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정규직,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 재가동한다

"탄압받은 조합원들이 현대차 문건의 살아 있는 진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27일 오후 2시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자동차에서 '금속노조 교섭전략, 교섭 주요일정, 단계별 대응방안'이라는 제목으로 작성된 문건은 비정규직지회의 2차 파업을 대비하며 노동조합의 붕괴를 목표로 하고 있고 현대자동차가 '진짜 사장'이라는 것을 스스로 자백한 명백한 증거자료"라며 "현대차는 그동안 전직 임원들의 비리사건과 무차별 대량 징계탄압, 정규직 신규채용을 하나로 묶어 2차 파업투쟁 동력을 효과적으로 파괴했다. 이번에 발견된 문서는 그 모든 탄압이 원청에 의해 잘 기획된 하나의 작품이라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규탄했다.

이어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현대차의 탄압에도 노조를 정상화하고 투쟁을 전면화할 것"이라며 "지회는 하계휴가 직후 빠르게 비상대책위 체계를 마감하고 조합원 선거를 거쳐 튼튼한 집행부를 세워 불법파견 정규직화 요구를 담은 8대 요구안으로 전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결의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현대차지부 이상수 수석부지부장과 강정형 조직강화실장이 함께 참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현대차지부 이상수 수석부지부장은 "오늘 교섭 결렬 선언하고 나왔다"며 "지부에서는 26일 성명서를 냈고 내가 현대차를 찾아 직접 항의를 전달했다. 문건의 진위를 정확히 밝히고 금속노조를 중심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이후 계획을 짧게 말했다.

발견된 현대차 문건 "지회 2차파업 파괴하기 위한 파업파괴지침"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작년 말 25일간의 1공장 CTS 점거파업 진행 후 불법파견 정규직화에 대한 협상 조건으로 농성을 풀고 내려왔다"며 "하지만 책임 있는 교섭은 온데간데 없고 비정규직 조합원들에게 해고와 정직, 감봉 등 무차별 징계를 자행했다. 그리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회유와 협박, 지회 활동을 제한하는 각서, 상시적인 미행과 감시 등 하청업체장들을 앞세워 저지른 만행은 상상을 초월했다"고 성토했다.

이웅화 비대위원장은 "지난 1월26일 조합원들을 다 죽이는 현대자동차 원청 노사합의서를 거부하고 2월7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화하라'는 8대 요구안 쟁취를 위한 2차 파업을 결의하자 현대차의 전면적인 탄압이 시작됐다"면서 "동원된 관리자들 1000명과 사복경찰이 현장을 누비고 다니고 임원들을 미행 감시하고 지회 교육관을 24시간 사찰했다. 지회 사무실 문을 부수고 들어가 노조간부를 끌어내기도 했다"고 규탄했다.

또 "2월14일 지회 쟁대위를 소집해 2월17일 오후 5시30분 전 사업부 주야간조 잔업 거부를 통한 2차 파업 출정식, 18일 잔업거부를 통한 사업부별 보고대회, 19일 조합원 총회를 통한 2차 파업 결의 등 쟁의행위 일정을 확정했다"며 "현대자동차는 곧바로 2월15일 저녁부터 조합원이 소속된 업체마다 징계위 소집공고를 붙이기 시작하고 징계 대상자를 발표했다. 회사는 전직 임원들과 각 공장 대표들, 대의원과 현장위원들, 평조합원들을 포함하는 그야말로 무차별적인 대량 징계를 자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2월21일 부당징계에 맞선 4시간 부분파업은 무차별적인 대량징계에도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게 부분파업에 나서는 조합원들의 의지와 단결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면서 "부분파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현대자동차는 공장점거파업기간 포섭한 최정민 전 사무국장 명의의 조합비 유용건을 관리자들을 동원해 현장에 뿌렸다. 현대차는 조합비 유용건으로 내부를 흔들고 무차별 대량징계로 8대 요구안 쟁취를 위한 2차 파업을 파괴하려 했다"고 성토했다.

이어 "2월23일 지회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2월25일 양재동 상경투쟁을 결의했다"며 "이번에 폭로된 현대자동차의 '금속노조 교섭전략, 교섭 주요일정, 단계별 대응방안'이라는 문건은 2월23일 지회 비대위가 구성되고 25일 서울 상경투쟁을 앞둔 시점에 작성된 지회의 2차 파업을 파괴하기 위한 현대차의 파업파괴지침이고 아무리 현대차가 언론을 통해 진실게임을 통해 물타기를 하더라도 이 문건은 현대차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사용주라는 것을 스스로 고백한 명백한 증거자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현대차가 문건을 부정하려 해도 문건의 지침에 따라 해고된 내가 이 문건의 살아 있는 진실이고 탄압 받은 우리 조합원들이 이 문건의 진실을 고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의 비열하고 파렴치한 탄압"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현대차는 문서를 통해 아주 비열하고 파렴치한 방법으로 비정규직 조합원을 협박하라고 지시하고 있다"면서 "'소송은 멀고 해고는 가깝다'며 조합원들의 직접적인 생계를 가지고 협박하는 가장 잔인한 방식을 선택했다. '결혼도 해야 하고 처자식, 가족도 봉양해야 하는데 정리해고 되면 무슨 수로'라는 회유방식을 상세히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현대차 또한 '조합원, 비조합원 차별은 없었음. 단지 결과적으로 비조합원 중 채용된 자가 훨씬 많았다'면서 정규직 채용을 미끼로 조합원들의 노조탈퇴를 유도했다"며 "나아가 '조합원 전원이 1차 징계대상자다. 또 다시 2차 집단행동에 나선다면 좌시하기 않겠다'고 협박했고 '해고자를 포함해서 진정 반성하고 성의를 보인다면 재심을 통해 선처를 고려'한다면서 내부분열을 조장했다"고 성토했다.

지회는 "현대차는 이웅화 비대위원장과 비대위 사업부 대표들에 대해 추가징계를 계획했으며 현실에서도 문건에 적힌 그대로 집행됐다. 현대차가 얼마나 노골적으로 노조파괴를 계획했는지 보여준다"며 "이웅화 비대위원장은 정직 2개월의 징계기간을 마치고 지난 4월25일 야간에 첫 출근했지만 다음날인 4월26일 곧바로 해고됐고 이미 해고된 각 사업부 대표들에 이어 윤화준 변속기 대표도 정직기간 중인 4월1일자로 추가 징계해고 됐다"고 밝혔다.

현대차 원청이 비정규직 노동자의 실질 사용주..."즉각 정규직화 실시하라"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현대자동차가 하청업체 직원과는 절대 무관하다는 모든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문건에 드러난 그대로 철저하게 하청업체장을 통해 지배개입했을 뿐더러 모든 탄압 계획을 직접 세우고 실행에 옮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법파견이란 장막 아래 현대차에 의해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이 결정되고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징계가 결정됐다. 게다가 하청업체 뿐만 아니라 유성기업 등 부품사의 노사관계까지 직접 관리해왔다"며 "사내하청노동자의 '진짜 사장' 현대차 정몽구 회장은 모든 불법적인 행동을 중단하고 사내하청노동자들을 즉각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불법사실을 은폐하고 계속 시간을 끌며 탄압을 지속한다면 우리는 지금의 분노를 더욱 더 큰 투쟁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선관위 선거일정 확정공고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전공장에 선거일정 확정 공고를 냈다. 입후보 등록기간은 7월27일 오전8시부터 28일 오후 5시까지이며 29일 입후보를 확정공고한다. 선거운동은 휴가 이후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운동기간은 8월8일부터 10일까지이며 투표는 11일날 진행되고 8월12일 당선자 확정 공고를 낸다. 현대비정규직지회 임원들이 조합원 다수의 참여를 통해 선출돼 지회를 정상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대차는 지난 선거운동 기간 해고자 임원의 현장출입과 현장순회 선거운동을 봉쇄했으며 제한적인 선거운동 보장을 조건으로 본관 수요집회를 유보할 것을 회유한 바 있다. (기사제휴=울산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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