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 조합원, 단식 40일 건강악화 병원 이송

회사 요지부동, 한진정투위 호소로 병원 이송됐지만 정리해고 문제 여전히

40일 동안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85호 크레인에서 단식농성을 벌이던 신동순 조합원이 건강악화로 단식을 접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회사측은 단식 40일이 넘도록 관망만 했다.

신 조합원은 오후 9시 15분경, 긴급구조대에 의해 85호 크레인 중층에서 내려와 부산 사하구 당리동에 위치한 OK오병원으로 이송됐다.

  85호 크레인에서 신동순 조합원을 내려보내기 위해 크레인 주변 전등이 모두 켜져 있다.

신 조합원은 단식을 하면서, 허리디스크로 수술한 부위에 통증이 왔지만 참아내며 단식을 40일 동안 이어왔다. 하지만 단식이 길어지면서 허리 부분에 마비 증세가 나타나 거동이 불안해 생활이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세한 몸상태는 병원으로 후송되어 종합검진을 받은 뒤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신 조합원은 한진중 정리해고 사태 해결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이에 대해 85호 크레인 중층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박성호 한진정투위 대표는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 했다. 그는 “조합원들이 같이 함께 살아서 가자는 절절한 마음이 와 닿았다”며 “신 조합원은 단식 농성 해제를 완곡히 거부하며 정리해고 싸움을 해 왔다”

박 대표는 “신 조합원이 단식을 들어 가게 된 것은 한진 자본에 맞서 강력한 투쟁을 하기 위해서 였다”고 단식 농성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회사측의 요지부동함에도 단식을 접어야 한다는 마음에 힘들어 했다”며, “신 조합원은 허리 수술을 받아 상태가 악화되어, 건강상 이같은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이런 결정을 하기까지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며 ‘고통 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여러분, 이제 신동순 동지가 살아서 내려 갑니다. 빨리 치료해서 당당하게 동지들과 함께 하길 바란다. 신동순 동지 마음 받아서 끝까지 투쟁 하도록 하겠다”며 “앞으로 정리해고 철회 85호 크레인 농성은 지속된다”고 밝혔다.

  구급차에 실려 나오는 신동순 조합원을 맞이 하고 있는 사람들

단식 40일차 건강 악화, 정리해고자들 건강 챙겨 ‘함께 살자’ 호소

영도조선소는 23일 오전 신동순 조합원 단식이 40일째를 넘어가면서 건강상태가 악화되고 있어 긴장감이 흘렀다. 하지만 회사는 끝까지 상황을 관망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철회 투쟁위원회(이하 한진정투위)는 23일에도 ‘정리해고 철회’와 ‘건강하게 내려와 함께 투쟁하자’며,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 맞은편에서 94명 정리해고자 전원 동조단식을 이틀째 이어갔다.

단식 40일째, 물로만 버티고 있는 신동순 조합원은 허리디스크로 수술한 부위의 통증이 지속되고 있어 거동이 불편한 상황이다. 어제(22일) 119구조대가 신 조합원의 상태를 확인 하러 85호 크레인 중층으로 올라가려 했으나, 본인의 완곡한 반대에 성사되지 못했다. 이로 인해 한진정투위 소속 조합원들과 그 가족들의 염려했다. 이들은 사태의 악화되며 “2003년 김주익 한진중공업 전 지회장이 85호 크레인에서 농성중 자결한 사태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까 두렵다”며 초조함과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루 동안 한진정투위 정리해고자와 한진가대위의 동조단식이 지속됐다.

일을 빼고 농성장에서 하루를 보낸 신 조합원 부인은 단식이 지속되면서 건강 상태가 제일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남편과 매일 통화 하며, 단식을 만류했다.

그는 “남편과 전화해 수차례 만류하고 있지만 워낙에 완강해 어떻게 설득을 할 수 없었다. 그 사람은 어제 전화하면서 ‘가대위는 임산부도 있고, 아이 엄마도 있어 단식하면 안 된다’며,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서 “지난 추석때 크레인에 올라 갔었다. 몸상태가 안좋아 보였고, 살도 많이 빠졌었는데 지금은 더 할 것”이라며 말을 이어 가지 못했다.

앞으로의 바램에 대해 묻는 질문에 그는 “무엇보다 몸상태가 걱정이다. 빨리 내려와서 치료를 받고 해야 하는데 걱정이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단식 농성중 회사측으로 부터 연락이 있었는 가에 대한 질문에 그는 “연락은 전혀 오지 않았다”며, “사태가 이렇게 장기화 된 건 조남호 회장에게 책임이 있다. 이제 조남호 회장과 회사에 대해 질문하면 처음에 욕부터 떠오른다. 정말 조남호 회장과 회사는 말만 그럴싸하게 포장하지, 실상은 인간미라곤 손톱 만큼 도 없는 사람이다”고 흥분하며 말했다.

  85호 크레인 중층 농성자 4명. 위에 오른쪽이 신동순 조합원이다.

85호 크레인 중층에서 함께 농성하고 있는 박성호 한진정투위 대표의 부인도 농성장에서 하루를 보냈다. 그는 신동순 조합원의 단식에 대해 안타까워하며, “회사는 이렇게 노동자가 강력하게 나서야만 들어 준다”고 말했다.

그는 “형부의 단식 농성은 우리 한진정투위 사람들에게 많은 힘을 주었다. 한진중 투쟁은 누가 해주는 투쟁이 아니라, 나와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서 하는 투쟁임을 확인해 주었다. 이제 우리 한진정투위와 한진가대위가 형부의 뜻을 이어 받아 힘있는 정리해고 철회 싸움을 이어가야 한다"며, 신 조합원의 단식농성이 한진중 가족 모두의 싸움임을 강조했다.

40일, 관망하며 책임지지 않는 회사

한편, 단식 40일을 넘기면서 경찰과 회사, 인권위 등은 85호 크레인의 상황을 주시하며 긴장했다.

경찰은 한진정투위에서 요구한 ‘직접 들어가 설득할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에, 국가인권위와 함께 들어 갈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대답했었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 부산지역 사무소는 신동순 조합원의 상태를 확인하려 하고 있지만 본인의 거부 의사가 완강해 상황만을 주시하고 있는 상태다.

85호 크레인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이광명 국가인권위 부산지역 사무소장은 전화를 통해 “단식이 40일 째라 급박한 상황”이라며, 돌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인권위 입장에서는 생명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라 단식중단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하지만 지금 인권위 쪽에서는 무엇을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쉽지않은 문제’임을 강조했다.

이 소장은 이번 신 조합원 단식과 관련한 회사측 반응에 대해 “회사측도 단식문제는 큰 문제로 와 닿는다고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스스로 그만두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작 책임당사자인 회사측은 ‘본인이 단식을 풀어야 하는 것’이라며, 신 조합원과 한진정투위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정투위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에 신 조합원의 단식 만류와 공식 입장을 전달할 것을 요청 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회사는 전혀 어떤 설득도 안하려 한다. 단식 개인의 문제라며, 주변에서 만류하라고 하며 문제를 떠넘기고 회피하려고만 하고 있다”며 회사측의 무대응을 비판했다.

한진정투위는 신 조합원의 건강 상태 악화에 우려를 표하면서 ‘건강하게 함께 투쟁하자’며, 신 조합원을 설득했다. 결국 신 조합원은 밤 9시 10분경 단식을 풀고 크레인을 내려와 구급차에 몸을 실었다.(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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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농성 , 한진중공업 , 정리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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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111

    중요한거 그런식으로 해도 타협은 없다...


    한진중공업 지회에
    합의에 대해 인정하고 존중할줄 모르는
    민주노총이 항복할때까지는 타협이 없다..

    이싸움은 평행선 상태로 계속된다.

    상급노동계
    민주노총이 인정하고 존중하면 단체교섭권
    밥그릇 돈벌이 기득권을 잃고
    민주노총 해체 되는 수순을 밟게 되다보니 .


    한진중공업 지회 단체교섭권 인정....과 존중

    민주노총 진보된 모습이 여전히 없군.

  • 111

    신동순 동지의 안녕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