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장애’겪는 현대 아산 성희롱 피해자, 산재 신청

50일째 서울상경 노숙농성...‘불안우울장애’와 ‘적응장애’겪어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성희롱 피해자가 ‘불안우울장애’와 ‘적응장애’로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신청했다.

[출처: 금속노동자]

금속노조는 22일 오전 10시 30분, 근로복지공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희롱 피해로 정신적 고통을 앓고 있는 A씨가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요양신청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A씨는 현대자동차 아산 공장에서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로 14년간 일 해왔으며, 조장과 소장에게 반복적인 성희롱을 당해왔다. 이후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자, 사측은 작년 10월 보복성 징계해고를 감행했다.

피해자는 해고 후 7개월 동안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정문 앞에서 농성 및 출근 선전전, 일인시위 등을 진행했다. 현재는 여성가족부 앞에서 ‘성희롱 피해자 원직복직, 가해자 처벌’을 요구하며 50일 째 서울 상경 노숙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피해자는 “아산 공장 앞에서 1인 시위를 할 때, 가해자들이 출근하며 비웃는 모습을 보며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지금도 가해자와 회사 관리자들이 나타나는 꿈을 꾸며, 가해자와 비슷한 차만 봐도 심장이 떨린다”고 토로했다.

현재 피해자는 ‘불안우울장애’과 ‘적응장애’로 일주일에 한 번 씩 정신과 전문의 상담과 치료를 받고 있다. 담당 의사는 진단서에서 “추행장면이 회상되고 쉽게 놀라며 불면, 우울, 불안 증상 등을 호소하고 있어 심리적 안정을 위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때문에 김현미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관리자에게 성희롱을 당하고 부당해고 되면서 피해자는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만큼,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상재해를 즉각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에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높았다. 박승희 민주노총 여성위원장은 “하청업체에 대한 예방의무와 책임을 가진 현대차에 성희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교육과 지속적인 관리감독을 촉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문길주 금속노조 노동안전보건국장은 “이번 산재 신청이 성희롱으로 고통받으면서도 말하지 못하는 많은 여성노동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금속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일상활동이 힘든 피해자가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아 최소한의 치료와 다시 현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과 투쟁을 함께 할 것”이라며 “또한 현대자동차는 직접 피해자의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그

성희롱 , 현대자동차 , 근로복지공단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윤지연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