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 크레인 사수대 신동순 조합원 단식 9일째

"작은 존재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힘이 되고 싶다"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 사수대 신동순 조합원이 단식에 들어간 지 오늘로 9일째다.

신동순 조합원은 지난 15일부터 단식에 들어갔으나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김진숙 지도위원과 다른 3명의 사수대 조합원이 적극 만류했지만 본인의 의지가 강해 20일 김진숙 지도위원의 희망시국대회 전화 연결 도중에야 신 조합원이 단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졌다.

사수대 박성호 조합원(정투위 해고자 대표)은 "동료 입장에서 단식을 하면 같이 해야 하는데 정리해고 문제가 하루아침에 철회되기 힘드니 거두어 줄 것을 권했지만, 신동순 조합원의 의지와 마음이 간절해 그 마음을 헤아려 주는 것이 맞겠다 싶었다"며 "지금은 이 사실을 알리고 함께 힘을 모아나가야겠다"고 밝혔다.

신동순 조합원은 지난해 한진중공업 울산공장에서 부산 영도조선소로 배치전환됐고, 이번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과정에서 해고통보서를 받았다.

신동순 조합원을 전화 연결해 심정을 들어봤다.

"2003년 김주익 지회장 돌아가시고 크레인에서 직접 데리고 내려왔다. 흙 한 줌 같이 뿌렸던 사람인데 김진숙 지도위원이 85호 크레인에 올라가서 너무 괴로웠다. 더는 사람이 죽어서는 안 된다.

조남호 회장이 청문회에서 박창수, 김주익, 곽재규의 얼굴을 모른다고 했다. 한진중공업 회사측이 사람을 사람으로 보는 것이냐는 의문점이 생겼다. 회사측에 사람 목숨이 귀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2003년도에 충격을 많이 받았다. 그때 조합원들은 쪼개져 나간 다음이었고 김주익 지회장은 생목숨을 걸었다. 그분 돌아가시고 곽재규 열사는 도크 바닥에 떨어져 죽고 7년이 지났다. 그리고 2011년, 우리는 희망퇴직서 쓰는 사람들을 옆에서 지켜보며 지금까지 왔다.

만약 회사에서 크레인을 움직이면 죽음을 불사하고 싸울 것이다.

크레인 위에서 내려다 보면 가대위의 어린 아이들이 보인다. 길거리에서 뛰어노는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 회사의 정리해고 정책은 잘못됐다. 경영상 어려움이었다면 그리고 회사를 정상화시킬 마음이 있다면 젊은 노동자를 정리해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한 푼이라도 임금 더 나가는 정년을 앞둔 사람들이 우선 대상자가 되는 것이 맞다. 회사의 논리를 납득하기 힘들다.

그러나 경영상태를 보면 그 누구도 정리해고를 할 만큼의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 또한 우리들의 판단이다.

한진에 들어와서 마음 편했던 시간들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안 좋은 일만 생겨서 아내와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아내는 지금도 주.야 2교대를 하면서 나 대신 생계를 꾸리고 있다.

내가 단식에 들어가서 주위에 걱정을 끼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목숨 걸고 85호 크레인 지키겠다는 의지로 봐줬으면 좋겠다. 작은 존재지만 어떤 식으로든 힘이 되고 싶다."


  지난 6월 27일 행정대집행 이후 크레인 사수대는 김진숙 지도위원이 농성하고 있는 85호 크레인 중간에서 58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진숙 지도위원의 크레인 고공농성은 23일로 230일째를 맞고 있다. 현재 85호 크레인에는 전기공급이 안 되고 있다.

지난 6월 27일 행정대집행 이후 크레인 사수대는 김진숙 지도위원이 농성하고 있는 85호 크레인 중간에서 58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진숙 지도위원의 크레인 고공농성은 23일로 230일째를 맞고 있다. 현재 85호 크레인에는 전기공급이 안 되고 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날이 갑자기 서늘해져 한기도 느껴진다. 신동순 조합원은 허리 상태가 좋지 않다. 상태가 심해져도 크레인 위에서 파스를 붙이는 게 고작이다.

신동순 조합원이 단식을 풀고 크레인 농성자들이 건강하게 크레인에서 내려오기 위해서는 한진중공업 회사측이 하루라도 빨리 진전된 안을 내놓고 정리해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사제휴=울산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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