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청소용역업체 어용 복수노조 건설 시도

노무법인과 전략제휴, 노조 집단탈퇴 공작 정황도

지난 7월 1일부터 복수노조가 허용 되면서 노동계에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던 사측의 어용 복수노조를 건설 움직임이 실제 증거로 나왔다.


연세대 청소용역업체중 하나인 제일휴먼스가 어용 복수노조를 설립하려한 정황이 담긴 업무보고서가 27일 공개 된 것. 이 업무 보고서는 지난 9월 20일 노조가 사쪽의 노동조합원 부당해고에 항의하러 제일휴먼스 본사를 찾아가 사장을 기다리면서 책상위에 놓여 있는 것을 노조원들이 발견했다.

제일휴먼스 박 모 차장이 작성한 이 보고서에는 9월 14일과 16일 사이에는 연세대 청소용역 노동자들이 자체으로 노무사에 협조하여 복수노조 설립필요를 느끼게 하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회사차원에서 복수노조 설립시 경우의 수를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이를 위해 노무법인과 전략적 제휴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또 노조가 항의방문을 간 9월 넷째주인 19일과 23일 사이에 복수노조 설립을 조속히 처리하고 창립총회안, 규약안, 행정관청 설립신고서 신고 등 구체적인 점점사항까지 적혀 있다.

사쪽이 개입해 설립한 노조는 보통 어용노조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을 위반한 불법행위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 모 차장은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실제 사쪽은 보고서대로 노조원탈퇴 공작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노조에 따르면 제일휴먼스 관리자가 조합탈퇴서를 배포한 정황이 있다. 노조 쪽에서 회사에 탈퇴자 명단을 한번도 통보한 적이 없는데도 탈퇴자들의 탈퇴 일까지 정확히 계산해 조합비를 공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쪽에서 노조 탈퇴자들을 관리하고 있었다는 반증이다.

심지어 이런 조직적 노조 파괴 움직임과 어용 복수노조 설립 계획이 연세대의 다른 청소 용역업체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진행됐다. 연세대엔 제일휴먼스를 비롯해 장풍HR, 대주HR, 캡스텍, 연학산업 등 5개의 청소경비 용역업체가 있다.


장풍HR은 복수노조 시작을 앞둔 6월 말께 노조에 통보도 없이 노무사를 불러 복수노조 교육을 진행했다. 장풍에서 노조를 탈퇴한 10여명은 현장관리소장 미팅 후 조합탈퇴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대주HR에서는 신규직원 채용 때 노동조합 활동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직원을 채용했다. 현재 제일휴먼, 장풍HR, 대주HR, 캡스텍 소속 조합원 상당수가 집단탈퇴를 한 상태다.

노조는 이를 두고 “노무법인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복수노조를 준비하고 있으면서 겉으로는 마치 탈퇴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복수노조를 설립한 것인 양 포장하려는 계획”이라고 반발했다. 또 “노조에서 통보한 적 없는 노동조합 활동 및 회의내용, 앞으로 진행될 사항까지 기입되어 있다는 것은 실시간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밀착감시, 사찰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이러한 계획들은 업체별 미팅을 통해 모든 용역회사들이 공유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이런 노조파괴 공작을 두고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부 연세대분회는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연세대에 용역업체 퇴출을 촉구했다.

노조는 “민주노조를 말살하기 위한 계획적인 노조파괴 공작의 실체가 드러난 만큼 연세대는 용역회사를 즉각 퇴출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준영 연세대 총학생회장도 “연세대는 용역업체의 조합원탈퇴 공작이나 조합원 해고에 대해 학교가 개입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라고 몸을 사릴 것”이라며 “ 대학본부는 용역업체의 실상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인권유린 업체들을 관리 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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