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사측이 징계대상자들의 출근을 막고, 조합원들에게 17억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지난 직장폐쇄 때의 모습이 재연되고 있다.

사측은 지난 18일 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 영동지회의 1차징계대상자의 징계양정을 확정했다. 예고되었던 25명의 해고자는 2명이 줄어 23명이 되었지만, 106명 전원이 징계를 받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지회가 주장한 '부당 징계', '부당 해고'가 시작 된 것이다.


따라서 회사는 19일부터 용역경비들을 고용해 아산공장과 영동공장에 배치하고, 해고ㆍ출근정지 대상자들의 공장 출입을 막았다. 이날 아침부터 각 공장 정문에서는 조합원들과 용역경비 및 관리자들의 신경전이 오고 갔지만 무력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사측은 오후부터 4명씩 돌아가면서 노조사무실에 출입 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도 했다.

회사의 이 같은 대량 징계와 공장 출입 통제는 지속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회사는 유성기업지회 조합원 전원을 징계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102명을 대상으로 하는 2차 징계위원회는 시작되었고, 130명을 대상으로 하는 3차 징계위원회 또한 예정되어 있다. 또 이날 유성기업 아산공장에 노동부 관계자가 방문하여 공장출입과 관련해 노사간의 대화를 주선하려 하였으나, 사측의 거부로 인하여 진행되지 못하기도 했다.

이에 유성기업지회는 매일 출근시도를 강행하고, 1인 시위와 피켓선전전 등을 통해 부당징계를 알려나간다는 계획이다.

홍종인 유성기업 아산지회장은 “사측이 조합원 300여명에 대한 대량부당징계로 노동조합 파괴를 위한 미친 질주를 시작했고, 용역경비를 공장에 다시 배치해 조합원들과의 무력 충돌을 유발하고 있다”며 “사측의 도발적이며 일방적인 징계통보를 볼 때 제2의 전투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또한, 회사가 유성기업 아산 영동지회 조합원 89명에게 지난 3월 25일부터 직장폐쇄가 끝날때 까지의 노조활동을 이유로 17억5천5백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여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성기업 회사는 사용자협의회 소속으로 지난 2004년 금속노조와의 중앙교섭 합의안에 따라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손배 가압류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아산지회 조합원 46명을 상대로 제기한 35억8천만 원, 영동지회 조합원 35명을 상대로 한 10억 손해배상은 보전 필요성에 대한 소명 부족으로 전부 기각되기도 했다.

이처럼 회사가 무리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이유가 노동조합을 와해하기 위한 시도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장에 이미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를 탈퇴하면 손해배상 소송에서 빼주겠다는 소문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홍종인 유성기업 아산지회장은 “관리자들이 조합원들을 만나면서 지회를 탈퇴하고 기업별노조에 가입하면 손해배상 소송에서 빼주겠다는 회유를 하고 있는데, 이러한 제안을 받은 사람이 한두명이 아니다”며 “회사가 계속해서 노동조합을 와해시키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성기업 아산ㆍ영동지회는 지난 18일 성명을 통해 “사측이 임의 결정한 징계결과를 통보함에 따라 제2의 5ㆍ18을 만들었다”고 분노했다. 5월 18일은 유성기업이 직장폐쇄를 시작한 날이며, 정확히 5개월이 후인 10월 18일은 회사가 해고를 포함한 징계결과를 통보한 날이기 때문이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