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손학규 민주당대표와 이용득 위원장 회동 [출처: 자료사진] |
오는 25일 1차 대표자 연석회의에 이용득 위원장이 일단 참석하고, 실무 협의에서 한국노총과 각 산별연맹의 이해관계를 최대한 관철시키자는 것이다. 실무협의에서 야권통합정당의 지분과 노동 정책 등에 일정한 합의가 이뤄지면 중집과 대의원대회에서 최종 확정해 정치방침을 정하기로 했다. 이는 실무협의에서 한국노총 지분이 만족스럽지 못하거나 한국노총 내부의 복잡한 정치 지형 등으로 중집이나 대의원대회에서 부결가능성도 전제 한다는 뜻이다.
한국노총은 이날 정치방침 심의 제안내역 설명에서 “손학규 대표의 야권통합정당 참여제안은 한국노총이 야권창당의 주역으로 참여하는 것”이라며 “지분참여에 따라 한국노총이 지명하는 노동 부문 당대표 또는 최고위원, 당무위원 등 당연직 당직 배분과 당헌 당규 등에 노동대의원 지분배분을 통해 내년 4월 총선에서 지역구 및 비례대표 공천까지 배분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문재인 혁신과통합 상임공동대표는 지난 1일 생활정치연구소 국회 오찬간담회에서 ‘
지분나누기 통합이라는 비판‘을 두고 “혁신과통합은 공천 지분을 나누는 방식의 통합을 얘기한 적도 없고 있을 수도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용득, “100년 지나도 이런 기회 없다”
이날 손 대표의 제안을 놓고 한국노총은 “한국노총의 정치세력화 기조와 정확히 일치한다”며 “노총 입장에선 지분확보와 세력화를 통해 산별 현안과 노동정책을 통합정당의 주요 의제화하고 당론으로 추진이 가능하게 된다. 노조법이나 비정규법, 최저임금법, 노동관련 정책적 목표를 직접 다루는 것이 가능해지는 방안이며 사회개혁 노조주의 실천 방안에 다가가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용득 위원장은 손학규 대표의 지분참여 제안을 두고 “100년이 지나가도 이런 기회는 다시 안온다”며 “우리가 녹색사민당을 만들기 직전 이남순 전 위원장이 민주노동당에 세력 지분참여 제안을 했지만 논의조차 안되고 한마디로 거절당한 일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큰 정당에서 한국노총에 제안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당은 최고위원회에서 모든 당론을 결정한다”며 “지분참여로 들어간다면 노총은 최고위워회에 당연직을 참여하는 것이다. 모든 의결기구에 직접 참여해서 당론 만든다는 의미다. 이건 기회다”라고 제안 통과를 요청했다.
이날 일단 연석회의 참여는 결정했지만 한국노총 중집들의 반발도 상당했다. 한국노총은 지난 해 한나라당과 정책연대를 통해 노조법 전면 재개정을 추진했지만 이명박 정부의 친기업 기조 때문에 오히려 노동조합이 위축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어 신임 위원장에 당선된 이용득 위원장이 대의원대회에서 한나라당과 정책연대를 파기했다.
연석회의 참가 두고 격론, 중집과 대의원대회서 최종결정
한나라당과 정책연대를 파기 했지만 한국노총의 상당수 지역본부나 산별연맹, 단위 사업장 노조 등은 여전히 한나라당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기도 하다. 또 2007년 대선 당시 정책연대를 통해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한국노총 의원이 4명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중심의 야권통합에 한국노총이 지분으로 참가하는 것을 두고 내부 진통은 예상된바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과의 관계를 떠나 한국노총의 민주당 지분참여방식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중집위원은 “20년 동안 민주당 당원 생활을 했다”며 “지분 이런 얘기가 나왔는데 우리 생각처럼 쉽지 않다. 갑자기 한국노총이 들어온다고 대우 해주지 않는다.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중집 위원은 “한국노총은 지분이 큰 집단인데 최소한 이용득 위원장이 통합정당이든, 한나라당이든 ‘나는 공천을 안받는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 상임부위원장이나 집행부도 ‘정치는 않겠다’는 이런 전제가 있어야 한다”며 “우리가 정치에 신물이 나서 그렇다. 이명박에 속았고, 김대중 노무현 때는 노동자 구속이 가장 많았다. 그런 정당이 민주당이라 (지분 약속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중집위원은 “노총 위원장이 참석하면 싫든 좋든 이미 한국노총이 통합정당에 참여하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며 “오히려 한국노총 나름의 정체성 깨트리는 것이다. 정 필요하면 산별회의를 먼저 거쳐야 한다”고 퇴장을 하기도 했다.
반면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한국노총을 소홀히 대접하거나 노동자 정당의 모습이 아니면 중간에 아니라고 보고하고 연석회의를 깨면 된다”며 “우리가 주도권을 쥘 수 있다. 노동자 정당이 되도록 역할을 하고 당헌당규에 노동조합 이념이 관철되도록 중집에 자주 보고 해달라”고 적극 참여를 촉구했다.
지난 7일 손학규 대표는 이용득 위원장에게 “한국노총이 노동세력 차원에서 민주진보진영의 통합에 참여해 새로운 민주진보정당의 대주주로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며 “노동조합이 흔히 비례대표, 지역구의원 몇 사람을 추천하는 정도의 정치참여가 아니”라고 야권통합 참가를 제안했다.