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 조남호 회장 '대국민 호소'..."정리해고 외면"

'도피성 체류'로 58일만에 귀국하자마자 호소...일감 확보 하러 갔다?

58일간의 해외 장기 체류로 ‘도피성체류’ 비판을 받고 있는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귀국하자마자 긴급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 했다.

관련해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어떤 법적 책임도 없는 ‘호소문’일 뿐이다”며, 회사의 공신력 있는 답변을 촉구 했다. 또, 금속노조와 민주노총 등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호소문과 관련해 현 사회적 쟁점인 정리해고 문제와 85호 크레인 농성자에 대한 대책이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조남호 회장은 10일 부산시청 9층 기자회견실에서 오전 10시 30분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인적 구조조정은 회사의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3년 이내에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조남호 회장은 지난 6월 29일 국회청문회를 앞두고 외국 출장을 이유로 불참하고 해외에 장기 체류한 것에 대해 “영도조선소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으며, 일감 확보를 위해 단 한 척의 배라도 수주하기 위해 동분서주 했다.”고 해명했다.

반면 수주성과에 대해서는 “유럽 등 선주가 있는 곳이면 다녀왔다. 구체적 수주 내용은 영업기밀사항이라 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호소문을 통해 조 회장은 희망퇴직자 대책으로 “자녀 2명까지 대학 졸업 시까지 학자금 전액을 지원”하겠다고 추가했다. 반면 국민적 관심사인 정리해고 문제와 85호 크레인농성자들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또, 필리핀 수빅 조선소 ‘수주 몰아주기’ 의혹과 영도조선소 폐쇄 의혹에 대해 “수주 몰아주기를 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은, 8만 여평에 불과한 영도조선소의 규모에 따른 구조적인 한계와 선박 건조비용의 차이들을 고려한 선주측의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조 회장은 “3년 이내 경영정상화의 내용은 영도조선소의 8만여 평의 적은 규모로는 세계적 추세에 맞춰 가지 못한다. 그래서 영도조선소는 그 수준에 맞게끔 특성화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오는 8월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청문회와 관련해서는 “국회의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85호크레인에서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농성중인 김진숙 지도위원과 크레인 중층 농성자들에 대한 대책에 대해 조 회장은 “건강이 염려 된다”며 “1400명의 임직원에게 도움이 되질 않는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우선 내려오고, 정상화된 이후 자신의 뜻을 펼쳐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한진중 사장은 정리해고 문제에 대해 “현재는 일감이 없기에 불가피 한 상황이다”며 “연간 조립양이 84만 톤에서 85만 톤이 달성 되는 정상화 시점에서나 논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관련해 한진중 노동자들과 금속노조의 반응은 냉랭하다. 김인수 한진중 정리해고철회 투쟁위원회 부대표는 “정리해고에 대한 대책이 없다. 조남호 회장의 호소문이 전혀 진전된 사항이 없다.”고 했다. 이어 김 부대표는 “호소문을 뜯어보면 국민적 쟁점인 정리해고 문제를 외면하고 있고, 그 본질을 은폐하고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한진중 회사측이 정리해고 문제에 대해 회피하면서 11일 금속노조와의 간담회 논의 자체가 협소해 질 것으로 보인다.


김호규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회사는 지난 5일 간담회에서 시간을 달라하며 11일 간담회를 잡았었다. 하지만 이번 호소문을 보면 정리해고 철회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일방적으로 밝혔다”고 비판하며 “조남호 회장이 58일간 해외체류하면서 대놓은 대책이 이정도 밖에 안 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김 부위원장은 “노사관계를 뛰어넘어 이미 사회화되어 있는 정리해고 문제에 대해 사측이 대화를 하려고 하는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다”며 “11일 무엇을 가지고 간담회를 하겠는가. 회사는 희망퇴직자를 학자금 운운하며 돈으로 해결하려는 등 돈으로 모든 문제를 풀려고 하고 있다. 85호 크레인 농성자, 정리해고 노동자의 고통과 사람을 살리는 데는 관심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김 부위원장은 “회사측에서 말하는 3년 후 복귀 가능성은 이미 근로기준법에 명시되어 있는 내용이다”며 “회사는 지금이라도 금속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하려는 의지를 갖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민주노총은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호소문과 관련해 “오만한 조남호 회장과 그를 감싸는 한나라당을 규탄한다.”며 성명을 발표했다. 민주노총은 “조 회장은 해결책을 제시했지만 정리해고는 철회 할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만 재확인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17일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자신에 대한 의혹은 모두 오해라 공언하는 것 역시 국민과 국회를 무시하는 태”"라며 “언론플레이로 책임을 면해보자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조 회장의 호소문 내용은 9일 있었던 한나라당 원내대책회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아 집권여당이 국민적 지탄을 받는 재벌기업인을 비호하고 협잡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냈다.”고 꼬집었다.

한편, 한진중 회사측과 금속노조는 11일 비공개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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