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집단구타...감옥서 진통제만 먹어”

유성기업 구속자 전치4주 진단받고 구치소행...생활 파탄

“사복 입은 형사들이 나를 보자마자 발을 걸어 넘어뜨렸고, 10여명이 달려들어 집단적으로 구타했습니다.”

천안구치소에 수감중인 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 조합원 최희찬 씨는 깁스 한 다리를 끌고 면회장으로 들어왔다.

최 씨는 <미디어충청>과의 인터뷰에서 경찰에게 구타 당해 갈비뼈 6번 7번 골절, 발목인대와 무릎전방십자인대 파열, 장단지 근육파열 등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또, 제대로 치료 받지 못한 채 구속됐다.


최 씨에 의하면 지난 6월 22일 밤, 유성기업 공장 앞에서 경찰과 노동자가 충돌할 때 굴다리 옆 B고속버스 사무실 주차장에 있는 사람들이 조합원인 줄 알고 만나러 갔다. 하지만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조합원이 아니라 사복 경찰이었다.

“경찰들이 저를 구타하고 수갑을 채우려고 했는데, 제 왼쪽 손목에 붕대가 감겨 있으니 수갑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왼쪽 발목을 잡아서 꺾었고, 너무 아파서 소리를 지르니 ‘소리 지르면 부러뜨린다’고 협박했습니다.”

서울의 한 병원에서 전치 4주 진단을 받고 입원 치료중이었던 최 씨에게 경찰이 구속 영장을 신청, 지난 6월 30일 법원이 구속을 결정했다. 당시 충남도경은 이례적으로 127명으로 구성된 합동수사본부를 꾸려 노동자 검거에 나섰고, 노조는 ‘마구잡이식 수사’와 ‘공안 탄압’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현재 구치소에서 진통제로만 아픔을 달래고 있다. 고통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해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면회 간 조합원들도 '살이 많이 빠졌다'며 걱정했다.

“병원에서 3~4주 만 지나면 괜찮아 질 것이라고 했는데 점점 아파옵니다. 밤에 잠을 제대로 못자 자다가 깨고, 아파서 가끔 소리도 지르고... 감옥서 치료는 못 하고 약을 먹고 있는데, 이게 진통제뿐입니다. 구치소에서 주는 모 회사의 진통제로는 저한테 어림없습니다.”

최 씨의 걱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모친과 부인 걱정을 많이 했다. 최 씨의 모친은 지병을 앓고 있어 자주 입원을 해야 했고, 부인은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다.

“어머니께서 일 년에 15~20번은 병원에 입원하기 때문에 매달 100만원 넘게 병원비가 들어가는데, 병원에 못가면 큰일 날수 있어 너무 걱정되고 갑갑합니다. 또 예전에 지회소식지로 쌍용자동차 가족대책위원회의 이야기를 듣고 소름끼쳤는데, 제 처가 우울증을 앓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자살시도도 했고, 지금도 의사가 혼자 있으면 위험하다고 해서 인천의 친척집에서 지냅니다.”

면회시간이 다 되어 숫자 ‘1’이 깜빡거리자 최 씨의 말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는 조합원들에게 “끝까지 농성장을 지켜 달라. 모두 어깨동무 하고 있으면 승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22일 야간충돌 당시, 경찰은 최루액을 섞은 살수차와 서치라이트, 방패, 곤봉을 동원해 노조원을 진압했다. [출처: 금속노조]

관련해 유성기업지회는 빠른 치료를 위해 법원에 병보석을 신청할 예정이다.

방효훈 충남노동인권센터 소장은 “이번 사건은 경찰의 과잉대응으로 일어난 일이다. 참담하다. 집행부도 아닌 일반 조합원임에도 불구하고 전치 4주인 환자를 그렇게까지 해서 구속시켰어야 했는지 의문이다. 빨리 나올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육영수 유성기업영동지회 노안부장은 “직장폐쇄가 불법이기 때문에 이번 과정에 벌어진 모든 피해에 대해 사측에 법적책임을 물을 것이다”며, “뺑소니사건이나 용역경비에 의한 폭력사건까지 모든 것이 유성기업의 공격적 직장폐쇄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고 꼬집었다.

한편 지난 5월 18일 유성기업의 직장폐쇄 이후 노조 간부와 연대온 노동자 총 7명이 구속되었고, 3명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황이다. 반면 유성기업 회사는 아직까지 어떠한 법적 처벌도 받고 있지 않고 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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