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이재윤 비대위원, 단식 28일 응급실행

건강 급속도로 악화돼 쓰러져...검사 결과 “더 이상 단식 힘들어”

유성기업 아산공장 앞 굴다리 밑에서 단식농성을 진행하던 이재윤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비대위원이 쓰러져 단식농성을 중단, 병원에서 치료중이다.


단식농성 28일 째인 25일 오전 11시, 이재윤 비대위원의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되어 구급차로 충남 천안의료원에 이송되었다. 이 비대위원은 지난 21일부터 심한 어지러움과 두통, 복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성기업지회 관계자는 “5~6일 전부터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되었으며, 지난 21일 전문의가 농성장에 방문해 검진 결과 ‘주말을 넘기기 힘들다’고 했으나 본인의 의지가 너무 확고해 단식을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천안의료원 의료진은 “일단 몇 가지 혈액검사를 통해 몸 상태를 확인해 봐야겠지만, 탈수증상이 확인되었고 장기간 단식을 진행하였기 때문에 더 이상의 단식은 힘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재윤 유성기업지회 비대위원은 <미디어충청>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2일만 지나면 단식이 30일째이기 때문에 조합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아침에 썼는데, 이렇게 쓰러져서 병원에 실려 오고 단식도 허무하게 끝나게 되니깐 너무 안타깝다”고 전했다.

또 “갑자기 쓰러져서 조합원들이 놀랬을 것인데, 비록 건강상의 이유로 단식을 이렇게 끝내게 되었지만 우리 모두가 처음에 약속했던 일괄복귀 투쟁을 끝까지 해나가야 한다”며 “치료를 끝내고 웃는 모습으로 당당하게 다시 농성장에서 만나겠다”고 강조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결코 흔들려선 안 될 우리의 희망과 원칙

모내기를 시작 한지 얼마되지 않아 시작된 하우스 거점 주위의 논에는 무릎만치 큰 벼줄기를 보게 됩니다. 두 달이 넘도록 꿋꿋하고 당차게 투쟁해 오신 조합원 동지들 정말 자랑스럽고 존경합니다. 올 여름 유난히 길고 지겨웠던 장마를 견뎌내고 막 시작된 폭염마저도 조금씩 익숙해져 가는 동지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저는 깊이 희망의 울림소리를 듣습니다.

본래 요구였던 주간연속 2교대와 월급제는 유실된 채, 일괄현장 복귀라는 변화된 요구 속에서 지도부의 구속과 수배로 인하여 불가피하게 구성된 비대위, 그리고 다양화된 거점 선전전과 각종 집회, 어려운 조건속에서도 우리의 투쟁이 끈질기게 이어져 올 수 있었던 것은 사측의 무자비한 폭력에 맞서 20여년 동안 줄기차게 지켜온 민주노조를 반드시 사수해야 된다는 생각과 누구하나 빠짐없이 현장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들이 하나의 신념으로 뭉쳐져온 결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단식을 시작한 이후에 많은 생각을 해 봅니다. 맨 먼저 드는 생각은 유성 민주노조운동의 핵심이었던 고(故) 김동암 동지입니다. 동지에게 “정말 부끄럽지 않은 투쟁을 해야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그리고 지역상근 활동을 마치고 2001년 5월 복귀할 때 다짐했던 현장투쟁을 통한 현장 조직력 강화, 활동가 양성의 목표는 실천적인 의지 부족과 현실과의 타협으로 후배들에게 떠넘기면서 많은 조합원들에게 현장투쟁의 의미와 방향에 대해 소통하고 설명해서 함께하기 보다는 파편적으로 고립화됨으로써 현장투쟁의 의의가 축소되어 왔음을 부인 할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뿌리 깊은 어용세력들의 행태에 대해서도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했고, 민주노조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폭 넓게 소통하지 못했음을 실토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나의 사상적 신념과 원칙만 지키면 된다는 식의 잘못된 자부심도 살아온 걸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동지들과 희망을 함께 이야기 하고 민주노조 운동의 원칙을 함께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조합원 동지여러분 !

우리가 함께 보고 겪었던 사측의 부당한 불법, 무자비한 폭력을 가습에 새기고 절대 잊지 맙시다. 사측의 행위가 정당했다는 것을 인정되게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쇠파이프를 자르도록 지시하고 소화기 옮기도록 지시하고 용역깡패들의 폭력에 의해 수십명이 다쳐 나갈 때 그들은 옥상에 올라가서 관망하고 있었습니다.

또! 하나 분명히 해야 할 게 있습니다. 직장폐쇄 초기부터 파업대오에 함께 하기보다는 우리를 교란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던자들, 급기야 어용노조를 만들어 민주노조를 깨기 위해 혈안이 되어 움직이던 자들, 그런 자들의 “행위가 정당했고 올바른 판단을 했다”라는 것으로 인정받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동지들! 추운 엄동설한이 지나면 따스한 봄날이 오듯 긴 폭염이 지나면 서늘한 가을이 옵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조건은 어렵고 힘들지만, 서로 독려하면서 지치지 말고 끈질기고 집요하게 이 투쟁 승리 할 때까지 이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건강챙기시고 이따금씩은 하늘을 보는 여유를 가집시다.

2011년 7월 25일
늙은 노동자 이재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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