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연행에도 떠나지 않는 한진중 농성자들

108배중 연행된 시민 소송 중비중...김진숙 지도위에 난간 올라서 저항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이 보이는 맞은편 신도브래뉴 아파트 앞에서 85호 크레인을 지키고,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들과 노동자, 시민들의 노숙농성이 지속되고 있다.

  85호 크레인앞, 경찰이 접근을 저지하고 있다. 조선소 안은 용역경비가 상주하고 있다.

지난 4일 부터 노숙 장소에 경찰병력이 상주하면서, 촛불문화제와 모든 단체행동을 불허했다. 경찰이 불법집회를 이유로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과 시민들을 강제 연행하면서, 노숙농성장에서 그동안 진행되던 아침, 점심 보고대회 등이 제약되고 있다.

4일 저녁 7시 30분 경, 촛불을 들고 있던 조합원과 시민, 크레인을 향해 108배 절을 하던 시민이 불법집회를 이유로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총 22명이 연행 되었고, 민들과 몇몇 조합원이 5일 저녁 훈방조치 되었다.

또, 5일 오전 10시30분경 한진중공업 회사 관리자로 구성된 구사대와 용역경비원은 지게차로 85호 크레인 밑에 그물망 설치를 시도했다. 이에 85호 크레인 중층에서 농성중인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 7명이 오물을 뿌리며 저항하고, 85호 크레인 상층에서 농성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유리를 깨며 난간위에 올라서며 저항해 사측이 안전을 이유로 그물망 설치를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를 접한 맞은편 노숙 농성자들은 영도조선소 담장으로 이동해 사실확인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이 불법집회를 이유로 10여명의 조합원들 오전 11시경 연행했다. 연행자들은 잠시 후 전원 훈방 조치 됐지만, 금속노조부산양산지부 정혜금 사무국장은 연행되어 경찰서로 이송되었다.

"경찰은 회사와 용역의 불법은 외면, 노동자만 잡아가"

  5일, 그물망을 확인하러 간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이 연행되고 있다.

이처럼 노숙농성자에 대한 경찰의 연행과 강제해산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찰의 이런 태도가 “이중 잣대”라며, “회사와 용역의 불법행위는 눈감아 주면서, 노동자와 시민을 불법 연행하고 있다”는 성토가 끊이지 않는다.

4일 저녁 연행되었다. 5일 오후 훈방 조치 된 김 모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은 “촛불을 들고 크레인을 보며, (김진숙 지도위원과 크레인 농성자들이)무사히 내려오길 기도하고 있었다. 그 순간 영문도 모른 채 경찰에 끌려 갔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씨는 “경찰서로 연행 되었지만, 왜 잡혀 왔는지 이유를 이해 할 수 없었다. 경찰은 집시법위반 이라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었다. 또 경찰은 위에서 시켜서 했을 뿐이라며, 자세한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다”며 연행한 이유가 분명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씨는 “우리는 크레인 농성자들의 무사귀환을 간절히 함께 했을 뿐이다. 그리고 지난 가처분신청을 통해 노동조합 사무실 출입이 보장 되었다. 하지만 회사는 용역경비를 동원해 출입을 막는 불법행위를 하고 있지만 경찰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노동자, 서민만 잡아가두려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4일 촛불집회에 경찰이 투입되자 참가자들은 계단으로 올라갔다.

촛불문화제를 참석하러 왔다 사람들이 잡혀 가는 것을 보며 경찰에 항의 했던 한 시민은 “안타깝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 시민은 자신을 부산지역 조선소에서 하청으로 일하는 노동자라고 밝혔다. 그는 “노동운동에 경험이 없지만 그동안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 지켜 봐왔다”며,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문제는 부산지역 하청노동자의 전체의 문제로 여겨 참여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여기서 막지 못한다면 비정규직의 확산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민주노총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불법이라 판단할 수 있는 근거야 있어야 하는데 불충분하다. 인도로 평화적으로 걸어가는데 경찰이 위압적으로 막아서고, 경찰이 불법으로 몰아 붙였다”며 경찰이 “예민하게 대응하며, 회사와 용역의 불법행위는 묵과 하면서 노동자 시민만 몰아치고 있다”고 규탄했다.

"비를 피하고, 경찰을 피하고, 85호 크레인과 함께"

경찰의 강제해산이 지속되고 있지만 조합원과 시민들은 농성주변을 떠나지 않고 있다.

  85호 크레인 주변을 떠나지 못하는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

5일, 크레인에 그물망이 설치되고 있어, 사실을 확인하러 갔다 연행되었다 훈방조치 된 조합원들은 많이 흥분한 모습이었다.

훈방 조치 된 한진중공업지회 이 모 조합원은 “이건 경찰이 아니라 ‘한진 사병’이다”며 흥분하며 말해다. 이 조합원은 “억울하다”며 “아무것도 안했는데, 정상적인 경고도 아니었다. 경찰은 메가폰도 없어 육성으로 몇 번 해산하라 말하고 바로 잡아 갔다”며 경찰이 불법강제연행 했다고 규탄했다.

이 조합원은 경찰의 강제 해산에 대해 “7월 9일 희망버스 사전작업일 거다. 우리를 흩어 놓고 무력화 시켜, 언론을 막아 귀를 막고 눈을 막아 우리를 무력화 시키려는 거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이 조합원은 “하지만, 경찰이 어떻게 막든 우리는 이곳을 지킬 것이다. 경찰이 비키라고 하면 다른데 가고, 다시 오고. 우리가 이곳에서 있을 곳은 많다. 결코 여길 떠날 수 없다. 크레인에 있는 우리 동지들과 함께 있을 거다”며, 85호 크레인을 중심으로 떠나지 않고 지속해서 노숙농성을 하겠다고 전했다.

  촛불문화제에 참가해 오카리나 연주를 하는 아이. 이날 오카리나가 85호 크레인 앞에 울려 퍼졌다.

또 108배를 하던 중 연행됐다 5일 저녁 훈방된 시민은 “개인 소송으로 맞대응 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민은 “당시 크레인을 향해 절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경찰들이 와서는 해산경고에 응하지 않아 불법집회혐의로 연행한다고 했다. 하지만, 난 절을 하고 있었을 뿐이다. 도저히 연행 될 이유가 없었다”며 경찰의 행위에 몸서리 쳤다.

한편, 5일 오후 7시 30분에는 천주교 부산교구 노동사목 정의평화위원회에서 거리미사를 했다. 200여명이 참여 한 가운데 열린 거리미사는 이렇다 할 충돌 없이 1시간여 진행했다.

  5일 오후 7시 30분 거리미사가 진행됐다.

이날 미사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와 해고노동자를 위한 미”로 진행했다. 미사를 준비한 서영섭 수도회 신부는 경찰의 강제해산 방침에 대해 “영도서 청장이 새로 부임해, 노동자 보다 회사쪽 손을 더 들어 주는 것 같다”며 “노동자 서민에게 불리한 국면”이라 말했다.

서 신부는 “경찰은 가난한 사람을 보호해줄 의무가 있다. 하지만 강압적인 자세만 유지하고 있다”며 “더 이상 85호 크레인 농성자와 정리해고 노동자들이 피폐화 되는걸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올바른 양심은 보고만 있으면 안 된다고 봐 미사를 계획하게 됐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고통 받는 곳에서 함께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 생각하기에 나서게 되었다”며 미사를 진행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미디어충청,울산노동뉴스 합동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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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nsdas

    anj뭐 새삼스럽게 뭘 ㅋㅋ 쥐 치하 4년...집시법 연행자 전수 조사해봐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