꽃나무에서 묘사한 '노동자 등 뒤에 번진 땀 얼룩 자국'을 일컫는다. 소금 꽃 김진숙 씨를 만나기 위해,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매일 소금 꽃을 등에 피우기로 했다. 하루 평균 40km, 7월 9일 2차 희망버스가 한진중공업에 가는 날까지 정리해고의 문제를 알려내고 희망버스를 더 많이 조직하기 위해서 부산까지 도보로 이동한다.

1번 국도를 따라 걷는 길에서는 쉽사리 그늘을 만나기 쉽지 않았다. 이창근 씨는 연신 트위터(@nomadchang)에 도보 행진 소식을 중계하느라 바쁘다. 쌍용차 조합원 10여명, 연대하는 사람들과 기자들 10여 명이 앞서거니 뒤처지니 하면서 첫날을 함께 했다.

1시간을 걷고 잠깐 쉬었다가 또 걷는다. 쉬는 동안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양말과 신발 벗기, 물 마시기다. 짬짬히 발과 다리를 주무르는 모습은 공통된 모습이다. 게다가 노동자교육센터의 박준성 씨가 연신 노동자 투쟁의 역사도 얘기해 주시고, 목청껏 노래도 불러주시니 쉬는 시간이 더 즐겁다. 날은 덥고 땀은 비오듯 흐르지만, 참가자들의 표정은 참 밝다. 각자의 의미와 각오로 천리 길 행군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김정우 씨는 도보행진의 의미에 대해 “김진숙을 구하러 가고, 정리해고 문제를 널리 알리려고 간다.”면서 “천리 길이 쉽지는 않겠지만, 쌍용차 정리해고 반대 투쟁을 진행한 지난 2년을 돌아보면서 한 걸음씩 떼면 부산까지 닿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목표는 전 일정 참가지만, 다리가 말을 들어줄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또 다른 도보행진 참가자인 오광수 씨는 “쌍용차 투쟁할 때, 우리는 ‘연대’를 절박하게 기다렸고, ‘연대’를 외쳤다. 연대의 절실함을 알기 때문에 이번 행진에 참가하게 됐다.”며 “정리해고 투쟁 2년이 되니 쌍용차 조합원들도 힘들고 지치기도 한다. 어렵고 힘든 행진이라도 서로 보듬어가면서 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도 희망을 얻는 행진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희망버스가 희망을 준 것은 한진중공업 해고자들에게뿐만이 아니라, 오히려 참가했던 모든 이들에게는 더 큰 희망을 주지 않았던가. 소금꽃을 피우며, 소금꽃을 지키며 정리해고가 사라지는 날까지 더 많은 희망을 조직하기 위해 쌍용차 노동자들은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전 일정 참가자들과 부분 일정 참가자들로 나눠서 도보행진을 진행한다. ‘소금 꽃 찾아 천리 길’이들은 오늘 평택을 출발해 천안까지 내려가고 3일차에 옥천 까지, 5일차에 경북 칠곡을 거쳐, 6일차에 대구, 8일차에 김해, 그리고 마지막 부산에 다다를 계획이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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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건설

    조심해서 오세요 너무덥어요

  • 부산건설

    조심해서 오세요 너무덥어요

  • 노동자

    태풍이 오고 비바람이 모라쳐도 소금꽃만나로가자..
    쌍용자동차해고노동자들 조심해서 가세요..

  • 아름다운 연대

    해고된 동지들이 해고되는 동지들에 대한
    아름다운 연대입니다.
    서로가 연대할 때 같이 살 수 있음을 반드시
    입증해 냅시다.
    힘내시고, 건강을 챙기시길...
    박준성 선생님도 건강하게 오시길...

  • 꼴통

    세상에 무엇이 이보다 더 아름다울수 있으리요
    9일날 현장에서 뵙겠습니다.
    무더위 건강조심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