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KT노동자 유가족, 논산지사에서 천막농성 들어가

KT사측, 유가족 앞에서 녹음기 들고와서 미온적인 태도 보여 분노 사

지난 6일, KT 충청유선네트워크운용단(NSC) 대전네트워크 서비스센터 논산운용팀에서 일하던 전용준 씨의 죽음에 대해 KT가 유가족에게 사과 및 위로, 산업재해 인정 등의 후속조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유가족들이 분노하고 나섰다.

특히 지난 주 금요일에는 KT사측직원이 녹음기 하나를 들고 와, “산재처리결과에 우리는 따르겠다.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거기까지다”라는 말만 미망인에게 전해 더욱 분노를 사고 있다.


“한가족이라는 직원이 작업 중 죽었는데, 이런 식으로 나오나”

고 전용준씨는 지난 6일, 오후 2시 30분경 국사의 냉방장치 이상 신고를 받고 점검을 나갔다가, 8시간 후인 11시 50분경 작업장 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러나 2주일이 다 된 현재까지도 발인을 하지 못하고 있다.

유가족은 “KT에서 근무시간에 죽었으니 고인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동안의 수고를 표현하고, 산업재해로 스스로 인정하고 처리해주는 것이 사람된 도리인데,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면서 KT에 대한 섭섭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KT는 한마디로 우리에게 산재인지 아닌지 근로복지공단에 알아봐라. 그 결과를 보고 자체적으로 심의해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라면서 KT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유가족들은 지난 일요일, KT의 미온적인 태도에 실망하고 KT논산지사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갔다. 앞으로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KT의 사과와 순직처리를 계속적으로 요구할 예정이다.


“고 전용준씨 문상도 통제하는 것으로 보여”

유가족에 따르면 KT는 고 전용준씨가 근무했던 논산지사 직원들의 고 전용준씨 문상도 통제한 것으로 보인다. 유가족은 “지난 8일부터 인근 KT직원들은 문상을 오지 않고 있다. 그리고 평소 알고 지내던 직원 부인들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 아마 진술서 등을 써달라고 할꺼라는 식의 소문을 퍼트리고 유가족과 만남 자체를 막으려는 의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유가족은 “보상보다도 우리가 KT에게 원했던 것은 그동안 KT직원으로써 살신성인했던 고인의 명예를 지켜주는 것이다”며 이번에 농성까지 하며 KT를 상대로 항의하는 당위성을 설명했다.

유가족은 “아직도 지난 14일 KT사측 담당자의 표정을 잊을 수 없다”면서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그냥 넘기려는 KT사측의 태도를 넘길 수 없다”면서 고인의 명예가 회복될 때까지 농성을 계속 할 거라고 다짐했다.

2011년 한해에만 KT노동자는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중 3명은 자살을 했다. 그러나 이들 14명 중 현재까지 산재 인정을 받은 노동자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사제휴=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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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안

    참, 어이없는...
    어떻게 이런 대기업에서 회사를 위해 일하다 사망한 사원에게 이렇게 밖에 못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