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진짜 노조’ 설립

삼성 노조, 12일 창립총회 개최...노동부에 설립신고서 제출

무노조 경영 방침을 고수해왔던 삼성에 자발적 노조가 설립됐다.

삼성노동조합(위원장 박원호)은 12일 오후 7시,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설립총회를 열고 삼성노조의 첫 행보를 시작했다. 노조 설립 준비기간 3년만의 결실이다.


이 자리에서 삼성노조는 박원호 위원장과 조장희 부위원장을 임원으로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현재 노조 조합원은 삼성 에버랜드 노동자 4명으로 구성돼 있지만, 초기업별노조인 만큼 삼성 전 계열사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노조 조직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삼성 반도체와 삼성전자, 삼성 LCD 등에서 백혈병을 비롯한 희귀질환 피해자 제보가 늘어나고 있으며, 삼성 탕정공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김주현 씨의 사례로 삼성의 노동현장에 대한 문제의식이 생겨나고 있어, 이후 노조는 삼성 계열사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점을 제기하며 노조 확대에 나설 수 있는 거점을 확보한 상태다.

박원호 위원장은 “노조 설립 필증을 접수하고 교부받기까지의 과정이 우선적으로 걱정되지만, 의지와 열정으로 헤쳐나간다면 그 정도 두려움은 별 문제 없을 것”이라며 “위원장으로서 삼성노조 조합원 권익 보호와 민주노조 사수를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노조 지도위원으로 위촉된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은 “삼성노조는 초기업별노조로, 노동자는 하나라는 기본적인 원칙을 갖고, 삼성 정규직 노동자를 비롯해 협력업체, 하청업체 노동자 등 삼성의 모든 노동자를 대상으로 조직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노조는 13일 오전 10시, 과천 노동부 민원실에 설립신고를 냈다. 하지만 이미 복수노조 시행 직전인 지난달 23일, 삼성에버랜드에 아직 구체적인 정보가 드러나지 않은 노조가 설립된 바 있다. 삼성노조 측은 “회사에서는 에버랜드 노조에 대한 정보를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며, 정보공개를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삼성에버랜드 노조 역시 4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은 용인시청으로부터 설립신고증을 받은 직후, 사측에 교섭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7월 1일부터 시행된 창구단일화 절차에 따르면, 노조가 사측에 교섭요청을 한 뒤 7일 이내에 다른 노조에서 교섭 요청이 없을 경우, 해당 노조는 2년간 교섭대표노조의 지위를 갖는다.

때문에 노동계에서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놓고, 사측이 교섭권 확보를 위해 ‘알박기’ 식의 어용노조를 세운 것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3년간 노조 설립을 진행시켜 왔던 삼성노조 역시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김성환 위원장은 “3년이라는 기간동안 노조 설립을 위해 준비했고, 복수노조 시대가 열렸는데 사측의 알박기 노조로 삼성노조가 활동하기 어려운 부분이 생길 수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한편 이 자리에서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걸어가야 할 길이 가시밭길이고, 더 큰 어려움이 있겠지만 정의는 반드시 승리하고 진실은 국민에게 알려질 것”이라며 “지금은 비록 4명의 조합원이지만, 삼성 20만 노동자의 큰 희망이 되는 장족의 발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태그

삼성 , 노조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윤지연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ㅋ ㅋ

    저놈의 단결 투쟁 무슨종교도아니고 ㅋㅋ ㅋㅋ

  • 전한나라당해체결사대사령관

    삼성노동자의 안전한 산업현장과 인권, 진정한 복리후생이 존중되기 위해서는 노동조합은 필수입니다.

  • 가가고고

    이번에 삼성노조 설립한거 축하드립니다,...
    부탁이 있다면 삼성 노조원들의 급여가 얼마가 되는지 궁금합니다... 제발 알려주세요. 아자씨들은 정보공개요청 참 잘하는데 본인들의 정보는 공개하지 않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