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유성기업 노조원 개별 복귀 '종용'

수사중 “개별 복귀하면 검사가 선처해주지 않겠냐”...노조원 집단 항의

천안 서북경찰서 관계자가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장 면담 요청하러 갔다 ‘퇴거 불응’으로 고소당한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조합원에게 개별 복귀를 ‘종용’하고, 고압적인 질문을 해 조합원들이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유성기업지회 조합원 4명은 19일 오전 천안 서북경찰서에서 노동부 퇴거불응 건으로 조사 받기 전, 사건요지를 설명하던 수사관 진00 씨가 “‘현장에 복귀했냐? 복귀를 하면 나중에 기소가 되어도 검사가 선처를 해주지 않겠느냐’며 개별복귀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윤00 조합원 또 수사관 정00 씨가 “개별수사 중에도 수사관은 ‘현장에 왜 복귀를 안 하느냐?’, ‘비닐하우스에서 무엇을 하느냐?’, ‘개별복귀를 한다는 데 회사가 거부한 사람도 있느냐?’ 등의 노동부 퇴거불응과 관계없는 질문을 했고, ‘왜 인상을 쓰고 있느냐’, ‘묻는 말에만 대답해라’ 등의 고압적인 자세로 일관했다”며 분노했다.

김우영 유성기업지회 조사통계부장에 의하면 경찰이 개별 복귀를 종용하자 조합원들이 집단적으로 항의하며 조사 받기를 거부했고, 담당자가 사과하면서 경찰조사가 다시 시작되었다.

조합원 윤 씨는 “사생활에 관련된 질문을 왜 하느냐고 항의하고 수사를 받지 않겠다고 하자 다른 수사관이 ‘수사담당자가 어제 야근을 하고 피곤해서 실수한 것 같다’며 사과 하고 수사관도 교체해서 조사 받았다”고 전했다.

김우영 부장은 “지난 18일에도 동일한 조사 때문에 조합원 4명이 수사를 받던 중 개별 복귀를 종용한 일이 있었다며, 이번에는 현장에서 담당 수사관에게 1인 시위나 항의방문을 하겠다고 강력하게 항의하고 나서야 사과를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성기업지회는 “역시나 노동부, 경찰, 검찰, 유성기업 사측은 한통속이었음이 드러났다”며 “어떻게 평화롭게 끝난 사건을 가지고 노동부 지청장이 고소하고, 경찰은 상관도 없는 사적인 질문을 하면서 검사 이야기까지 들먹이며 복귀를 종용하는지 모르겠다”며 반발했다.

이어 “항상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고, 가장 공정해야 할 입장에서 공무를 집행해야 할 노동부, 경찰, 검찰이 일방적으로 자본의 편만 들어준다. 국민을 우습게보고, 노동자들에게 상처를 주면서 모욕을 주는 자는 모두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강하게 제기하며 집회와 1인 시위, 법률 대응 등으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노조측 변호사는 “경찰이 조합원 수사 과정에서 기소 유예로 처분해 주겠다거나 혐의 없음으로 해 주겠다고 한 것은 명백히 위법한 수사이다. 특히 주거침입 부분만 수사하면 되는데, 경찰은 노사관계까지 개입하려고 했다”며 “노동부에서 30여명을 고소해서 개별 복귀 시키려고 한 의도인 것 같다. 명백하게 노동부와 충남경찰청이 회사의 편을 들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수사 담당자는 조사를 마친 조합원에게 ‘000입니다. 오늘 죄송했습니다. 차후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빨리 좋은 방향으로 해결되길 바라겠습니다.’ 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수사 담당자가 노조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하지만 천안 서북경찰서 고위 간부는 “조사과정 중에 ‘개별복귀’를 종용하거나, 조합원들이 항의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며 이번 사건을 부인했다.

노조원들은 지난 6월 16일 △유성기업 사장 처벌 △직장폐쇄 해제 △대체근로 수시감독을 요구하며 고용노동부 오복수 천안지청장 면담을 요구했다. 하지만 지청장이 30여명의 노조원과 면담을 거부하고 선별 면담 입장을 밝히자 실랑이가 벌어졌고, 지청장은 퇴거요구서를 보내고 퇴근하며 면담을 거부했다. 당시 노조원들은 노동부에서 하룻밤을 잤고, 다음날 아침 지청장과 면담을 하며 의견을 나눴지만, 노동부는 노조원들이 ‘점거’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기사제휴=미디어충청)

  6월 17일, 유성기업 노조원들은 노동부 천안지청장과 면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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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친 노동청장 노동청장 지가 기다리라해서 기다린것인데 뭐가구려 도망가놓고 고소장을제출하냐 노동자의편에 서야할 노동청이 사측의편을드니 우린 노동청을 고소해야하나?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은 사측꼬봉이돼서 저러고 경찰의 말이 무엇이 진실인지모르겠네 웃기네 열명의 도둑은 놓쳐도 한명의 억울한국민은 만들지않겠다더니 노동자들을 다죄인으로만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