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유성 사태 해결 기도회도 불허

차벽, 살수차 동원 기도회 취소...민주노총 집회 열려

민주노총이 유성기업 아산공장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하려 했으나 경찰이 차벽차량과 살수차를 동원하여 이를 막았다. 또한, 충북지역의 기독교, 천주교 등 종교인들이 공장앞에서 기도회를 열려고 했으나 경찰이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만 참석 가능하다고 해 실랑이 끝에 취소됐다.

  경찰은 차도와 건설현장까지 차벽차량 3대를 동원해서 막았다.

민주노총 대전ㆍ충남ㆍ충북본부는 13일 오후 3시에 유성기업 공장 앞에서 유성기업 사태 해결을 위한 충청권결의대회를 진행하려고 했으나, 경찰이 차량을 통제해 공장에서 아산 방면으로 약 1km 떨어진 곳에서부터 참가자들이 모여 공장앞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결의대회는 민주노총 충청권 조합원과 금속노조 수도권, 충청권 지역의 확대간부들 등 약 800여명이 참석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3시부터 방송차를 선두로 약 300m 정도 이동했으나, 경찰이 차벽차량과 살수차, 전경 22개 중대를 동원해 도로를 막아 행진이 중단됐다.

오후 4시경, 충북지역의 종교인 4명이 공장정문에서 기도회를 여니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경찰에게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경찰이 이들에게 최종적으로 유성지회 조합원들만 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준다고 했으나, 종교인들은 이 제안을 거부하고 기도회를 취소했다.

조순형 전도사는 “경찰은 처음부터 공장앞에서 진행 될 기도회의 순수성을 운운하며 불허했다”며, “예배 자체를 못하게 하는 경찰의 대도를 알려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기도회를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순수한 예배도 거부하는 경찰이나 정부에 대해 항의하는 방법을 종교인들을 모아 따로 논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종교인들이 경찰에게 항의하고 있다.

경찰이 도로를 계속 막고 있어, 집회신고 장소인 유성기업 공장 앞으로 가지 못한 참가자들은 그대로 도로에 앉아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입을 모아 “헌법에 보장된 집회 한 번 하기가 왜 이렇게 힘드냐”고 토로했다.

김현미 금속노조부위원장은 "한진중공업과 유성기업에서 민주노조 탄압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고,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은 더욱 더 가혹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그들의 의도는 바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고 민주노조를 압살해 버리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다고 하지만, 이 시대는 같이 미쳐서 물어 뜯고 싸워야 하는 것 같다"며, "우리 좀 더 힘을 모아 투쟁하는 동지에게 힘을 주자"고 호소했다.

정원영 민주노총충남본부장은 “대한민국은 어느 순간 개판이 되었고, 유성기업 현장은 법도 없고, 상식도 없는 곳이 되어 버렸다”며, “경찰이 무슨 권리로 집회마저 거부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유시영 사장과 용역깡패와 경찰이 한 편이다”며, “투쟁으로 이 상황을 돌파해야 한다. 투쟁은 빡세게, 교섭은 유연하게 해서 이 투쟁 승리하자”고 외쳤다.


윤영호 지회공동비대위원장은 “회사에서 가정통신문을 많이 보내는데, 그 내용에는 노조 간부가 조합원들을 회유하고 협박해서 복귀하지 못하게 한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적혀있다”고 알렸다. 이어, “진정성 운운하는 회사가 조합원들에게 소화기 집어 던졌고, 용역깡패들을 돈 주고 사서 쇠파이프를 휘둘렀다”며, “그것이 회사의 진정성이라면 우리도 얼마든지 보여 줄 수 있고, 끝까지 투쟁해서 공장으로 들어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설노조충북지부, 쌍용자동차지부, 만도지부, 대한이연지회, 발레오공조코리아지회의 대표자들은 앞으로 나와 발언을 통해 연대의 뜻을 밝혔다. 이어, 공무원노조 충남본부, 우진교통노조, 민주노동당 충남도당 등의 투쟁기금 전달도 이어졌다.

홍순국 우진교통노조위원장은 투쟁기금을 전달하면서, “유성기업지회만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해 진다. 04년도에 우진교통노조가 파업하고 투쟁할 때 유성지회 동지들의 힘이 매우 컸고, 고마웠다"고 전했다. 이어, “돈 몇푼 전달이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 민주노총 조합원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하나가 되어 투쟁하면 분명히 승리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후 5시,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결국 기도회에 참석하지 못하고 해산했다. 민주노총은 16일 오후 3시 유성기업 공장앞에서 다시 유성기업 사태 해결을 위한 결의대회를 진행 할 예정이다.

한편, 유성기업지회는 결의대회가 끝난 후 경찰의 이번 집회와 기도회에 대한 불허 방침에 대하여 "성직자 겁박도 모자라 기도회까지 가로막는 경찰의 만행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과거 잔악한 군부독재의 탄압 속에서도 종교행사까지 공권력이 막아서는 일은 없었다"며, "역사가 거꾸로 돌아 경찰은 스스로 공권력이길 거부하는 행동을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민주노총 사무실 압수수색, 중환자 구속, 짜맞추기 편파 수사를 넘어 종교의 신성한 권리마저 경찰은 유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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