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유성기업 노동자와 ‘올빼미’ 되다

“학생들은 노동자들의 투쟁에서 사회를 배워요”

유성기업지회의 비닐하우스농성장에 ‘2011 반(反)신자유주의 희망선봉대(이하 선봉대)’ 활동을 하는 학생 150여명이 찾아왔다.


150여명의 학생들은 8월 8일부터 13일까지 5박 6일 동안 전국 투쟁사업장에 연대한다. ‘저임금/장시간/고강도 노동 강요하는 현대기아차 규탄, 정리해고 분쇄, 민주노조 사수’ 기치를 걸고 시그네틱스지회, 장안외국인투자산업단지, 유성기업지회,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한진중공업지회 등 투쟁사업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분홍색, 녹색으로 메워진 농성장


9일 오후 4시 30분경 유성기업지회의 비닐하우스 농성장에 분홍색, 녹색 티셔츠를 입은 학생들이 몰려왔다. 티셔츠에는 ‘2011 반(反)신자유주의 희망선봉대’라는 글자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다. 무거운 배낭을 하나씩 짊어지고 온 이들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없었다.

‘선봉대’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모두 다양했다. 선배의 추천을 받았거나 방학 때 노동자들과 만나는 경험을 해보고 싶었단다. 또 전국의 많은 학생들과 생각을 나누고 싶다 등이다. 특히 대학교 1학년 새내기들은 선봉대 활동을 한 지 이제 2일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느낀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제 2일째 진행되었을 뿐인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생각을 깊게 하는 시간이 되었어요. 노동자들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데 이번에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아요.” (이태현, 19세)

“선배들도 선봉대 활동은 빈민활동의 연장이라면서 겪어 보는 게 좋다고 설명했고, 전국의 투쟁 사업장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실제 여러 사업장을 둘러보면서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전국에 많은 파업 사업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언론에서 보이는 것보다 훨씬 충격적이었고요.” (박진주, 20세)



매년 ‘선봉대’에 참가하고 있는 고학년 ‘선배’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후배’들이 자본주의 사회의 이면을 보며 많은 것을 보고 배우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특히 올 여름은 한진중, 유성기업 등 노동자들의 전국 도처에서 투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은 전국의 투쟁사업장을 돌면서 연대할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아요. 하지만, 올해는 유성기업지회, 한진중공업지회, 현대차비정규직투쟁 등 중요한 투쟁에 함께 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후배들에게 설명했어요.”

“이제 2일째가 되었는데, 안산의 시그네틱스지회 조합원들이 10년째 굳건하게 투쟁하고 있는 모습들을 보고 참가자들이 많이 놀랐어요. 5박 6일 동안 참가자들이 느낄 수 있는 것이 다양하겠지만, 우리가 노동자들에게 힘이 되어 준다는 것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오히려 우리가 정신 차리게 되는 기회, 깨닫게 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해요.” (김의미, 24세)


‘선봉대’의 대장을 맡고 있는 안민지(22세) 학생은 “선봉대는 현 시기 정세에서 가장 중요한 투쟁현장에 연대하러 가기 때문에, 투쟁하는 대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지금 사회에서 가장 문제점인 노동자의 삶을 폭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거기서 학생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전국 각지에서 모인 학생들이 다시 자신의 지역으로 돌아가서 각자 투쟁의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해요.”

“참가자 대부분은 5박 6일 동안 활동하기로 다짐하고 왔어요. 밤늦게 진행되는 토론이나 학습으로 몸이 피곤하기도 하겠지만,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기 때문에 고민이 깊어질 거예요.”



선봉대 참가자 전원은 순서대로 번호를 적어 ‘릴레이농성’, 올빼미들이 되었다. 또, 여유 시간이 없어 저녁식사하고 유성기업 아산공장 굴다리 앞에서 저녁 7시 열릴 촛불문화제에서 선보일 율동을 바로 연습하기도 했다. ‘밤에는 잠을 자고, 낮에 일하자’는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투쟁은 대학생들의 연대로 활기가 넘쳤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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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대인

    유성기업 앞에서의 문화제 정말 기억에 남았습니다.
    대구대 동지들의 '바리케이트' 너무 멋졌습니당

  • 36119

    굴다리밑에서의 문화제 잊지 못할 것 같아요
    힘내세요

  • 단결

    앞으로도 이런 투쟁문화제 계속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