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뒤늦게 ‘삼성 백혈병’ 대책 마련...유족들 ‘싸늘’

4년 5개월 만의 공식입장...피해자들, “절망을 금치 못한다”

고용노동부가 뒤늦게 삼성 반도체 노동자의 보건관리 강화 계획을 밝혔으나, 백혈병 피해자와 유족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0일,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현장을 전격 방문했다. 이후 노동부는 17일, 브리핑을 통해 삼성전자가 지난 7월 14일 밝힌 자체 보건관리 개선계획에 대해 세부실천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취급화학물질의 독성을 파악해 다른물질로 대체하거나 차등관리하는 제도 운영 △일부 공정에 국한돼 있는 화학물질 모니터링 전체 제조공정으로 확대 △근로자에 대한 정보제공 활성화 △전담 산업의학 전문의 확보 등을 요구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이 같은 계획에 대해 노동부는 “백혈병 역학조사에서 유의미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삼성반도체의 근로자 보건 관리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특별히 요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채필 장관 역시 “삼성전자가 보건관리개선 세부추진계획을 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고용부가 산업보건전문가로 모니터링팀을 구성하겠다”며 “또한 국민을 대신하여 당해 세부추진계획 이행상황을 주기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 반도체 피해자 및 유족들은 ‘절망을 금치 못한다’며 노동부의 계획을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2007년, 고 황유미 씨가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지 4년 5개월 만에 노동부가 공식입장을 발표했지만, 제대로 된 재발방지 대책이 부재하다는 지적이다.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반올림(반올림)은 17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노동부가 내놓아야 했던 공식입장은 전자산업 직업병 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한 재발방지 계획을 수립하고, 피해자와 피해자가 추천하는 전문가 및 현재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참여권이 보장된 현장조사, 특별근로감독, 영업비밀 등 일체의 유해위험 작업환경 공개, 중증질환자 파악 등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의 ‘모니터링팀 구성’ 계획과 관련해서도 “모니터링만 실시하며 마치 삼성이 개선비용에 쓰는 수백억대의 비용과 전시성 노력을 세상에 알리는 역할에 충실하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또한 반올림은 노동부가 ‘삼성백혈병’으로 표현된 반도체 및 전자산업의 유해성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가 아닌, ‘삼성반도체’만의 문제로 한정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들은 “산업재해를 찾아내고 재발하기 않도록 의무를 해야 할 노동부가, 산재를 은폐하고 앞으로 발생할 전자산업 직업병 노동자들의 삶과 죽음을 방치하는 행태를 보이는 것과 같다”며 “노동부는 더 이상의 억울한 죽음과 삶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반올림과 피해자 및 가족들은 향후 고용노동부와 면담을 진행하고, 근본 대책과 모니터링팀 운영 계획, 피해자와 전문가, 현장 노동자 참여권 보장 문제의 명확한 답변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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