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지 않았으니 연대로 금속노조 자신감 찾자“

[인터뷰] 유성기업 노조원..."총력투쟁-총파업 대대 결정 사라졌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60일 넘게 투쟁하고 있다. 투쟁이 길어질수록 심신이 지치고, 연대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희망 커피, 희망 닭갈비, 희망 족발, 희망 샐러드... ‘밤에는 잠을 자자’고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싸움에 연대의 손길이 이어지고, 노동자들은 그 물품을 볼 때마다 감동한다. 특히 희망의 물품과 함께 손수 쓴 편지가 있을 때 더욱 그렇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가슴 한 구석은 허전하다. 허전한 빈 구석은 허탈, 분노, 체념, 바람 등 여러 감정으로 얽혀 있다. 그들이 아직 하지 못한 얘기, 노동자의 하나의 조직, 산별노조인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체념, 비판...“그래도 금속노조의 연대를 호소합니다”

유성기업지회는 금속노조에 연대를 호소했다. 대다수의 노동자, 노조활동가들은 유성기업지회의 투쟁은 유성기업 노사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밤에는 잠을 자자는 보편적이 요구는 단위 사업장의 요구를 넘는 문제였다.

동시에 회사의 직장폐쇄와 동시에 지회는 유성기업-현대차-창조컨설팅이 작성했다고 주장하는 ‘노조 파괴 시나리오’를 폭로했고, 노동계는 현대차의 자동차부품사 지배 개입의 실체가 드러났다고 문제제기 했다. 또 유성기업-현대차의 민주노조 파괴 실체가 드러난 만큼 유성기업지회 투쟁으로부터 민주노조를 사수하기 위한 싸움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련해 금속노조 대의원들은 지난 5월 30일 대의원대회에서 ‘유성기업지회 사수 특별결의(안)’으로 △6월 3일 금속노조 15만 공동 잔업 거부투쟁 △유성기업사태 해결을 위한 금속노조의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시 6월 하순 금속노조 총파업 및 총력투쟁 전개한다고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하지만 대의원대회 결정은 지켜지지 않았다. 사용자단체와 중앙교섭 중이었던 금속노조가 합법적인 쟁의권을 얻으면서 유성기업 사태 해결을 위한 노동자 총력투쟁 및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은 빗나갔다. 7월 6일 권역별-지역별 2시간 이상 파업이 전부였고, 13일 새벽 노사 중앙교섭이 의견일치 되면서 13일 4시간 부분파업은 노조 간부 집회로 바뀌었다.

“지난 대의원대회 결정이 지켜지지 않는 것을 보니, 이행하지 않는 결정은 결정사항이 아니다는 생각이 든다. 금속노조와 소속 간부, 조합원들이 이미 유성 투쟁의 의미를 잘 알지만, 나서서 하기에 부담감을 느끼는 것 같다. 책임회피가 있는 것 같다. 또, 공안탄압이 심하니까 투쟁하기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다”

“지난 대대의 결정은 이행해야 한다. 금속노조 지도부라면 이 투쟁 우리와 같이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닌가. 금속노조가 아무것도 안 하는 것처럼 보인다. 올해 9월 임기 말이라고 해도 지도부가 함께 투쟁해야 하는 것 아닌가. 사실 불가능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우리는 단일노조인 금속노조에 연대를 호소할 수밖에 없다”

“말로만 하는 투쟁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 달라. 금속노조 지도부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인정을 할 수는 없다. 지부장이나 위원장이 나이도 많고, 세상 살아가는 이치도 알겠지만, 지도자 아니냐? 소신은 지켜야 한다. 큰 조직을 움직이다 보면 여러 생각을 해야 하지만, 결정을 번복해서는 안 된다. 지금의 행동은 지도자로서의 결단이 아니라, 모면하는 수준으로 보인다”

“‘강철의 대오가 양철의 대오로 바뀌었다’고 하는데, 금속노조를 믿느니 복귀한 동료 5명을 설득해 다시 투쟁에 동참하게 하겠다고 말하는 조합원도 있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대한 분노도 있지만 배제도 있다”


금속노조 대대 결정이 이행되지 않고, 문제제기조차 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체념하거나 ‘금속노조 역시 답이 없을 것’이라며 민주노조 운동에 대한 회의를 드러내는 조합원도 있었다.

“지난 대대에서의 결정사항을 이행하기에는 부담이 클 것이다. 총력투쟁을 하려고 하면 다른 교섭들이 진행되지 않을 것이고, 공권력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금속노조도 답이 없을 것이다”

“공권력이 버티고 있고, 집회가 다 막혀있으니 금속이 할 수 있는 게 있나? 그러니 한진중공업도 해결되지 않는 게 아닐까. 또 금속노조가 안 싸운 지 오래 됐고, 노조 간부들도 어느 정도 싸우다 절차 밝고 해결하니까... 관성화 된 것 같다”


“충남, 대전충북 지역지부가 나서야”
“완성차노조 고충 이해하지만...”


금속노조 충남지부, 대전충북지부에 대한 불만도 올라온다. 지역 지부가 나서야 한다며 지부장 및 노조 간부들이 같이 농성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늘 해왔던 대로 하는 것 같고, 뭔가 적극적으로 투쟁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지역지부가 답답할 거란 생각은 한다. 집회조차 맘대로 못하는 조건이니까. 그래도 강 건너 불구경 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지역지부도 몸 사리는 것처럼 보인다. 노조 활동의 활발한 활동이 많이 줄었고, 의식도 예전만큼 못하고. 지역지부도 딱히 대안이 없다고 말한다”

“지역지부가 좀 더 연대를 확장했으면 한다. 조합원이 선출한 사람들 아닌가. 그래도 아직 금속노조를 믿는다. 현실적인 조건을 말하는 건 좋은 데, 현실적인 조건에 발목이 잡혀 한 걸음 앞으로 나가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앞으로 우리는 패배하는 일만 남았다. 유성기업만이 아니라 노사 분쟁 사업장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일반적인 얘기지만, 제발 결정한 것 만큼만이라도 하자”


또, 오래된 비판이지만, 완성차노조가 움직이지 않으면 금속노조가 독자로 움직여도 실제 영향력은 없다는 제기도 나왔다.

“완성차 노조에서 한 번만이라도 제대로 연대하면 금속노조가 힘을 받아 투쟁할 것이다. 특히 현대차지부는 남의 일이 아니지 않은가. 지난번에 울산 현대차에 가서 선전전을 하는 데 조합원들은 엄청 관심이 많았다”

“완성차 노조는 나름대로 고충이 있을 것이다. 많이 들어서 알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운동의 대의와 원칙 아니겠는가. 완성차 정규직이 안전 빵이 아니라는 사실은 이미 사회적으로 드러났다. 금속노조, 지역지부, 완성차노조, 유성기업지회 모두 나름의 이유, 혹은 핑계가 있다. 하지만 용납되는 건 아니다”



“우리가 만든 노조...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금속노조를 비판하면서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노동계가 단결하고, 연대해 총체적인 노동에 대한 공격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칠게 말하면서도, 금속노조는 ‘우리가 만든 노조’라는 자부심도 있었다.

절망 속에서도 피는 것이 희망이라고, 노동자에게 그 희망은 ‘연대’와 ‘단결’이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이 말이, 지금 시기 유성기업 노동자들에게는 절실해 보였다.

“우리가 쌍용차 노동자들을 지켜내지 못하면서 그 이후 발레오, KEC, 한진중공업, 유성기업 등 여기 저기 터지고 있다. 금속노조와 조합원들이 자신감을 한 번 가져야 하지 않겠는가. 계속 밀릴 수는 없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금속노조가 앞장서서 조합원들을 이끌어 달라”

“우리 단 하루라도, 금속노조 조합원 전체가 나서 기계를 멈춰보자. 우리가 자심감이라도 얻는다면, 유성기업뿐만 아니라 한진중공업, 앞으로 벌어질 노조 탄압에 대응하는 발걸음이 가벼워지지 않겠는가”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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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아, 제발

    금속노조 진짜!!!

  • 아 정말

    일하겠다고 그러는 놈들이 금속노조랑 하루라도 기계를 멈춰보자? 그게 니들 본심이지 평소에도 뒤지게 일 안하던 놈들이 일하겠다고 할리있나 쇼지 쇼

  • 이미

    평소에도 금속노조 개무시하고 지부 개무시하던 유성은 버린자식임 자업자득 유성은 살려놔봤자 금속노조에 하등의 도움될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