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노조 간부 단식 21일, 200인 동조단식

“투쟁하는 노동자에겐 ‘밥보다 연대’가 필요하다”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이재윤 비대위원 단식 21일 째, 직장폐쇄 62일째를 맞아 200인 한 끼 동조단식 문화제가 열렸다. 민주노총충남본부, 금속노조충남지부, 가족대책위원회 등 200여명이 저녁 식사를 하지 않고 18일 오후 7시 유성기업 아산공장 정문 앞으로 모인 것이다.


공장 정문 앞에서 문화제가 열리자 용역경비들이 긴장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회사가 동원한 용역경비와 경찰은 그동안 공장 정문앞 노동자들의 행사를 대부분 불허했고, 기도회조차 열리지 못해 종교인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아산인권선교회가 준비한 문화행사와 참가자들의 발언으로 진행된 문화제는 종교인들이 노래 공연을 선보여 박수와 함성이 연발했다. 참가자들은 문화제 마지막 행사로 공장을 바라보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촛불을 들고 비닐하우스 농성장으로 향했다.

  아산인권선교회 소속의 임인수 새암교회목사

임인수 아산인권선교회 소속 새암교회 목사는 “여러분들의 ‘밤에 잠 좀 자자’는 요구는 마치 물이 흐르는 것과 같을 것이다. 물은 많은 장애물을 만나 부딪치고 깨지지만 계속 흐른다”며 “지극히 당연하고, 정의로운 요구가 끊임없이 나와야 한다. 이렇게 힘내서 하는 일은 여러분들이 희망하는 세계, 원하는 세상이 되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정원영 민주노총 충남본부장은 “21일째 단식하는 이재윤 비대위원과 우리 조합원들이 공장에 들어가기 전에 기개가 꺾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지금은 힘들겠지만 미래를 위한 투쟁이라고 생각하고, 현장 복귀 선언 이후의 투쟁은 적금이라고 생각하자. 지금까지 잘해왔지만 조금만 더 노력하자”며 노조원들을 독려했다.

장인호 금속노조 충남지부장은 “직장폐쇄가 시작된 지 어느덧 2달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사측에서 진정성 이야기가 아직도 나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이재윤 비대위원의 단식 농성이 헛되지 않도록, 유성기업 사장이 결단 내릴 수 있도록 모두 함께 투쟁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훈 유성기업지회 공동비대위원장은 “직장폐쇄는 62일째, 이재윤 비대위원의 단식 21일째, 하루에 물 한 모금 마시면서 단식하고 있는데, 우리는 배고픔을 함께 느끼기 위해 동조단식 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느끼는 고통을 회사는 모른다”며 “회사는 아직도 진정성 타령하며 민주노조를 깨려는 본질을 숨기고 있다”고 분노했다.


관련해 유성기업지회는 “이재윤 동지와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싸움을 지지하는 전국의 동지들이 비록 공장 앞까지는 많이 못 왔지만 멀리서나마 저녁 한 끼를 함께 굶었다”며, “투쟁하는 노동자에게는 ‘밥보다 연대’가 필요하다. ‘연대’만이 이재윤 동지의 빈 가슴과 허기를 채워줄 수 있을 것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재윤(57세) 비대위원의 단식 농성은 6월 28일 유성기업지회 간부들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되고,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면서 시작되었다. 정년퇴직이 3년 밖에 남지 않은 그에게 ‘늙은 노동자’라는 애칭이 생겼고, 지난 7월 7일 농성장에서 57번째 맞는 그의 생일을 조합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축하해줬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이재윤 비대위원의 단식이 21일 차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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