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직장폐쇄, "구조화-사회화 된 폭력”

유성기업노조 직장폐쇄 불법 폭력성 증언대회


유성기업 회사의 직장폐쇄의 불법 폭력성을 고발하는 증언대회가 열렸다.

전국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는 3일 오후 2시 아산시 근로자복지회관에서 증언대회를 열고, 회사의 ‘불법’ 직장폐쇄는 “노동조합만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직장폐쇄=장기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삶이 송두리째 파괴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성기업지회는 “직장폐쇄가 갖는 그 자체의 위법성, 폭력성이 노동자, 한 가족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나아가 이를 구조화하는 사회의 부조리를 폭로해 나갈 것이다. 이 같은 폭로와 환기를 통해 전사회적 각성을 촉구한다”며 증언대회를 연 취지를 밝혔다.

5.18 직장폐쇄 그 날의 악몽, 그리고 테러
"살아온 날 중 가장 공포스럽고 힘든 날이었다"


지회 이명환 조합원의 발언으로 증언대회가 시작됐다. 그는 직장폐쇄가 시작된 5월 18일을 떠올리며 ‘5.18 악몽’이라고 표현했다. 바로 몇 시간 뒤인 19일 새벽 벌어진 용역경비의 대포차 뺑소니 사건은 ‘테러’였다고 읊조렸다.

  19일 새벽 유성기업 사측이 고용한 용업업체 직원이 차량으로 덮쳐 13명의 노동자가 중경상을 입었다.


“제가 제일 먼저 대포차에 부딪혔어요. 담벼락에 부딪히고 바닥에 떨어지고 나서 차량을 보니 멈추지 않고 인도를 향해 달려가더라고요. 차가 지나가면서 아수라장이 되고 처참했어요. 만약 경찰이 이야기 하는 대로 그것이 운전자의 실수였으면 차가 그 자리에서 섰어야 하는데... 그걸 누가 실수라고 보겠어요.”

도성대 조합원은 회사가 이번 직장폐쇄를 사전에 준비해 조합원을 공장 밖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직장폐쇄 전에 회사가 관리직원들에게 여행용 가방을 나눠줬는데, 그 안에는 런닝 5장, 팬티 5장, 세면도구 등이 들어 있었어요. 처음에는 그게 뭔지 몰랐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사측이 직장폐쇄를 준비하고 있었다는 증거였죠. 또, 관리자들과 조합원들 간에 다툼이 있을 때 마다 누가 참여했고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에 대한 증거자료를 수집했다는 것과 11차에 이른 교섭에서 사측이 아무런 안을 가져오지 않았던 것, 이 모든 것이 철저한 준비였죠.”

특히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정규직 노동자의 발언은 현대차와-부품사 관계가 노동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드러냈다.

김영상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위원회 조합원은 “유성기업에서 발견된 노조파괴 시나리오는 우리들에게도 충격이었다. 돌이켜 보건데 부품사가 부품을 납품하지 않아서 라인이 끊긴다는 것은 상상한 적 없었다”며 “유성기업이 현대 기아자동차의 비호가 있었기 때문에 직장폐쇄를 단행해 이 문제를 매듭지으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유성기업지회 가족대책위원회의 증언도 쏟아졌다. 이들은 이미 이번 직장폐쇄의 심각성은 조합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모두의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경찰과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용역경비들은 쇠파이프와 소화기를 조합원들에 던져 부상을 입혔다.

용역경비에게 폭행당해 두개골이 골절된 조춘재 조합원의 부인 안미라 씨는 수술 받고 나오는 신랑을 보고 하염없이 눈물만 났다며, 아이들에게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 줘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런 자리에 서게 될 줄은 몰랐어요. 살면서 별일이 다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신랑은 오고 싶어 했는데 시간이 길어지면 힘들어 할 것 같아서 혼자서 왔어요. 아빠들이 공장에 있을 때 모든 상황을 지켜봤고, 경찰병력이 들어왔을 때 저와 다른 엄마들을 현행범으로 끌고 갔어요. 사복을 입은 경찰들은 우리를 봉고차에 태워서 어디론가 보내려고 했고, 권위적인 자세로 일관하더군요. 둘째 아들이 경찰이 되는 게 장래희망이라고 했는데 이제 뭐라고 대답을 해줘야 할지 모르겠어요.”

지난 5월 31일 구속된 김순석 쟁의부장의 부인 백영미 씨는 “왜, 나의 남편은 구속되었는지 모르겠다”며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파업이 정당하다고 역설했다.

“투쟁의 선봉에 섰다는 이유만으로 김성태 지회장, 김순석 쟁의부장은 구속되었는데, 용역경비 폭력행위의 선봉에 있는 유성기업 사장은 구속은커녕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네요. 한 경찰은 용역깡패의 행위가 사측의 자구책이라고 까지 이야기 하는데, 그렇다면 돈 많은 사람은 다른 사람을 해쳐도 된다는 말인가요? 억울해서 죽는다는 말이 이제 실감이 나네요.”

최근 대전ㆍ충남 다수 사업장에서 공격적 직장폐쇄
“직장폐쇄는 사회화 된 폭력이다”


민주노총법률원 소속 하태현 노무사는 직장폐쇄의 사례를 소개하며 “최근 수년간 대전ㆍ충남지역은 금속노조 경남제약지회, ASA지회, 신라정밀지회, 충남지역노조 세림산업지부, 한성실업지부, 화섬노조 린데코리아지회, 한올제약지회 등 다수의 사업장에 직장폐쇄 조치를 했고, 많은 경우 불법인 공격적 직장폐쇄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 노무사는 “공격적 직장폐쇄는 단순하게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대항한 행위를 넘어서 민주노조 자체의 와해를 위한 대단히 효과적인 수단으로 활용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사회를 맡은 방효훈 충남노동인권센터 소장은 “직장폐쇄는 구조화 되고 사회화된 폭력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장폐쇄가 바로 폭력이다. 여기에 용역경비, 사법적인 경찰관 검찰의 폭력까지 가해지고 있다. 이것은 인간관계를 파탄내고, 가족관계를 힘들게 하고, 인성관계까지 힘들게 한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나서서 빠르게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이번 직장폐쇄가 공격적이다는 이야기를 시작과 동시에 문제제기 했지만, 80일이 다 되도록 경찰과 노동부는 회사에게 그만두라고 하지 않았다. 우리의 주장이 옳았음에도 그러하지 않았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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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유길

    앞으로1년반 반드시 표로써 보여 줍시다.
    주인이 바뀌어 지금의 철퇴를 가했던 사람들이
    살기 위해 구걸하는 모습을 우리 모두 두눈으로 똑똑히 지켜 봅시다..가슴이 미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