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 KT, 노동자에게는 ‘죽을래’

KT 관련 회사, 노동자 줄 사망...“살인적 인력퇴출 중단하라”

“고객을 향해 alleh”를 외치는 KT가 ‘인력퇴출프로그램’을 통해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내용이 11일 MBC을 통해 보도됐다. KT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자회사를 제외하고 올해에만 14명이다.

지난 5일 KT 남수원 유선네트워크운용단(NSC) 직원 윤 모 씨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6일에는 KT 논산 NSC에서 일하던 전 모 씨가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KT 자회사의 사망사고까지 포함하면 숫자는 더 늘어난다. 지난 3일에는 3년 전 KT에서 퇴출당해 임금을 삭감당한 채 계열사인 ktcs로 옮겨서 일하던 희망연대노조 케이티씨에스(ktcs) 전모 지부장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전소된 차량 안에서 발견됐다.

KT는 2002년 민영화 이후 6만여 명의 직원을 3만여 명으로 감축했다. 지난 5월, KT충주지사 중간급 관리자였던 반기룡 씨는 직원들의 퇴직을 종용하는 'C-Player‘라는 퇴출프로그램이 있었음을 밝혔다. '죽음의 기업 KT와 계열사 책임 촉구 및 노동인권 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KT공대위)’에 따르면 그동안 KT가 명예퇴직 거부자들에 대해 원거리 발령, 업무 전환배치, 모멸감을 주는 교육프로그램 투입 등을 진행해왔다고 한다.

유가족, “인력 감축한 KT가 죽였다”

지난 6일 KT 논산 NSC에서 숨진 전모 씨는 이날 오후 2시 30분경 국사(KT장비가 설치된 지국)의 냉방장치에 이상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점검을 나갔다 1시간 이후 회사와 연락이 끊겼다. 회사직원들과 경찰이 수색에 나서 이 날 오후 11시 50분경에서야 국사 내에 숨져있는 전모 씨를 발견했다.

  유가족들은 빈소를 차렸으나, 회사가 산업재해를 인정할 때 까지 발인을 미루겠다고 밝혔다. '발인'과 '장지'가 지워져있다. [출처: 미디어충청 자료사진]

유가족들은 “2인 1조로 하던 일을 혼자서 나가지만 않았어도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통한 심경을 전했다. 유가족들은 “회사를 위해 일하다가 죽었는데 산업재해가 아니라며 지병 탓을 하고 있다”며 KT가 숨진 전 씨에 대해 산재승인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분통함을 드러냈다. 전 모 씨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급성심근경색’이 사인이었다.

유가족들의 회사의 인력감축으로 인해 사고가 일어났다며 회사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유가족들은 “회사는 과실에 대한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한다. 게다가 회사는 우리가 많은 돈을 요구하고 있는 것처럼 말한다”며 “우리는 다른 보상금 다 필요없다. 산재인정만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희망연대노조 케이티씨에스 전모 지부장은 3년 전 KT에서 퇴출된 후 그 계열사인 ktcs에서 일하다 6월부터 사직을 강요받아 왔다. 지부장이 사직을 거부하자 회사는 그를 대전에 위치한 콜센터 콜상담 파견업무로 전환배치 해 10월 4일자로 발령을 냈다. 그는 원거리 전환배치 발령 출근을 하루 앞둔 3일 밤 연락이 끊겼다. 이후 전 지부장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3일 밤 불탄 차량에서 발견됐다.

이해관 KT새노조 위원장은 “옆 자리에서 근무하던 동료가 업무 전환으로 인해 나이 50이 돼서 오토바이를 타고 일하다 3번이나 사고가 났다. 그런데도 회사는 산재 처리를 하지 않고 교통사고 처리를 한다”며 말했다.

KT공대위결성, “국회 진상조사 실시하고 인력퇴출프로그램 중단하라”


KT와 계열사에서 죽음이 잇따르자 KT노조와 인권단체와 정당 등이 "KT의 노동인권 탄압 중단과 진상조사“를 촉구하며 KT공대위를 결성하고 나섰다. KT공대위는 12일 오전 10시 KT광화문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T이석채 회장의 사죄와 인력퇴출프로그램 중단 △KT와 계열사 노동자들에 대한 정리해고와 임금 삭감 철회 △KT문제에 대한 국회의 진상조사위원회 조사 실시 △이석채 회장 연임 반대’를 요구했다.

  KT광화문사옥앞에 KT 직원들이 홍보부스를 설치하고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날 KT광화문사옥 앞에는 KT판촉행사 부스와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KT공대위가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려고 하자 회사쪽 관계자가 진행하지 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재찬 희망연대노조 케이티스(ktis)지부 지부장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어 노조가 기자회견을 하는 것도 못하게 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찬 지부장은 “콜센터 근무를 강요하고 10월에는 직군전환을 실시했다. KT는 인력퇴출프로그램 운영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노우정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살려고 올라갔는데 죽어 내려올 수밖에 없었던 용산참사가 생각난다. 쌍용차 장례식장도 생각난다. 얼마나 더 죽어야 하나. KT의 반노동, 반인권적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희 고려대학교 연구교수도 “얼마 전 돌아가신 (케이티씨에스) 지부장님을 정리해고 토론회 자리에서 사례발표 자리에서 만났다. KT는 기업이미지를 포장하고 내부를 감추고 있다. 고객을 향해서는 올레라고 외치면서 노동자들에게 죽을래라고 외친다. 소수의 주주들에게 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에게 이익이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7일 국회 환노위 국감에서 홍영표 민주당 의원이 이재필 노동부 장관에게 KT인력퇴출과 노동자의 죽음에 대한 성실한 관리감독을 요구한바 있다. 이에 희망연대노조는 11일은 노동부 대전지청장과 12일은 서울남부지청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결과에 대해 이재찬 지부장은 “근로기준법 위반과 강제사직에 대해 현장실태조사를 제대로 진행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다음 주부터 근로감독관이 현장 실태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재찬 지부장은 “생리휴가도 제대로 주어지지 않고, 무급휴가를 주는 등 KT는 명백한 근로기준법 위반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자의 잇따른 죽음과 KT 이석채 회장에 대한 낙하산 인사 논란도 불거진 가운데 KT의 노동인권 보장 여부에 대한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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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뿔

    당장 전화부터 바꿔야되겠네!

  • 바람이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113236
    KT노동자 죽음에 대한 이석채 회장 사죄 및 진상조사 아고라 이슈청원 중입니다.

  • 참뜻

    아직 장례도 치루지 못하고 있다니, 고인을 두 번 죽이는 것과 다를 게 없다. kt는빠른 시일내에 유족들의 뜻을 받들어 해결하라. 집에서 사용하는 kt인터넷, 휴대폰 통신사 모두 바꾸고 지인들에게도 알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