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복수노조 설립 개입했나?

복귀자 “회사가 조합비 일괄공제 거부서명 받아”...노-노 갈등 유발

유성기업 회사가 직장폐쇄를 유지한 채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조합원의 일괄 복귀를 막으면서 복수노조 설립에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복귀자는 <미디어충청>과의 인터뷰에서, 회사 관리자가 복귀한 노조원을 상대로 월급에서 일괄 공제되는 조합비 '공제 거부' 동의 서명을 일일이 받으러 다녔다고 증언, 복수노조 설립에 회사가 개입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유성기업지회는 회사가 '민주노조를 죽이고, 어용노조 설립에 개입'하면서 회사와 노조의 대립을 노동자간의 갈등으로 몰아간다고 비판했다.

복귀자, "회사가 조합비 일괄 공제 거부 서명 받으며 어용노조 가입 독려"
“불법 집회 참여하면 징계위원회 회부한다”...“노동강도 2배”
노조, “민주노조 파괴 하며 노동자간 갈등 유발”


고용노동부 천안지청 관계자는 <미디어충청>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유성기업 일부 복귀자들이 복수노조 설립신고증 발급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신고했으며, 기업별노조 형식으로 충남 아산공장, 충북 영동공장 복귀자를 중심으로 69명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복귀자(이하 L씨)는 유성기업지회에 납부하는 조합비 일괄 공제를 거부하는 서명을 회사 관리자가 받고 있다고 증언하며 “회사가 사실상 지회에 조합비를 납부하지 못하게 하고, 새로 생기는 어용노조에 힘을 실어주면서, 어용노조로의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L씨는 또 “공장장이 이번 주 월요일 복수노조 시행에 따라 교육을 하겠다고 직접 발표했다”며 “복수노조를 주도적으로 준비하는 일부 복귀자들은 비밀리에 노조 가입을 받으러 다니고 있다. 나이 많은 노동자 중심으로 가입했다. 회사가 일부 노동자를 앞세워 어용노조 설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가 현장에서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L씨는 “회사가 복귀자를 중심으로 불법 집회에 참석하면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겠다는 서명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복귀자 몇몇의 증언과 고용노동부의 시정지시를 통해 알려진 초과 연장근로에 대해 L씨는 “두 배로 일하고 있다. 회사가 생산량을 계속 늘리고 있다”며 “‘성과급’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7월에 월급 외에 100만원씩을 따로 줬다”고 밝혔다. 관련해 노동부는 근로기준법을 어긴 초과 연장근로에 대해 시정지시한 바 있다. 하지만 회사는 노동부의 지시를 거부했다.

  회사는 지난 7월 4일 “지난 6월 한 달간 생산량은 유성지회가 불법 집단행동을 개시한 2011년 3월 25일 이전 수준으로서 이미 정상 수준을 회복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일일 생산량이 지난 3월 25일 이전에 220,000개 였고, 6월 30일 210,424개라고 전했다. 농성중인 노조원들은 회사의 초과 연장근로 시행에 따라 공장안 복귀자들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린다며 분노했다.

  6월 17일 밤 9시 15분경, 119 구급차가 유성기업 아산정문에 도착했고 곧이어 붕대로 칭칭 감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른쪽 엉덩이와 허벅지가 피로 흥건히 젖은 영업부 소속 김 씨가 공장안에서 실려나왔다. 유성기업지회는 장시간 노동과 미숙련공 투입에 따른 안전사고라고 주장했지만, 회사는 공식 답변하지 않았다.

현장 분위기에 대해 L씨는 “복귀자들은 농성을 하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여러 소문이 돌면서 노동자간의 갈등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복귀했지만 농성자들을 걱정하는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관련해 유성기업지회는 “불법적 직장폐쇄가 2달이 넘고, 민주노조 죽이기에 혈안이 된 유성기업에서 예견된 일이 일어났다”며 “회사의 모든 행위는 노동조합을 깨기 위한 과정이었다. 어용노조 설립으로 노동자들을 분열로 몰아 민주노조를 와해시키려는 꼼수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지회는 “회사의 행태를 보면 어용노조의 미래가 보인다”며 “언론에도 보도 되었듯 복귀자가 잔업만 월 230여 시간 일한다. 87년 이전으로 돌아간 것이다. 노동부가 시정조치를 내린 것처럼 휴게시간도 없다. 노동자에게 굴종의 삶을 강요하며 일하는 기계로 만들고 있다. 서로 경쟁하며, 동료를 감시하는 현실이 지금 유성기업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어용노조는 해결할 의지도 없고, 오히려 현장통제를 강화 시킬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조측 변호사는 “복수노조 설립 자체는 문제가 없겠지만 회사가 불법 논란중인 직장폐쇄를 유지하고, 개별 복귀를 허용하면서 조합비 공제 거부 서명 등을 통해 어용노조 설립에 개입한다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며 “민주노조 탈퇴를 통해 노조를 약화시키는 데 회사가 개입한다는 정확이 확인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회사 언론 담당자는 전화를 받지 않았으며, 회사측 관계자는 “회사에서 언론 대응을 안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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