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비정규직 분열을 넘어 투쟁으로

9일 희망 자전거, 18일 전국순회투쟁, 23일 금속노동자대회 참가 결의

전직 임원 탄원서 문제로 비상대책위원들이 집단 사퇴하는 등 6월 내내 내부 혼란을 겪었던 현대차비정규직지회가 "분열을 넘어 단결로 비정규직 철폐투쟁에 나서겠다"고 새롭게 결의했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비상대책위원회는 6일 오후 7시 지회 교육관에서 금속노조 간담회를 거친 뒤 7일 오전 9시 이웅화 비대위원장과 각 사업부 대표, 해고자들이 참여하는 전체회의를 열어 호소문을 채택하고 대법원 판결 1년을 맞아 7월18일부터 시작하는 5박6일 전국순회투쟁과 7월23일 특근거부를 통한 서울상경투쟁(금속노동자대회 참가)을 결정했다.

또 현대차비정규직지회 공장점거파업에 헌신적으로 연대했던 김진숙 민주노총부산본부 지도위원에게 힘을 주기 위해 희망 자전거를 타고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으로 달려가기로 결정했다.

비대위는 7일 저녁 대자보를 통해 호소문을 발표했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이웅화 비대위원장은 "그동안 탄원서 문제로 시끄러웠고 비대위 회의도, 사업부 회의도 잘 안됐다"며 "어제 전체회의를 통해서 호소문을 검토했다. 두리뭉실하다는 내부비판도 있었으나 문구조정과 동의과정을 거쳐 호소문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지회가 너무 침체돼 있었고 자본가계급에게 향할 분노가 오히려 내부적인 문제에 갇혀 있었다"며 "희망 자전거와 전국순회투쟁, 서울 상경투쟁에 우리가 참여해서 불법파견 철폐 정규직화 투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우리 스스로도 자기반성과 새로운 결의로 투쟁하는 모습을 현장조합원들에게 보여줄 것이다. 호소문을 채택한 것은 분열을 넘어 단결로, 새로운 불파투쟁을 조직하는 투쟁의 국면으로 전환되는 결의"라고 강조했다.

전직 임원 탄원서 문제 "대의원대회 소집해 재논의"

현대차비정규직지회 비대위는 호소문을 통해 "2010년 7월 22일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는 불법파견이므로 정규직이라는 대법원 판결 이후 우리는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85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선봉에서 최선을 다해 투쟁을 전개했다"며 "11월 15일부터 25일 동안 영웅적인 투쟁을 벌였고, 사상 최대의 해고를 비롯해 현대차의 상상을 초월하는 탄압에 맞서 2차 파업을 조직하기 위해 힘겨운 투쟁을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조합비 유용으로 사퇴한 전 집행부에 대한 탄원서 문제로 인해 단결과 투쟁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비정규직지회 간부들과 활동가들이 서로를 비난하고 분열하는 모습을 보여드린 것에 대해 조합원 동지들에게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한다"며 "현대차 원하청 자본의 가혹한 탄압에 맞서 현장에서 힘겹게 싸우고 있고, 불법파견 정규직화에 대한 열망을 가슴에 간직하고 2차 투쟁을 준비하고 계신 조합원 동지들 앞에 단결과 투쟁의 모범을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정으로 사과한다. 대의원대회를 다시 열어 탄원서 문제에 대한 재논의를 통해 우리 내부의 갈등과 분열을 해소하고, 2차 투쟁과 노동조합 정상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결의했다.

"5박6일 전국순회투쟁, 23일 특근 거부 금속노동자대회 참가 결의"

비대위는 "이제 현대차비정규직지회 간부들과 활동가들은 모든 힘과 역량을 동원해 다시금 이명박 정권과 현대차 자본에 맞서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한 투쟁을 전개해나가려고 한다"며 "비정규직 문제는 25일간의 점거파업을 포함해 동지들의 헌신적인 투쟁으로 우리 사회의 가장 핵심적인 쟁점이 됐다. 야당은 물론 집권여당까지 불법파견 사내하청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비정규직 문제는 더 큰 사회적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또 오는 7월 22일은 대법원 판결 1주년이다. 파기환송된 대법원 종국판결도 조만간 최종 결과가 나올 것이다. 바로 지금은 우리가 전열을 가다듬고 다시금 투쟁에 나서야 할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1차적으로 7월 22일 대법원 판결 1주년을 앞두고 7월 18일부터 5박 6일 동안의 전국 순회투쟁을 전개하고, 7월 23일 특근을 거부하고 전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서울로 집결한다"며 "이번 투쟁을 통해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살아 있다는 것을 정권과 자본에게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 간부들이 앞장서겠다. 자본의 악랄한 탄압에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서 다시 한 번 불법파견 정규직화의 횃불을 높이 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분열과 절망의 시간을 넘어 단결과 희망을 만들어가겠다"며 "하루속히 노동조합 지도부를 선출하고, 부족하지만 지도부를 중심으로 굳게 단결해 2차 투쟁을 힘있게 만들어내겠다. 동지들에게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하며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해 모든 힘을 모아 싸워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일 현대차비정규직 3지회는 금속노조 충남지부에서 공동회의를 열고 "7월18일부터 23일까지 현대차비정규직 해고역량과 비정규 단위 역량을 모아 전국순회투쟁을 진행하고 이 힘을 모아 23일 금속노조가 주최하는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위한 금속노동자결의대회를 개최한다"고 결정했다.

전국순회투쟁단은 금속노조 김형우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현대차비정규직 3지회 해고자들이 참여한다. 또 금속노조 비정규대표자회의(금속비투본)가 조직적으로 참가하고 한국지엠, 기륭전자, 동희오토, 쌍용차비정규직지회가 참여한다. 현대하이스코, 금호타이어, 기아차비정규직분회도 교대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전국순회투쟁 일정은 18일 현대차울산공장에서 출발해 19일은 광주권, 20일은 전주, 아산, 21일은 쌍용차와 기아차, 22일은 서울 주요거점에서 순회투쟁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리고 23일 오후 3시에는 전국순회투쟁을 총화하고 불법파견 정규직화의 결의를 모아 사회적 쟁점을 제기하는 금속노동자결의대회를 서울 도심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기사제휴=울산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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