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원노동자 고공농성 마무리, 본격 투쟁 돌입

배전현장 바꾸기 위한 투쟁, 다시 조직할 것

열엿새 동안 15만 4천 볼트 위 송전탑에서 고공 농성을 벌였던 고영귀 건설기계지부장과 안성수 남원지회장이 17일 오후 5시경 지상으로 내려왔다. 이들은 지난 8월 2일, 남원 전기원 노동자의 고용승계와 단체협상 체결을 요구하며 동전주 나들목 인근에 있는 송전탑에 올랐다.

태풍과 모진 폭우를 견뎌내며 버텼던 고공 농성, 아직 노조인정 문제 등이 해결되지 못해 내려오기가 쉽지 않았지만, 다시 투쟁을 조직한다는 결의로 고공 농성을 중단했다.

그리고 한국전력 전북본부에서 16일간 단식농성을 했던 류영필 전북 건설노조 본부장과 정광수 민주노총 전북본부장도 농성을 중단했다.

고영귀 지부장은 흐르려는 눈물을 억지로 참으며 “다시 시작하자. 조직을 정비하고 우린 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다시 싸울 수밖에 없다”며 소감을 전했다.

[출처: 참소리]

[출처: 참소리]

전북 건설노조 류영필 본부장은 “이제 무단협 투쟁이다. 지난 8개월간 20년 가까이 유지됐던 임단협을 다시 맺기 위해 많은 양보와 노력을 했으나 배전업체는 우리를 무시했다. 이제 단협을 맺기 위해 애쓰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길을 공세적으로 갈 것이다”고 말했다.

건설노조는 이번 단식 중단과 고공 농성 중단은 더 강력하고 새로운 투쟁을 조직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지부 전기원노동자들은 10차례 이상 교섭과 대화를 사측과 가져왔지만, 단협에서 몇 가지 조항에서 합의를 이루는 데 실패했고, 그 원인을 사측의 노조인정거부로 판단하고 무단협투쟁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으로 건설노조 전북지역 전기원 노동자들은 현장에 복귀한다. 그리고 그동안 문제가 되고 있는 불법하도급에 대해 노동부와 한전에 문제를 제기하고, 배전현장활동(안전활동 및 준법투쟁)을 통해 배전현장에서 노동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발견되면 적극적으로 대처해나갈 예정이다.

건설노조 한 관계자는 “투쟁을 접는 것이 아니고 전면투쟁을 선언하는 것이다”면서 그동안 원만한 교섭을 위해 미뤄뒀던 불법하도급에 대한 고소와 배전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는 것은 배전업체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17일, 민주노총 전북본부 결의대회 힘차게 열려
“30일 전북노동자 총궐기대회를 반드시 성사시킬 것”


한편, 17일 오후에는 한국전력 전북본부 앞에서 1,500여 명의 노동자가 모인 민주노총 전북본부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전북고속 노동자들과 전기원 노동자,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힘차게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면서 “언제까지 이들을 외롭게 투쟁하게 둘 수 없다. 전북노동자들이 모두 모여 힘찬 연대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자”고 오는 8월 30일 전북노동자 총궐기대회의 성사를 요청했다.

[출처: 참소리]

이날 사회를 본 이창석 민주노총 전북본부 사무처장은 “15만 4천 볼트의 전기가 흐르는 송전탑에서 목숨을 건 농성. 노조가 뭉쳤다는 이유로 3억의 어음을 걸고 노조를 깨려고 달려드는 배전업체. 전기원노동자를 당연히 고용해야 하는데 오히려 3자라고 한 발 빼고 배전업체 편드는 한국전력. 이런 더러운 상황은 하청노동자, 비정규직노동자, 도급노동자가 겪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면서 “이는 사회적 구조의 문제다”며 더 큰 연대를 호소했다.

대회사를 연 정광수 본부장은 “건설노조 전기원노조의 투쟁이 이렇게 길게 갈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이렇게 길어진 것은 노조와 대화를 전면 거부하고, 노조를 깨려고 3억의 어음을 묻고 담합한 배전업체의 문제 때문”이라고 말했다.

[출처: 참소리]

이어 “노조가 단결할 수 없으면 그게 무슨 노조냐”면서 “다시 투쟁을 조직하고 더 큰 연대로 노동자의 권리를 지켜나가자”고 소리쳤다.

전기원노조의 투쟁이 새롭게 국면을 전환한 가운데,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8월 30일 전북노동자 총궐기대회를 한국전력 전북본부 앞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전기원노동자뿐만 아니라 1년이 넘어간 전북고속 문제 등 전북지역 장기투쟁사업장의 상황을 전하고 전북노동자의 힘을 다시 모을 예정이다. (기사제휴=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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