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노사, 직장폐쇄 불법 여부 법원 공방

노조 “법원이 직장폐쇄 불법 여부 판단하기보다 공장 복귀 절차 중재”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노조)가 제기한 ‘직장폐쇄효력정지가처분신청’ 첫 심리가 5일 오후 3시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서 열렸다. 심리 결과 유성기업지회는 직장폐쇄 불법 여부를 판단해야 할 재판관이 노사 중재만 시도했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노조측 김상은 변호사는 사측의 직장폐쇄가 위법하고,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직장폐쇄는 강도 높은 쟁의행위로 사용자가 현저하게 불리한 압력을 받는 경우, 임금 부담의 경감 등으로 완화하기 위해 방어적 수단으로 인정되는 것이지 사용자가 노조를 굴복시켜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시기적으로도 정당하지 않은 직장폐쇄라고 주장했다.

관련해 노조는 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으로 합법 파업에 돌입, 지난 5월 18일 주간조 2시간 부분파업을 했다. 회사는 같은 날 저녁 바로 직장폐쇄를 통보하고 용역경비를 투입해 노조원들의 공장 출입을 막았다. 그 뒤 회사는 관리자들과 개별 복귀한 노조원들로 공장을 가동했고, 직장폐쇄와 ‘진정성’이 없다는 이유로 노조원들의 출근을 막았다. 그 사이 제2노조가 설립됐고, 지회는 ‘회사가 사주해 어용노조를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노조는 이미 공개적으로 업무복귀를 선언했고, 현재 다수의 조합원이 회사의 회유로 개별 복귀해 생산이 정상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직장폐쇄를 유지하는 것은, 노조를 약화하고 이를 통제하기 위해 직장폐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회사는 직장폐쇄가 정당하며, 현 시점에서도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과 관련한 11차례 특별교섭에서 노사가 입장을 좁히지 못했다는 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하기 전부터 잔업 거부 등 쟁의행위를 했다는 점, 관리자들의 작업을 방해했다는 점 등을 들었다.

관련해 노조는 “교섭이 진척되지 못했던 원인은 11차례 교섭하는 동안 어떠한 안도 내지 않았던 회사측 책임이다. 또, 설사 노조가 쟁의행위 찬반투표 전 잔업거부를 했더라도, 정규근로가 아닌 시간은 노동자들의 자발적인 선택일 뿐만 아니라 ‘준법 투쟁’을 강도 높은 쟁의행위로 보고 직장폐쇄를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고 반박했다.

노사 공방에 법원은 직장폐쇄의 불법 여부에 대해 판단하기보다 중재를 시도했다. 법원은 일괄 복귀를 주장하는 노조에 ‘일주일 간격으로 50명씩 복귀하는 안’을 제시했다. 개별 복귀와 개별 각서를 요구하는 사측에는 노조원 ‘복귀가 완료되는 기간까지 징계위원회를 미루고, 노조 간부가 대표로 각서’를 쓰는 방안을 제안했다.

회사가 요구하는 개별 각서에 대해 노조측 관계자는 “복귀자에게 확인한 결과, 회사는 쟁의행위 찬반투표 전(5월 18일 이전) 노조가 만국기 제작 등 노조 활동 한 것을 스스로 불법으로 인정할 것, 회사의 직장폐쇄로 노조원이 항의해 공장으로 들어간 기간(5월 18일~24일)을 불법 공장 점거로 인정할 것을 요구했다. 또 회사에 충성 서약서를 쓸 것과 금속노조에 납부하는 노조비 일괄 공제를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복귀자는 또 회사 관리자가 현장에 돌아다니며 금속노조 노조비 일괄 납부 거부 서명을 일일이 받았다고 증언했다.”고 전했다.

이정훈 노조 비대위원장은 “법원은 직장폐쇄에 대한 언급 없이 바로 교섭을 붙였다. 법원의 태도는 문제가 있다”며 “노조와 사측이 교섭을 해야 하는데, 사측이 법원에서 계속 개별복귀를 주장하는 것은 엄연히 노조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건석 노조원은 “화가 난다”며 “판사가 직장폐쇄효력정지가처분에서 직장폐쇄 이야기는 하지 않고 중재만 하려 했다.”며 비판했다.

한편, 이달 12일 오전 11시 30분 직장폐쇄효력정지가처분 심리가 다시 열린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태그

유성기업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특별취재팀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에효

    판사님도 사측??????판사님은 유성기업의 직장폐쇠가 불법이냐 합법이냐만 판가름하면 되는거아니였나요??????그런데 왜 직장폐쇠이야기는 하나도않하시고 회사와 교섭을 진행하십니까???????제발 힘없는 사람들 더이상 짖밟지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