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프레스센터'를 점거하다

17~21일 ‘조중동 광고 직거래 금지와 미디어렙법 제정’ 농성 돌입

17일 오후 2시 언론노조는 서울 프레스센터 앞에서 ‘조중동 광고 직거래 금지와 미디어렙법 입법’을 위한 'Occupy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을 열고 5일간의 농성을 시작했다.


“오늘 아침 신문 1면을 봤다. 뉴욕 타임스 광장에서 자본의 탐욕을 규탄하는 점거가 이루어졌다. 자본의 탐욕에 대한 단호한 응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불의한 언론현실에 맞서 오늘 프레스센터를 점거하고자 한다. 조중동과 매일경제 종합편성방송에 온갖 특혜를 주기위해 모든 것은 방치되고 있는 언론현실에 묵과할 수 없기에 행동에 돌입하고자 한다. 자본의 탐욕을 제지하라는 월가점거 구호에 우리는 언론자본에 대한 규제를 가할 것을 요구한다”

프레스센터 앞에 선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의 외침. 지난 6월 이강택 위원장은 미디어렙법 제정을 위한 단식투쟁도 벌인바 있다. 지난 5일 동아 종편의 방송광고 판매설명회가 열렸다. 광고 직거래를 위한 시동을 건 셈이다. 언론노조는 “미디어렙법 지연과 광고 직거래는 광고 취약 매체들을 붕괴시켜 언론공공성을 훼손할것”이라며 “한나라당이 종편의 광고 직거래 금지에 동의하여 미디어렙법 제정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도 참석했다. 그는 “방송광고 직접영업은 소수의 독점의 독점재벌이 방송을 장악하게 하는 것”이라며 국회의 미디어렙법 제정의 필요성을 밝혔다.

엄경철 KBS본부장은 “요즘 공영방송 뉴스가 뉴스인가. KBS가 대통령의 백악관 환영행사는 보도하면서 내곡동 사저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여론이 분노하자 대통령 경호실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KBS는 필요 없다는 말이다. 종편이 들어서면 지금 KBS보다 언론이 더 타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민 SBS본부장은 “우리의 농성은 방송이 1%의 전유물이 되는 걸 막겠다는 의지다. 종편 언론노동자들도 늦기 전에 내부에서 목소리를 내달라. 사주들이 힘이 강한 곳에서 광고 직거래 막지 못하면 기자들의 양심을 버리는 일”이라며 언론노동자들이 나서주길 호소했다.

한미FTA 문제도 제기됐다. 강진구 경향신문지부장은 “12월 본격적 종편을 앞두고 조중동은 재벌 길들이기에 나섰다. 종편은 망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FTA가 맺어지고 미디어렙법 입법을 추진하면 투자자국가제소조항 때문에 어찌 할 수가 없다”며 한미FTA 중단의 필요성을 말했다.

이영만 대전방송지부장은 “얼마전 동아종편이 신입사원들을 광고주들 앞에서 춤을 추게 했다.이들은 기사 한 줄 쓰기 전 광고주들 앞에서 아양을 떨어야했다”며 “권력과 기업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이 언론정의다. 지역언론은 조중동의 반칙에 굴하지 않고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렙법 입법안은 국회 상임위에서 상정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지난 14일 여·야 합의하에 6인 소위를 구성했다. 그러나 다수당인 한나라당이이 입법을 지연시키고 있어 통과가 쉽지 많은 않아 보인다. 또한 민주당도 갈지자 행보를 보였다. 언론노동자들의 프레스센터 점거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편, 언론노조의 농성은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 까지 진행된다. 이들은 아침부터 시민들에게 홍보물을 나눠주며 미디어렙법 입법안의 필요성을 알릴 예정이다. 17일 오후 5시에는 한홍구, 서해성 교수의 길거리 강연이 열린다. 18일에는 김중배 언론광장 상임대표의 길거리 강연이 예정돼 있다. 언론노조는 21일 오후 2시에 언론노동자 결의대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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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심도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