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해고자, 더이상 죽지 않도록 서로 '와락' 끌어 안자

30일, 심리 치유센터 ‘와락’ 문 연 날

“여기서 노니까 신나요”, “친구들과 너무 재미 있어요”

주강(6)이는 선물로 받은 장난감을 이리저리 만지느라 신나고, 이든(6)이는 또래들과 뛰어다니며 노느라 정신없고, 민주(6)는 양손 가득 쿠키를 들고 넣어갈 비닐을 찾아 달랜다.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늘어선 신발 수백 켤레, 왁자지껄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한 따뜻한 공간, 30일 문을 연 쌍용차 해고노동자 가족 치유 공간 ‘와락’의 첫 인상이다.

오후 2시부터 열린 ‘와락’의 개소식에는 명진 스님과 정혜신 박사를 비롯해 지역의 시민사회 단체 인사들과 쌍용차 가족들까지 200여 명이 모였다.

  두드림공연'하는 쌍용차 노동자 아이들

  '톤차임공연'하는 쌍용차 노동자 아이들

정혜신 박사는 “와락이 만들어진 것은 기적 같은 일”이라며 “해고자 심리 상담을 하면서 아이들의 내상도 알게 돼 지난 6월 아이들의 치유공간을 말했는데 5개월 만에 문을 열었다. 와락에서 현재 고통을 겪고 있는 해고자들과 아이들이 모두 치유를 받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명진 스님은 “아이들 때문에 후원에 나섰다”며 “5개월 만에 이런 공간이 마련됐다는 것 자체가 희망이고 MB시대가 저문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말 고 임무창 조합원의 죽음 이후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심리치료가 시작됐다. 그 과정에서 해고노동자들 뿐만 아니라 가족대책위 엄마들과 아이들까지, 가족 모두에 대한 체계적인 치료의 필요성이 제기돼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게 됐다.

고문피해자 모임 재단 ‘진실의 힘’에서 기부한 2천 만 원부터 시작해 지금껏 ‘와락’에 모아진 모금액은 2억 원에 이르고 참여한 후원자만 5,600여 명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박혜경의 레몬트리 공작단을 비롯해 ‘와락모아’, ‘몸뚱아리’ 등 자원봉사자들의 ‘재능 기부’도 600여 명을 넘어 섰다.

‘와락’에서는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을 비롯해 무급휴직자, 희망퇴직자까지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모든 쌍용자동차 노동자들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무료 심리 상담과 아동 놀이치료는 정신과 전문의와 심리치료 교수, 임상심리사, 아동전문가 등이 진행할 예정이다. 아이들을 위한 와락 도서관과 놀이 공간, 와락 야구단도 구성할 예정이다.

  아이들이 그린 벽화

이날 개소식에서는 쌍용차 해고자 자녀들이 직접 벽화와 아이들의 톤차임-두드림 공연이 참가자들의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개소식에 참여한 '진실의 힘'의 한 회원은 "안기부 고문과 10~20년 감옥 생활로 인해 큰 상처를 받았다. 세상과 문을 닫은 동지들이 많았지만 먼저 일어난 사람들이 동굴에 숨어있는 동지들을 직접 찾아 나섰다"며 "쌍용차 해고자들도 움직이지 못하는 동지 10명씩, 100명씩 끌어안아 ‘와락’으로 모이게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회를 맡은 권지영 쌍용차 가족대책위 대표는 “많은 관심과 후원을 받았는데 더 많은 노동자들이 이용하지 못할까봐 걱정된다"면서 "숨어있는 쌍용차 노동자들을 찾아나서는 게 와락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인사하는 쌍용차 노동자들

2시간가량 진행된 개소식은 참가자들이 서로서로 옆의 사람을 ‘와락’ 끌어안으며 마무리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과 가족들이 더 이상 죽음으로 내몰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들이 모아져 만들어진 ‘와락’, 이곳에서 해고자와 가족들은 서로를 보듬으면서 새로운 희망을 찾아나갈 것이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태그

쌍용차 , 와락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우용해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