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정투위, 잠정합의안 금속노조에 위임

총회 거쳐 크레인 농성 오늘 중으로 해제할 듯

한진중공업 해고자들이 금속노조 협상단과 의견접근안에 대해 간담회를 하고, 결정을 금속노조에 위임하기로 했다. 금속노조는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총회의 의견을 모아 의견접근안을 통과시킨다는 내부방침을 갖고 있어, 김진숙 지도위원을 비롯해 85호 크레인농성자들의 농성을 해제하고 조인식을 할 것으로 보인다.


9일 오전 10시 한진중공업 회사와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사이에 본교섭이 이뤄졌다. 본교섭이 진행되기 전 노사는 8일 오후 7시부터 밤샘 릴레이 실무교섭을 하고 ‘의견접근안’을 도출해냈다.

이 의견접근안은 국회 환노위 권고안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퇴직금 문제나 학자금 문제 등에 대한 대책이 없어 정투위 해고자들은 권고안에서 조금도 나아진 게 없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달 국회 권고안을 설명하면서 정동영 의원은 1년 이내 재복귀 외에 퇴직금 문제도 회사측이 해결하라고 강하게 제기했으며 협상 과정에서 풀어야 할 문제라고 정투위와의 간담회에서 말한 바 있다.

한진정투위는 국회 권고안이 나온 이후 권고안 수용 여부에 대해 논란이 많았으나 세부안을 명시하고 퇴직금 문제와 학자금 문제도 거론하라고 협상단에 요구했다.

의견접근안을 전해들은 A씨(희망버스 참가자)는 “권고안이 나온 이후 정투위는 ‘정리해고 철회’에 대한 확실한 입장 발표를 하지 않아 협상 국면으로밖에 갈 수 없는 한계와 금속노조 협상단 역시 권고안 수준에서 협상을 진행하고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투쟁을 만들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9일 노사간 의견접근 과정에서 쟁점은 94명의 해고자에 대해 1년 이내 재취업과 1인당 생계비 2000만원을 지급하되 정리해고자가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확인청구소송과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을 취하한 사람에게 적용한다는 것이었다.

10일 오전 9시에 진행된 간담회에서 한진정투위는 의견접근안 중 1년 후 재취업에 대해 회사가 약속을 지킬 수 있는 확실한 장치를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조합원들은 ‘변호사에게 공증을 받는 형식’과 국회권고안에서 나온 안이니만큼 ‘국회에서 보증’하는 등의 대책을 지도부가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박상철 위원장은 이런 의견들에 대해 "여러가지 방법들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한진정투위 조합원들은 퇴직금 문제도 제기했다. 하지만 근속년수에 따라 적게는 1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가까이 퇴직금을 손해보는 부분에 대해 공동의 대책은 뚜렷이 나오지 않았다.

정투위 조합원들은 또 "협상단이 잠정합의안이 나오고 나서 정투위와 논의를 거치기 전에 총회소집을 하려는 것은 절차상 맞지 않다"며 “지금까지 싸운 사람들이 정투위인데 총회는 정투위 결정 이후 소집해도 늦지 않았다. 총회를 하면 당연히 가결될 가능성이 크고, 정투위가 반대하면 현장 조합원과 크레인 문제 등에 방해꾼이 되는 듯한 분위기를 만드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10일 오후 2시부터 열리는 조합원총회에서 잠정합의안이 가결되고 김진숙 지도위원을 비롯한 사수대가 크레인에서 내려오고 난 뒤 정투위는 이후 방향을 세부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김인수 정투위 부대표는 밝혔다. 그는 "정투위는 희망버스를 비롯한 연대 동지들이나 투쟁사업장에 어떤 식으로든 보답할 것"이라며 "이후 활동방향에 대해 추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투위 조합원들은 인터뷰에서 거의 모든 이들이 “착잡하다. 김진숙 지도위원이 이 시점에 내려와야 하는 건 맞는데 안을 받으려니 수용하기 힘들고, 받지 않으려니 크레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뚜렷한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충청, 울산노동뉴스 합동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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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찰스 다윈

    권고안이 나왔을때 수세적인 대응을 보였던 희망버스, 어쩌면 이러한 결과는 예상된것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