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TV <강심장> 캡쳐 |
이어 "너무 늦은 시각이라 비명 소리를 아무도 듣지 못해 손가락이 기계에 빨려 들어간채로 한 시간 이상 있었더라. 당시 마음이 너무 아팠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예성 아버지, 심야노동으로 인한 산재...“남의 일 아냐”
예성의 팬 뿐 아니라 야간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와 가족들도 예성 가족의 아픔이 남의 일이 아닌 것처럼 여겨질 것이다. 예성의 아버지 상황은 "아버지가 새벽에 홀로 노동을 하다 기계에 손가락이 빨려 들어갔다. 너무 늦은 시각이라 비명 소리를 듣지 못한" 노동 조건이 문제였다. 한국사회 노동자들은 주야간이 바뀌는 심야노동으로 인한 산업재해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야간노동의 위험성은 의학적으로도 증명되어 왔다. 야간노동 자체가 생체리듬을 훼손하고, 그 자체가 발암성물질이라는 것을 국제암기구에서도 발표했다. 한국사회에서 "우린 올빼미가 아니다"는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아직도 나올 수밖에 없다. 완성차 공장노동자, 간호사, 간병노동자 등 밤낮을 바꿔가며 노동하는 노동자들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24일 유성기업 공장안에서 농성을 하던 500여명의 노동자들은 "주야간 맞교대근무제를 주간연속2교대 근무제로 전환하고 시급제 대신 월급제를 시행하라"고 회사측에 요구하다 모두 경찰서로 연행됐다.
유성기업노조의 싸움이 진행중이던 7월 대전충남보건의료단체 연대회의는 성명서를 통해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농성은 단순한 임금 인상이 아니라 노동자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야간 노동의 폐해를 지적하고 이를 폐지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야간 노동은 노동자 개인의 건강만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 생활과 사회 활동에 장애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야간노동철폐를 주장하던 유성기업 노조에 대해 "연봉 7000만원 받는 노동자들이 불법 파업을 벌인다"는 비난을 보냈다. 2010년 기준으로 유성기업 생산직 노동자들의 평균연봉이 약 5700만원이다. 올빼미처럼 주야간 맞교대하고, 주말 특근수당, 상여금까지 포함된 금액이다.
노동자의 자식, 우리도 노동자
SBS <강심장>에 출연한 예성은 사고 전까지 "엄격한 아버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손가락이 빨려 들어가는 사고를 당한 후 "마음이 아팠다. 아버지에게 먼저 다가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몸이 편치 않아 새 직장도 구하기 힘들더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28일 새벽 서울 독립문공원에서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진행한 '희망의 토크쇼'에서 김규항 '고래가그랬어'발행인은 "시민들은 대부분 노동자들인데, 노동운동하고 파업하면 남의 일이라고 생각해왔죠...우리 아이들 대다수도 노동자가 되는데, 우리 아이들에게 노동자가 되는걸 피하는 교육을 한다"고 말했다.
산업재해를 당한 예성의 아버지도 노동자다. 노동자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 예성 자신도 연예기획사에 소속된 노동자다. 이들도 하루 24시간이 짧도록 각종 프로그램 출연과 녹화, 연습으로 밤 새는 줄 모르고 일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과로로 쓰러지는 것도 예사다.
TV에 출연한 한 연예인의 가족사에 대한 슬픈 이야기 속에는 감춰진 '노동자'에 대한 현실이 드러난다. 산업재해, 야간노동의 이야기는 특수한 집단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 속 깊숙히 자리잡고 있다. 이젠 밤에 잠 좀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