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칠순의 청소노동자 다섯 명...‘노조를 지켜라’

김여진 방문 후 휴게실도 폐쇄...“용역 쇠파이프보다 외로움이 더 무섭다”

결국 칠순의 청소노동자 다섯 명만이 노조에 남았다.

지난 1월, 24명의 조합원으로 출발한 롯데손해보험빌딩분회의 이야기다. 불과 7개월 만에 19명의 조합원들이 빠져나갔고, 5명의 조합원들만이 ‘민주노조’를 지키겠다며 힘겨운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다.


조합원들에게 지난 7개월은 7년 같은 시간이었다. 회사의 전원해고 통보에 노조를 만들어 해고를 막아냈지만, 이후 7개월 동안 지속된 사측의 노조 깨기는 버티기 힘든 시간이었다. 용역 업체 반장은 조합원과의 개별 만남을 통해 노조 탈퇴 대가로 현금 10만원과 상품권 10만원을 건넸다.

느닷없이 근무점검표를 만들어 탈퇴를 거부한 조합원의 업무를 꼬투리잡았고, 과중한 업무를 부여했다. 결국 노조 결성 2개월 만에 7명의 조합원만이 남았다. 남은 7명은 4개월 동안 회사와의 싸움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올 여름, 두 명의 조합원이 또 다시 노조를 빠져나가며 칠순의 노동자 5명만이 노조 깃발을 지키게 됐다.

“우리 일곱이 그래도 열심히 싸웠는데, 또 나간다니 내가 막 울었어”
차별, 욕설, 회유...그래도 노조를 지킬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


올 여름, 노조를 빠져나간 두 노동자는 모두 사표를 냈다. 한 명은 건강이 악화돼 자발적으로 사표를 냈지만, 또 다른 한 명은 반 강제적인 사표였다. 일을 하다 손목 부상을 입은 노동자는 회사로부터 ‘무급휴직’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박근덕 분회장은 “손목을 다치고도 일주일을 일했는데, 회사가 키를 뺏고 무급휴직을 통보했다”며 “그리고 해당 조합원에게 끊임없이 전화를 하고 결국 2명의 직원이 집까지 찾아가 사표를 쓰라고 해서 사표를 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일곱 명의 조합원이 노조를 지켜보겠다며 고군분투 해 온 시간이 4개월이었다. 그만큼 단 한명의 탈퇴 소식에도 조합원들은 큰 아픔을 느낀다.

“사표를 썼다는 이야기를 듣고 전화를 했는데 한동안 전화도 받지 못하더라고. 우리 일곱이 그래도 열심히 싸웠는데, 또 나간다니 내가 막 울었어. 최근에야 연락이 됐는데, 막 미안하다고 하더라고... 그래도 만나러 가봐야지.”

남은 다섯 명의 조합원들은 현재도 차별과 욕설, 회유에 시달린다. 주말에는 조합원들의 집을 직접 방문하는 업체 직원을 뿌리쳐야 하고, 주중에는 현장에서 차별과 욕설을 감수해 내야 한다.

조합원 A씨는 “얼마 전 새로 들어온 노동자가 우리와 같이 아침밥을 먹고 있었는데, 비조합원이 왜 거기서 밥을 먹냐며 놀려댔다”며 “우리가 폐병 환자도 아닌데 사람들은 우리와 밥도 먹지 말고 어울리지도 말라고 한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차별을 견디지 못해 소장을 찾아갔으나, 돌아오는 것은 욕설뿐이었다. A씨는 “소장에게 찾아가 소장이 시킨 것 아니냐고 따져 물으니, 내 모가지를 쳐버리겠다며 욕설을 했다”며 “지난번에도 노래를 흥얼거렸다고 ‘머리를 갈아버리겠다’고 했는데, 정말 무엇보다 언어 폭력이 가장 가슴이 아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 조합원들은 점심도 제공받지 못하고 있으며, 임금도 삭감됐다. 기존 노동자들의 점심시간은 롯데손해보험 정규직들의 점심시간과 같은 오후 12시부터 1시까지였다. 하지만 노조가 점심시간에 중식 선전전을 진행하자, 사측은 점심시간은 1시부터 2시까지로 변경했다.

공공노조 서경지부 관계자는 “사측의 점심시간 변경 동의서에 노조는 동의하지 않았으며, 기존 시간대에 그대로 중식 선전전을 진행했다”며 “그러자 사측은 선전전 시간을 파업으로 간주한다며 해당 시간만큼 임금을 삭감했고, 점심밥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휴게실도 폐쇄돼 노동자들은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거나 휴식을 취한다. 배우 김여진 씨가 빌딩을 방문한 후, 회사는 휴게실로 사용됐던 비트실이 언론에 공개됐다며 이를 폐쇄했기 때문이다. 또한 회사는 지난 6월부터 청소노동자들과 연대세력을 상대로 건물 앞에 용역 직원을 배치한 상태다.

“용역의 쇠파이프보다, 조합원들의 외로움이 더 무섭다”

롯데손해보험빌딩 조합원들의 외로운 싸움에 시민들과 ‘소금꽃 공동투쟁단’, 연대 단체들이 뭉쳤다.


‘롯데손해보험빌딩 청소노동자 투쟁 지지 연대를 위한 시민모임’과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소금꽃 공동투쟁단’ 등 150명은 24일 오후 6시, 명동 롯데백화점 앞에 모여 ‘반 롯데자본 시민한마당’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출판사 직원 고태경(33) 씨는 무엇보다 조합원들과의 연대를 강조했다. 그는 “용역의 쇠파이프보다 조합원들의 외로움이 더 외로울 것”이라며 “제가 그들과 함께함으로써 여섯 명이 되고, 여러분 한분 한분이 일곱 명의 조합원, 스무 명의 조합원이 돼서 다섯 명 만의 외로운 싸움이 되지 않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소금꽃 공동투쟁단의 유명자 재능지부장은 “이런 환경과 조건 속에서도 민주노조를 지키려는 선배 노동자들을 위해, 젊은 우리가 포기하지 말고 쓰러지지 말고 선배들의 귀한 노동을 지킬 수 있도록 투쟁하자”고 강조했다.

한편 노조는 노조인정과 고용안정 등을 요구하며 사측에 교섭을 요구해왔지만, 사측이 교섭 거부와 해태를 반복해 결국 지난 6월부터 교섭이 결렬됐다. 또한 지난 23일, 민주노총 서울본부가 원청에 면담을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거절당한 상태다.

때문에 공공노조 서경지부를 비롯한 연대 단체들은 추석을 전후해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 판매시설 등에서 타격 투쟁을 전개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노조는 희망의 버스를 하루 앞둔 오는 26일, 재능교육지부와 명동 철거민, 현대차 성희롱 피해자, 농협 비정규직, 소금꽃 공동 투쟁단과 함께 ‘희망걷기’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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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롯데 제품 불매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