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은 사장들 해우소?

[2011 국감] 국감 증인 출석 사용자들 변명일관, 법원 판결도 무시

기대는 안 했지만 ‘역시나’였다. 23일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사용주들은 변명으로 일관하며 노동자의 목소리를 외면했다. 이날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엔 박상설 대우자동차판매 사장, 이우정 주연테크 대표이사, 송시몬 주연테크 회장, 박영호 콜텍 대표이사 등이 나왔다.

▲ 9월23일 국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정리해고와 노동탄압 문제에 해결에 국회가 나설 것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상민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대우자동차판매 정리해고 사태와 관련해 △건설부문 무리한 투자 △고용승계를 보장하지 않은 영안모자로 매각 문제 등을 언급하며 노동자에 대한 책임 전가가 부당한 것이 아니냐고 따졌다. 박상설 사장은 이에 대해 “송구스럽다”면서도 “한국지엠으로 판권을 회수당해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했다.

정 의원은 송시몬 주연테크 회장과 이우정 대표이사에게 중고 부품으로 컴퓨터를 만들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이사는 “반품된 제품이며 실질적으로 중고제품이 아니라”고 강변했다. 이 대표이사는 지난 4월 부당해고 판결을 받은 지회 간부들을 복직시키지 않은 문제에 대해서도 “사규에 의한 해고”라고 당당하게 답했다.

박영호 콜트 회장 태도도 마찬가지였다. 박 회장은 정리해고된 직원들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드냐는 정동영 의원의 질문에 “저도 가슴이 아프다”면서도 “한국에선 경쟁력이 떨어져 공장을 돌릴 수 없다”고 답했다. 폐업과 정리해고를 할 정도로 회사 경영이 악화됐다는 것이 인정되지 않아 해고가 부당하다는 고등법원 판결을 부정하고 있는 셈이다.

조해진 한나라당 의원이 대법원에서 부당해고 판결이 나더라도 다시 공장을 돌릴 여지가 없냐고 따졌지만 박 회장은 “금전적 보상에 대해선 노조 측과 협의할 용의가 있다”면서도 “공장을 다시 돌릴 순 없다”고 못 박았다.

사용주가 증인으로 나오진 않았지만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시그네틱스 정리해고, 현대차 금양물류 사내하청 여성노동자 성희롱 및 해고 사건, 유성기업 용역폭력 사태도 이날 국감 도마에 올랐다. 야당 국회의원들은 해당 지방 노동위원회와 고용노동청에 아예 돌아보지 않았는지 추궁하고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금속노조 소속 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이 9월23일 오전 국회 앞에 모여 철저한 국정감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출처: 김상민]

한편 이날 국회 밖에선 노동자들이 철저한 국정감사를 호소하기도 했다. 한진중공업, 쌍용차, 대우자동차판매, 주연테크, 시그네틱스, 콜트콜텍 등 정리해고와 노동탄압으로 장기간 투쟁을 벌이고 있는 금속노조 소속 사업장 노동자 50여명은 오전 10시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국회가 더 이상 노동자들의 고통을 외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기사제휴=금속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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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

    내가 열심히 한진중공업 지키고 있다....
    한군데 더 있다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